바이오텍 핫플레이스를 간다 ④ 광교 바이오 클러스터
신분당선 상현역·광교중앙역·광교역 라인에 형성

광교 바이오 클러스터 / 사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끝까지HIT 8호] 경기도 수원ㆍ용인 광교에는 국내 바이오 대기업, 제약사 연구소, 신약 개발 바이오텍, 의료기기 기업 등을 품은 '광교 바이오 클러스터'가 있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ㆍ하동ㆍ원천동, 용인시 상현동ㆍ영덕동 일대에 약 11.3km² 면적을 차지하는 '광교신도시'는 수원시가 전체 면적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신분당선이 지나가는 상현역, 광교중앙역, 광교역 근처에 위치한 바이오 기업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에 따르면 광교 바이오 클러스터 내 200개의 바이오 기업이 모여 있다(2022년 기준).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바이오의약 86곳(43.0%), 바이오 의료기기 23곳(11.5%), 바이오 장비 및 기기 7곳(3.5%) 등으로, 신약 개발 및 의료기기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바이오 기업의 과반을 넘었다.

광교테크노밸리 내 바이오 기업은 총 70개(2023년 7월 기준)이고, 특히 경기바이오센터 내 동국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 22개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광교 바이오 클러스터의 범위는 광교테크노밸리를 포함한 인근 대학, 민간 지식산업센터 등 기업 집적구역(2km²)이라는 게 경과원 측의 설명이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을 살펴보면(가나다순) △CJ제일제당(CJ블로썸파크) △노을 △닥터노아바이오텍 △동국제약 △메디톡스 △보령 △신라젠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에스엘에스바이오 △올릭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 △유유제약 △코오롱제약 △큐롬바이오사이언스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있다.

광교 소재 기업 관계자들은 광교가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고, 전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한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지현 닥터노아바이오텍 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광교에 자리를 잡고 있다. 광교 바이오 클러스터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과 여러 미팅을 진행하는데 서울, 판교, 송도, 대전 등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접근성이 우수하다. 특히, 광교의 경우 판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고, 전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건물들이 많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박찬선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광교 소재 바이오텍의 경우 경기 판교 및 서울 문정동에 위치한 바이오 기업보다 합성실험실을 세팅하는데 있어 자유로운 편"이라며 "수원, 용인 근처에 거주하는 인력들을 주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용인 광교 소재 바이오 기업      

 

CJ블로썸파크ㆍ코오롱제약, 광교 연구소에서 R&D 박차

광교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식품 대기업인 CJ제일제당의 연구개발(R&D) 허브인 'CJ블로썸파크'가 위치해 있다. CJ블로썸파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 및 바이오(BIO) 융복합 연구소다. BIO연구소는 글로벌 수준의 그린바이오․화이트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BIO기술연구소와 BIO화학연구소로 구성돼 있다. 연구소에서는 합성생물학 기반 산업 미생물 균주 개발, 친환경 발효 및 정제 공정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2022년 11월 CJ블로썸파크를 방문해 기업에서 구축 중인 바이오파운드리 시설을 직접 살펴보고,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의 주요 내용 및 합성생물학을 활용한 기업 사례를 공유했다. 당시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바이오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바이오 분야가 직면한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바이오 대전환 시대'에 합성생물학 기술이 새로운 진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오롱제약 신약 개발 연구소 / 사진=코오롱제약

코오롱제약은 지난 1958년 삼영화학으로 출발해 1983년 코오롱그룹으로 편입됐다.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헬스케어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으며, 동소이식모델 기반의 임상이행연구 플랫폼을 통해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오롱제약은 지난 3월 말 바이오 벤처 플랫바이오와 과천 코오롱타워에서 양사 간 합병 체결식을 열고 주식교환방식으로 합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지난 6월 1일 플랫바이오 흡수 합병을 완료했으며, 합병 방식은 플랫바이오 주식 1주당 코오롱제약 주식 2.38주로 산정해 상호교환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광교에 위치한 플랫바이오 연구소는 코오롱제약 신약 개발 연구소로 탈바꿈했다. 코오롱제약 관계자는 "신약 개발 부문은 동소이식모델과 임상이행연구를 통해 새로운 표적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으며, 임상시험에서의 재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확한 전임상시험(동물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임상 진입 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다. 다양한 파트너 기업과 지속적으로 협업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속 확장이 가능한 여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령∙동국제약∙한올바이오·유유제약 등 연구소, 광교에 모여들어

경기바이오센터 / 사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보령, 동국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유유제약 연구소 등은 광교 바이오 클러스터에 둥지를 틀고 있다. 보령은 지난 6월 40년 역사의 안산 중앙연구소를 수원 광교로 이전하고, 임종래 종근당 제품개발본부장을 보령의 연구개발(R&D) 부문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보령 관계자는 "신규 연구 설비 구축 및 시설 확장을 통한 연구 효율성 강화를 위해 광교로 연구소를 이전하게 됐다"며 "제약 연구소로서 특화된 시설 및 기능을 갖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회사의 연구소를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1989년 설립된 동국제약 중앙연구소는 경기바이오센터에 위치해 R&D 역량 강화와 우수 인재 영입, 산학연 공동연구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위한 최적의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바이오연구소는 동국제약 연구소와 마찬가지로 경기바이오센터에 자리잡고 있다.

유유제약은 2017년 6월 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해 분산돼 있던 연구 설비 및 인력을 통합한 중앙연구소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확장 이전한 회사의 중앙연구소는 광교에 위치하고 있으며 제제연구팀, 신약연구팀, 연구기획팀이 한 곳에 모여 신약 및 개량신약, 전문의약품(ETC), 일반의약품(OTC) 제품의 R&D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업계 "광교서 R&D 인재 채용 안 불리해"

"클러스터 발전하려면 활발한 네트워킹 필수"

닥터노아바이오텍, 코오롱제약 등이 광교에 둥지를 틀었다. / 사진=남대열 기자
닥터노아바이오텍, 코오롱제약 등이 광교에 둥지를 틀었다.

광교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제약사 연구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 벤처들이 밀집돼 있다. 닥터노아바이오텍, 신라젠, 올릭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등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상장 바이오텍인 신라젠은 지난 6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증가 및 인력 충원의 이유로 연구소 확장 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 등 기초 연구를 수행해 온 판교 연구소가 용인 광교 지식산업센터(시그니처 광교 1차 지식산업센터)로 신규 입주한다"며 "신규 이전하는 광교 연구소는 신축 지식산업센터로, 기존 판교 연구소보다 약 2배 큰 규모"라고 전했다.

신라젠 광교 연구소 / 사진=신라젠
신라젠 광교 연구소 / 사진=신라젠

또 다른 상장 바이오텍인 지놈앤컴퍼니는 판교 본사를 떠나 12월 중순 광교로 새 둥지를 틀었다. 회사 관계자는 광교 본사 이전에 대해 "광교는 판교보다 임대료가 저렴하다. 또 경기권에서 거주하는 직원들이 많기 때문에 광교로 본사를 옮겨도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했다.

광교 소재 의료기기 기업들도 눈에 띈다. 2000년 설립된 덴티움은 임플란트 제품을 생산하는 치과용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수원 광교에 위치해 있다. 용인 광교에 자리잡은 의료기기 기업 노을은 인공지능(AI) 기반 혈액 및 암 진단 플랫폼인 '마이랩(miLab)'을 사우디아라비아,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등에 공급한 바 있다.

광교 소재 바이오텍 관계자들은 광교에 바이오 벤처들이 많이 입주한 상황이지만, 바이오 클러스터로 발전하려면 지금보다 더 활발한 교류 및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텍 관계자는 "제대로 된 바이오 클러스터로 도약하려면 바이오 벤처들 간 활발한 교류 및 협력이 필요하다"며 "성균관대, 아주대 등 인근 대학교와 산학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교 소재 바이오텍들이 문정 및 판교 소재의 바이오텍들과 비교했을 때 인력 채용이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광교 신도시 조성과 신분당선 연장 등으로 주변 환경이 좋아진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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