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맞춤 바이오 원부자재 지원'… 기술혁신 융자도

 꼼꼼히 뜯어본 2024년 바이오헬스 예산  

2024년 연구개발(R&D) 예산안이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올해는 전체 R&D 관련 예산 규모가 8년 만에 삭감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어떤 부분이 늘고 줄어들지 고민하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그러나 R&D 관련 예산을 담당하는 부처가 나눠져 있어 이를 한 눈에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끝까지 HIT>는 국회예산정책처의 관련 분석 보고서와 유관 협회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현재 국회 통과를 앞둔 부처별 제약바이오 분야 예산을 추려봤다. 기사는 국회 예산안 통과 이전 작성되었습니다. 

① 2024년 바이오헬스 예산 분석
② 부처별 예산 들여다보기
③ 눈길 가는 바이오헬스 신규 사업

제약바이오 부처별 신규사업 예산편성 내역
제약바이오 부처별 신규사업 예산편성 내역

[끝까지HIT 8호] 2024년 바이오헬스 예산안이 발표되며 업계는 신규 사업과 중점 사업 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에 <끝까지 HIT>는 주목할 만한 내년도 예산안 중에서 신규 사업에 대해 짚어본다.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다음으로 보건복지부 예산에서 크게 책정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R&D)'가 있다. 사업 목적은 고비용·고난도지만 파급 효과가 큰 임무 중심형 R&D 과제를 추진해 팬데믹, 초고령사회 진입, 필수의료 위기 등 국가 보건의료 분야 난제(암, 감염병 포함)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된다.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조9314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추진 방식은 사업관리자(Project Manager·PM) 주도로 기획하되, 특별위원회를 운영해 선정된 과제나 프로젝트의 기획 방향을 확정한다. 2024년 예산안은 495억원으로 과제당 평균 40억원 규모(5년 수행)이며 △기업 △대학 △연구기관 △병원 등이 지원 대상에 속한다. 다만 국회 예산정책처 측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며 "현재 사업 계획 적정성 검토 중인 단계로, 예산안 심의과정 중 보다 구체적인 과제 추진 계획, 운영방식, 단계별·절차별 추진 가능성 등에 대한 정보 제공과 더불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의 주요 사항 및 결과가 예산안 심의 과정 중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 수요에 발맞춰 '수요 맞춤형 바이오 원부자재 제조 경쟁력 강화' 사업도 새로 진행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4년 54억9500만원을 들여 시행하는 사업으로 국내 소부장 국산화 계획과 연계해 바이오의약품 제조를 위한 핵심 원부자재 자립화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또 산자부는 바이오를 비롯한 국가 첨단 전략분야에서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 프로젝트의 사업화에 필요한 R&D 자금을 융자 지원하는 '국가 첨단 전략산업 기술 혁신융자' 사업(1000억원)도 새로 진행한다.

그러나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에서 너무 많은 기업을 지원해주면 기업마다 지원받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어 실질적으로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지원 기준을 명확하게 해 꼭 필요한 기업이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국회예산정책처도 보고서를 통해 "기업 수요에 대한 면밀한 점검 없이 2024년도 예산안에 편성돼 있으므로 자금 수요와 예산 집행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6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보건복지부의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이 사업은 복지부 주관 하에 과기부, 산자부, 질병청이 함께 하는 범부처 과제로, 한국인의 건강정보와 유전정보를 모아서 관리해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세포 속 유전체에 저장된 개인의 유전정보 때문에 부모의 생물학적 특성은 자식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모든 생명체를 구성하고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유전체를 분석하면 개인의 거의 모든 유전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복지부 측 설명이다.

실제로 영국과 미국 등 주요국들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 팬데믹 이전 정신질환과 코로나19 위험성 연구부터 우울증, 비만 등 유전학적‧후천적 원인 확인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해당 구축 사업은 1과 2로 나눠져 있으며, 전자는 217억5500만원, 후자는 15억7800만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보스턴 방문을 계기로 마련된 사업인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도 내년부터 시행된다. 15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며, 글로벌 협력 공동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신설됐다. 미국은 보건의료 분야 최고 기술 보유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보스턴은 제약바이오 클러스터 중심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공동 연구 활성화를 위해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지정 및 운영, 첨단바이오 분야 글로벌 공동 연구 지원부터 디지털‧바이오 핵심 인력 양성을 추진하기 위한 의사과학자 글로벌 협력 연구, 연구중심병원 간 글로벌 협력 연구와 국제 암 공동 연구를 통한 핵심기술 확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아쉬움도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사업이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 R&D 비용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예산이 조금 더 확대되기를 바란다"며 "미국을 비롯한 바이오 선진국 대비 R&D 비용 지원은 아직 적은 편에 속한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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