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NIMS 도입 이후 부담 가중…종류별 기준도 달라
마약, 향정류 구분은 필요…신규 수가는 신중하게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의료용 마약류 관리기준'에 따라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향정약) 구분 및 별도 보상안 마련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주최하고 한국병원약사회가 주관환 '2023 한국병원약사회 정책토론회 : 환자 안전과 사회 안전을 위한 의료기관 마약 관리 강화 방안'에서 정경주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은 '의료기관 마약 관리의 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현재 의료기관에서 운영 중인 의료용 마약 관리기준 및 그에 따른 업무 부담을 소개하고 제도 개선 및 보상 확대를 통한 해법을 제시했다.

 

2018년 NIMS 도입 이후 부담 가중…종류별 기준도 달라

정경주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 사진=김홍진 기자
정경주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 사진=김홍진 기자

정경주 약제팀장에 따르면 의료기관 마약류 업무는 △구입 △보관 △처방 △조제 △투약 △폐기 단계에 총 21개 이상 관리항목이 존재한다. 또 해당 관리과정은 2018년 5월 도입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모두 보고돼야 한다.

마약류 관리 단계별 관리기준

구입- 약품명, 수량, 유효기간, 제조번호/일련번호 등록
*마약의 경우 낱개약품까지 일련번호 관리
보관- 정해진 잠금장치 필요
*마약은 철제 이중 잠금 장치 금고
처방- 의료용 마약류 안전사용 기준에 따름
조제- 약사 2인 상호감사
*마약은 조제 건 별로 금고에서 약품꺼내야 함
투약- 불출, 이송, 간호사 인수인계 서명, 투약확인
폐기- 희석, 분쇄, 소각 및 보건소 신고

정 팀장은 "의료용 마약류는 구입부터 폐기까지 엄격한 절차 아래서 관리돼야 하며, 2020년 식약처의 의료용 마약류 안전사용기준 제정 등에 따라 절차가 복잡해지고 있고 향정약과 마약의 관리기준이 달라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전담 인력과 향정약/마약 수가 구분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약 및 향정약 보관에 필요한 잠금장치

 

마약, 향정류 구분은 필요…신규 수가는 신중하게

이날 주제 발표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병원 △약사 △정부 관계자들의 마약류 관리방안 개선에 대한 의견이 공유됐다. 결과적으로 마약류 관리에 선제적인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만들어졌지만, 소속단체별 시각 차이는 확인됐다.

(사진 왼쪽부터)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정경주 약제팀장, 한양대 약학대학 정지은 교수, 보건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 고려대 윤석준 보건대학원장(좌장),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사진 왼쪽부터)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정경주 약제팀장, 한양대 약학대학 정지은 교수, 보건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 고려대 윤석준 보건대학원장(좌장),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인력, 수가 개발도 중요하지만 프로세스 개선 생각해야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의료기관 입장에서 새로운 인력 구성 및 수가 개발도 중요하지만, 마약류 관리를 위한 전체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수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송재찬 부회장은 "의료기관에서 마약류 관리 중 발생하는 문제들이 있는데, 그 원인은 관리ㆍ문서작업ㆍ확인작업ㆍ보관ㆍ보고ㆍ물류과정ㆍ투약 등 다양하다"며 "관리 부실로 인한 사고 발생시 어떤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는지는 규제 개선보다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수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원내ㆍ외래 마약 관리자 등 관리 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약사 등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IMS, 유통 관리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개편돼야
한양대 약학대학 정지은 교수는 현재 의약품 유통과 보고에 초점을 맞춘 NIMS를 환자 의약품 사용에 대한 실시간 점검까지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지은 교수는 "NIMS는 정부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는 유의미한 기능을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오ㆍ남용자들을 위한 역할을 위해 NIMS 강화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NIMS 시행 이후 마약류 관리 신규 사업 추이
NIMS 시행 이후 마약류 관리 신규 사업 추이

정 교수에 따르면 NIMS는 최근 유통 과정 관리 중심에서 처방 내용 사후분석을 통한 사전알리미제도를 운영하는 등 사후관리까지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 교수는 이를 실시간 점검까지 확대ㆍ발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실시간 점검, 사전 점검 체계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처방의약품 모니터링 시스템과 유사한 모델 도입 및 약사의 마약류 투약이력 조회를 가능하게 하는 등 전문가가 적극 개입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약류관리료 개선 "성과, 보상 성격 등 고민 많아…신중하게"

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
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

마약과 향정약 분류 및 마약류관리료 개선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은 2018년 NIMS 시행과 함께 도입된 마약류관리료 개선을 위해서는 △인력ㆍ의료질 변화 등 수치상 결과물 △행위별수가로 정해져 있는 건보재정 지출 고민 등 여러 관점 고민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훈 과장은 "2018년 NIMS 도입과 함께 신설돤 마약류관리료는 기존 의약품 관리체계에서 별도로 만들어진 수가인 만큼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됐고 기여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며 "관리 인력 변화는 있었는지, 실제로 의료 질 관점에서 얼마 만큼의 영향을 미쳤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마약류 관리 수가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또 그는 건보재정 관점에서 행위별수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위별수가를 만들 때 고민했던 부분은 특정 행위를 수가로 보상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수가 보상이 행위량과 연동되기 때문에 그것을 줄이거나 개선하려는 동력이 반대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