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한국약제학회 원권연 회장

"약제학회, 학계·산업계의 놀이터 돼야"

"의약품 산업과 학계의 놀이터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한국약제학회 원권연 회장이 '2023 한국약제학회 국제학술대회'를 끝으로 1년 임기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다.

30일 기자들과 만난 원 회장은 코로나19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시작으로 본격 조명된 10억분의 1(10⁻⁹)의 '나노 의약품' 세계를 화두로 제시하며 △미래 유망 기술(4월, 과학의달 심포지엄) △실용적 최신 기술 트렌드(9월, 제제기술 워크숍) △글로벌 산업 트렌드 조명(11월, 국제학술대회) 이라는 테마를 완성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약제학회 원권연 회장
한국약제학회 원권연 회장 / 사진=김홍진 기자

 

mRNA가 본격화한 나노 의약품은 "글로벌 화두"

원 회장은 나노 의약품이 기존 화학 의약품, 바이오 의약품에 이어 시장을 선도할 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나노 의약품은 1990년대부터 연구개발(R&D)이 지속돼 왔지만, 계측이 어려운 작은 단위의 약물전달체계라는 이유로 시장의 트렌드가 되지는 못했다.

그러던 나노 의약품이 '의약품으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 받은 계기는 mRNA 코로나19 백신이었다. 원 회장은 "mRNA 백신의 약물전달체계로 지질나노입자(LNP)가 활용되면서 지질나노입자가 유전자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빠른 제품 개발 필요성은 mRNA의 의약품 활용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국제학술대회 기조강연 및 주요 발표 세션에서는 이같은 나노입자 국제 석학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첫 날 기조강연에서는 글로벌 나노 의약품 전문가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대학교 마리아 알론소 교수가 '제약 나노기술이 새로운 백신 및 첨단치료제 개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2일차 기조강연에서는 글로벌 나노기술 최고 권위 저널 중 하나인 '네이처 나노 테크놀로지'에 논문을 게재한 김대덕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표적 약물 전달을 위한 나노 캐리어의 도전과 관점'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간다.

의약품 산업에서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규제 필요성을 불러일으키는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 관점에서의 조명도 이어질 예정이다. 2일차 오후에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바이오생약심사부 장정윤 과장이 '국내 나노물질 함유 의약품 개발 동향과 식약처의 규제 관점'을 주제로한 세션이 이어질 예정이다.

 

"학회는 학계, 산업계의 놀이터 돼야"

올해 1월 취임부터 원권연 회장의 목표는 본 학회를 산업, 학회, 연구자들이 놀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로 만드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학회를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연구와 산업계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연구성과의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원 회장은 "1월 부산에서 처음 개최했던 임원 워크숍부터 지향했던 것은 학회를 산학연 많은 사람들이 모여 놀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로 만드는 것이었다"며 "연구에만 몰두하던 학자들의 모습을 이제는 공유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례 행사로 개최되는 약제학회 3번의 행사에서 이 같은 산학연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4월 과학의달 심포지엄에서는 춘계 학술대회 및 신진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최신 기술과 연구 동향을 소개했으며, 9월 제제기술 워크숍에서는 산업계가 원하는 최신 기술에 초점을 맞췄고, 11월 국제학술대회는 '나노 의약품'이라는 글로벌 산업과 접점을 만들기 위한 공통의 화두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또 학자들의 노력을 공유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학회가 제작한 학술지인 '저널 오브 파마슈티컬 인베스티게이션(Journal of Pharmaceutical Investigation)은 올해 SCI급 논문 상위 20%(Q1, Quarter 1/4)에 인정받기도 했다.

 

우리 약계 남은 퍼즐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블록버스터 경험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접점 넓힐 것"

원권연 회장은 "우리나라 제약산업계에서 신약개발은 상위 20~30개 정도만이 나설 수 있는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지향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원권연 회장은 "우리나라 제약산업계에서 신약 개발은 상위 20~30개 정도만이 나설 수 있는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지향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원권연 회장의 남은 고민은 최근 'K-바이오ㆍ백신 펀드'를 조성하는 등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화를 꿈꾸는 업계의 뜻과 맞닿아 있었다. 그는 "이제는 우리나라도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배출할 때가 됐다"며 "임기를 마친 후에도 우리에게 부족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경험을 메꾸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원 회장은 "우리나라 제약산업계에서 신약 개발은 상위 20~30개 정도만이 나설 수 있는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지향할 때가 됐다"며 "블록버스터 개발 경험이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인재들을 연자로 세워 경험담을 공유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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