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중단없이 R&D하는 1000년 장수기업, 한미약품그룹"

한미약품그룹은 7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송영숙 회장은 '새로운 50년, 창조와 혁신, 도전 정신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 제약사로 도약합시다'라는 제목의 기념사에서 "다가올 새로운 한미 50년 역사의 새 주인공이 되어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한미의 50년 역사는 한국 제약산업 발전의 역사 그 자체가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낸 송 회장은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 제약회사'를 미래 비전으로 선언하며 ①연구개발(R&D) 역량 ②글로벌 ③디지털 헬스케어를 핵심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시작점은 '임성기약국'에서 부를 쌓은 청년사업가 임성기 약사가 1973년 6월15일 서른 넷에 설립한 '임성기제약'이다. 실제 창립일과 기념일이 다른 것은 '회사의 첫 제품인 TS산이 출시된 10월'의 첫째 주 토요일을 임성기 선대회장이 창립일로 지정했기 때문인데, 이 점에서도 임 회장의 본질 추구형 기업경영철학이 느껴진다. 이 땅의 거의 모든 약사들이 출근 복장 그대로 약국 업무를 보던시절에도 그는 '약사 임성기'가 또렷한 명찰이 달린 하얀색 가운을 입어 '별난약사라는 애칭'을 얻었을만큼 맡은업무의 본질에 충실히 봉사하는 인물이었다. 해서 약을 만들어야 제약사라는 철학이, 신약을 개발해야 제약사라는 개념으로 본질의 영역이 확장된 것은 그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무더워 나른했던 여름을 지나,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한 가을에 맞은 한미약품그룹 창립 50주년은 각별한 느낌을 자아냈다. '한미약품그룹 존재의 집'으로서 기업을 이끌고, 신약개발을 통한 기업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R&D를 목숨처럼 여기며 몸부림쳤던 기업가, 임성기 회장의 부재 때문이다.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는 2020년 8월2일 제약산업계에 남긴 큰 족적을 뒤로하고 영면한 까닭에 창업 50년 성과와 새로운 50년에 도전하는 임직원들의 기상을 직접 참여해 보지 못했다.

각별함은 또있다. 임 회장 영면과 함께 '한미약품그룹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겠지? 그러면 안되는데...'와 같은 제약산업계 안팎의 진심어린 걱정이 공기처럼 깔린 3년동안 남편 임성기 회장의 부재 속에 부인 송영숙 회장의 깊은 고뇌도 전해지기 때문이다. 흔들림없이 그룹의 리더십을 관리하며 향후 50년 토대와 함께 출발점을 확보했지만, 그 과정은 인생을 통틀어 가장 고통스러운 나날이었지 모른다. 

반세기의 종점이자, 새 반세기의 출발점인 50주년 기념식에서 그룹은 임직원 3700여명에게 특별상여금을 지급하고, 그룹사 직원 5명에게 '자랑스러운 한미인상'을 시상하며 새 한미약품그룹의 질주를 알렸다. 특별상여금은 '임성기 회장의 보유주식 1160억원 어치 임직원 증여 사건'을 불러냈다.

2015년 미친듯이 기술수출을 해낸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은 이듬해 시무식이 열린 4일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려가며 엄청난 성취를 이뤄낸 지금, 저는 그 주역이었던 여러분에게 '고마움'과 함께 큰 '마음의 빚'을 느낍니다. 창업주로서, 대주주로서, 제가 가진 회사 주식 일부를 한미 가족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고난의 시기를 함께 이겨낸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 송부와 함께 주식 증여 소식을 밝혔었다. '기쁨도 고통도 나누며 같이 가자'는 메시지였었는데, 이 정신은 특별상여금을 통해 부활했다.

한미그룹은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를 중심으로 한미약품과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한미정밀화학, 헬스케어 유통 전문회사 온라인팜, 약국 자동화 시스템 선도 기업 제이브이엠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미약품은 5종의 치료제로 구성된 비만프로젝트(HOP) 등 대사질환 분야 및 희귀질환, 항암 분야에서 30여개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며, 새 성장동력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항암백신,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ㆍTPD) 약물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려나가고 있다. 오늘의 한미약품그룹을 만든 R&D는 DNA로 새겨져 중단없는 연구개발로 발현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한미약품은 최근 5년간 국내 원외처방 1위 기록을 지켜가는 등 자기제품의 직접제조와 판매를 통해 수익성 등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CP(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등급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AAA를 획득, 유지하고 있다.
     
"난, 말야, 한미약품이 500년 1000년가는 장수기업이 됐으면 좋겠어.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하는 질병 치료제를 내기 위해 중단없이 R&D를 하는 장수기업 말야."

2016년 저녁식사 자리에서 말했던 임성기 회장의 소망은 부인 송영숙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하나된 마음으로 흐트러짐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제약강국의 선두에 서고 싶은 한미약품그룹의 글로벌을 향한 항해는 멈춤없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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