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의 제약바이오 Global Watch | 2023년 10월 2주차

추석, 개천절, 한글날 3연속 휴일에, 정신을 차려 보니 10월 중순입니다. 지난 한 주에도 굵직한 글로벌 소식들이 이어졌는데요. 실적 하락세에 고전하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는 58억달러 규모 인수계약을 발표했고,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세마글루타이드의 신부전 임상 3상이 '성공할 게 뻔해서' 해다 임상을 조기 종료시켰습니다.

이어 바이오엔텍(BioNTech)은 또 다른 항체약물접합체(ADC) 파이프라인을 도입했고, 아케로테라퓨틱스(Akero Therapeutics)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임상 2상 실패 소식을 알렸습니다. 히트뉴스가 엄선한 글로벌 뉴스 4꼭지, 요점만 짚어서 전해드립니다.

①BMS, 미라티 전격 인수…58억달러 규모 '빅딜'

BMS가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크라자티(KRAZATIㆍ성분 아다그라십)' 개발사 미라티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를 인수합니다. 인수 규모는 58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합니다.

BMS는 매출을 견인해줄 새 제품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혈액암 치료제 '레블리미드(REVLIMIDㆍ성분 레날리도마이드)'와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ㆍ성분 아픽사반)'가 제네릭 경쟁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이 여파로 BMS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든 바 있습니다.

이에 BMS는 크라자티로 항암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성장동력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크라자티는 KRAS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작년 12월에 미국에서 가속 승인됐습니다. 올해 2분기에만 1340만달러(약 181억원) 매출을 내 미국 월스트리트의 예상을 뛰어넘은 데다, '키트루다(KEYTRUDAㆍ성분 펨브롤리주맙)'와의 비소세포폐암 병용 임상 3상 계획까지 세워둔 상태입니다.

②노보 노디스크, 세마글루타이드 신부전 임상 3상 조기 종료…"성공이 확실해서"

세마글루타이드의 질주가 멈출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만성 신부전 임상 3상시험 'FLOW'가 독립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의 권고로 조기 종료됐는데, 그 이유가 무려 '성공이 확실해서'입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ㆍ'리벨서스(RYBELSUS)'와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의 성분입니다. 이번 FLOW 임상 결과를 근거로 만성 신부전이 또 다른 적응증으로 추가될 전망이며, 지난 8월 발표된 'SELECT' 임상의 결과에 따르면 심혈관질환도 추가 적응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③코로나로 번 돈, ADC에다 꽂기…바이오엔텍, HER-3 타깃 ADC 라이선스 인

코로나19 백신 판매로 든든히 배를 채운 바이오엔텍이 항체약물접합체(ADC) 쇼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이오엔텍은 중국 소재 메디링크테라퓨틱스(MediLink Therapeutics)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ADC 신약의 중국 외 판권을 라이선스 인(License in)했습니다. 이번에 거래된 메디링크의 ADC는 HER-3를 타깃합니다.

바이오엔텍은 올해 1월 중국 듀얼리티바이오로직스(Duality Biologics)로부터 HER-2 타깃 ADC를 도입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HER-2와 HER-3를 타깃하는 ADC들을 확보하게 되며, 같은 타깃들에 대한 ADC를 보유ㆍ개발 중인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와 직접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④NASH 무덤에 봉분 하나 더…아케로, F4 NASH 2b상 실패

수많은 실패로 얼룩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 개발사에 또 다른 아픈 역사가 새겨졌습니다. 아케로테라퓨틱스는 '에프룩시퍼민(Efruxifermin)'의 F4 단계 NASH 임상 2상시험 'SYMMETRY' 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아케로의 NASH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작년 9월 아케로는 F2-F3 단계 NASH 임상 2상 시험 'HARMONY'의 1차 평가지표 충족 소식을 알린 바 있습니다. 즉 아케로는 대상성 간경변증(Compensated liver cirrhosis)을 수반하는 단계인 F4 단계 NASH에선 실패했지만, 그 이전 단계인 F2-F3 단계 NASH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소식은 아케로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주가까지 끌어내렸습니다. SYMMETRY 임상 결과 발표 후 아케로의 주가는 66% 급감했는데, 89바이오(89bio)의 주가도 덩달아 35% 떨어졌습니다. 이는 두 회사의 NASH 신약이 같은 기전을 공유하기 때문으로, 많은 투자자들은 FGF21 유사체 NASH 신약에 기대감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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