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시장 114억이나 컸지만, 후발 제제 성적표 '기대 이하' 수준
1% 이상 차지 보령·동아뿐…50개는 3달 매출 1억 미만

지난 4월부터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성분 다파글리플로진)'를 놓고 본격 경쟁을 시작한 국내 제약사들이 3개월 사이 10%의 점유율을 빼오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여개 품목 중 1억원 이하의 매출을 기록한 곳이 50곳에 달하는 등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 수수료를 줄여가면서까지 경쟁을 내려놓은 업계의 사정 역시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포시가 출시 이후 3개월째인 상반기까지의 다파글리플로진 제네릭 매출 현황을 살펴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먼저 올해 상반기 내 다파글리플로진 단일제 시장은 53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포시가의 매출인 425억원 대비 114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오리지널인 포시가의 매출은 479억원으로 50억원 증가했다. 나머지 제네릭의 매출도 3개월간 50억원이나 컸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에 진출한 각 제품의 성격을 보면 흐름은 다소 달라진다. 이는 현재 시장에 등장한 제품의 수가 과하게 많은 까닭에서다. 실제 아이큐비아 내 매출 현황에 포함돼 있는 포시가 제네릭은 총 64개에 달한다. 64개 제품이 3개월간 고작 50억원의 매출을 쪼개 나눠가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네릭 중 가장 선전한 곳은 보령의 '트루다파'였다. 3개월간 약 6억3000만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 뒤를 5억9000만원대의 동아에스티, 4억7000만원대의 한미약품, 3억8000만원대의 종근당, 3억6000만원 상당의 아주약품, 3억1700만원의 HK이노엔 등이 따라 붙었다. 그 외 대원제약과 경동제약은 2억원대, GC녹십자와 진양제약, 제뉴원사이언스, 동구바이오제약, 넥스팜, 일화 등이 각각 1억원대 매출을 보였다.

점유율로 보면 그 차이는 더욱 흥미롭다. 3달동안 동아에스티의 '다파프로'를 제외한 나머지 제네릭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동아에스티 역시 일정 기간 동안 소송 가능성 등으로 제품을 일시적으로 출하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오리지널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했다. 1% 이상의 파이를 차지한 곳은 보령과 동아에스티뿐이었다. '영 점 몇 프로'를 두고 3개월간 제네릭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하위 50개 제품은 3개월간 채 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반 제네릭 시장 진입이 특정 제약사에게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지만 '파이팅 넘쳤던' 업계의 초창기 분위기에 비해 포시가의 파이를 크게 빼앗아오지는 못한 셈이다.

국내 주요 다파글리플로진 제제의 상반기 매출
국내 주요 다파글리플로진 제제의 상반기 매출

업계 내에서는 3개월 간의 포시가 제네릭 전쟁에서 제품 상당수가 특징을 가지지 못하는 국내업계의 일반적 상황 속에서 출시 이후 강하게 영업을 지속한 제품만이 시장에서 그나마 선방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동아에스티가 퍼스트 제네릭을 출시한 이후 4월 8일부터 제네릭 영업전에서 보령, HK이노엔 등이 강하게 시장의 문을 두드렸었다.

업계가 또 하나의 이유로 추정하는 것은 포시가를 지키기 위한 오리지널사의 방어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오지 않았겠냐는 대목이다. 실제 제네릭 출시 당시 국내 제약사는 포시가를 당뇨 치료제이면서도 신부전과 심부전 등에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홍보하며 다양한 과에서의 처방을 노렸다. 그 중에는 오히려 원적응증보다 추가 적응증인 심장질환과 신장질환에 초점을 맞춘 곳도 많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제네릭의 허가사항이 기본 적응증인 당뇨병뿐임에도 불구하고 심부전과 신부전 적응증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냐며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 영업 과정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추가 적응증을 홍보하는 곳에 내용증명 등을 보내는 등 오리지널의 견제 역시 강하게 들어갔다. 결국 이로 인해 여러 가능성을 봤던 업체들이 결국 당뇨 영업에만 치중했던 점과 더불어 복합제 등에 영업력을 집중시키며 단일제 공세가 다소 꺾인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한편 9월 기전은 다르지만 당뇨병 치료제인 '자누비아'와 복합제 등이 다수 등장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포시가 대신 이들 제품에 좀 더 집중하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다소 미약했던 포시가 제네릭 경쟁의 구도가 향후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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