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의약품 일련번호 제도 설명회

제약 "유통·공급이력 조회, 활용하게 해달라" 제안도

제약사들은 앞으로 의약품 묶음번호 라벨을 식별할 수 있도록 가독성 있는 문자로 표시해달라고 권고받았다.

4일 오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는 제약사들을 상대로 '의약품 일련번호 제도 설명회'를 열었다.

의약품정보개발부 임현정 차장은 '의약품 묶음번호 가이드라인'을 소개하며, 묶음번호 라벨을 식별할 수 있도록 '묶음번호'라고 가독성 있게 적어달라고 당부했다.

▶ "묶음번호"라고 써주세요.

올해 묶음번호 시범사업기간 중 유통 현장의 제일 큰 불편사항으로 라벨 식별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Aggregation, AG, SSCC 등의 영문표기를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했지만 무엇보다 '묶음번호'라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한글표기를 권장한다고 임 차장은 밝혔다. 

묶음번호는 의약품 포장 박스를 다른 박스와 구별하기 위해 부여한 고유번호다. 의약품 일련번호 정보를 박스단위로 일괄 관리해 물류처리의 시간과 물류비용을 절감하게 해준다. 일련번호를 표시해야 할 전문의약품이 구성된 박스는 모두 묶음번호 대상이다. 

▶ 묶음번호 데이터 생성 기준은

묶음번호는 응용식별자 (01)과 (21)을 동시 입력하거나, (00)을 단독 입력 후 응용식별자 정보, 구분자를 넣어 적는다. 

구체적으로 (01)은 표준물류코드로 숫자 14자리가 구성되고, (21)은 일련번호로 20자리까지, 숫자와 문자가 이뤄진다. (00)은 SSCC로 숫자 18자리까지 정보가 담긴다. (01), (21), (00)만 공급내역 보고 사항으로 처리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묶음번호에 대한 세부 정보는 Open API 서비스, ESB Agent, KPIS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우리 제품이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게 해달라"

제약사는 그동안 도매상에 공급한 제품이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에 한 관계자는 의약품 유통정보 공개를 고려해달라 제안했다. 발사르탄 사례처럼 공급내역 정보를 파악하면, 불법 유통 사례를 제약사도 확인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이유였다. 

양성준 의약품정보관리부장은 "몇 차례 자료 요청이 들어왔던 사안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자사제품이지만, 도매업체에게는 영업 상 비밀에 해당해 공개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어 "제약사에 정보를 제공하려면 모든 도매업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발사르탄 사례는 국민건강 우선으로, 국민건강의 위협이 영업상의 비밀보다 더 중대한 상황이라 공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 부장은 "영업비밀에 대한 부분은 고민해야하고, 현 상황에서 제약사에 정보제공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중이다. 영업비밀이 아닌 선에서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출하 시 보고할 때,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실수로 누락됐을까 걱정스럽다. 실수로 누락된 부분에도 강력한 행정처분이 내려지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심평원 담당자는 "사람이 처리하다보니 오류가 발생하고 놓칠 수 있다는 점 충분히 공감한다. 고의적으로 보고를 누락하는 경우라면, 보고를 꼼꼼히 할 수 있도록 계도할 예정이고 실수라면 행정처분이 내려지지 않도록 충분히 인정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위수탁 공급내역의 경우, 업체 간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포맷이 달라 통일되지 않았다며 심평원이 포맷을 제시해줄 예정인지를 묻는 관계자도 있었다.

이에 임 차장은 "직접적으로 센터에 관여하는 업무가 아니라, 자료집에 수록하지는 않았다. 다만, 향후 발표할 가이드라인에는 표준 포맷이 나갈 예정이다. 그걸 지켜주면 서로 간 정보 교환에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니, 정형화된 폼을 받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한편, 심평원은 "반품폐기에 대해, 보고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일련번호가 추후 반품·폐기된 것으로 밝혀지면, 의심을 살 수 있다. 최소한 센터에 보고하지 않더라도, 각 회사에서 별도로 의약품 반품폐기 현황을 관리·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많은 수의 물량을 폐기할 때, 일련번호를 확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제약사에서 밝힌 의견들을 취합 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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