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진 식약처 글로벌식의약정책전략추진단장 기자간담
"GPS 전략 기반, 국내 식의약 제품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식품의약품안전처 '글로벌식의약정책전략추진단(이하 글로벌추진단)'이 최근 베트남 정부와 상호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국산 제품의 수출 지원, 해외 진출 기업 애로사항 해소 등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작년 8월 출범한 글로벌추진단은 국내 식의약 제품이 규제장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개별 기업 대신 각 나라의 규제당국과 협의를 거치는 등 지원하는 전담 조직이다. 여기서 규제장벽이란 각 나라의 규제체계 중에서 자국 산업 보호 등을 위해 국내 제품의 진출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요소들을 말한다.

오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 글로벌식의약정책전략추진단장
오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 글로벌식의약정책전략추진단장

오영진 글로벌추진단장은 25일 전문언론 간담을 통해 최근 식약처와 베트남 보건부 및 규제당국 간 식의약 분야에서 협력 사례 등 성과를 알리고, 향후 글로벌추진단의 업무 계획 등을 소개했다.

오 단장은 "우리 글로벌추진단의 업무는 규제기관과 협력, 법령 규제 조화,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 지원, 글로벌 국제 협의체를 통한 식약처 위상재고 등"이라며 "'GPS 전략(G: 글로벌 리더 국가 도약, P: 국제 파트너십 확대, S: 수출지원 서포터)'을 기반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의 성과도 소개했다. 그는 "올해 5월 추진단은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품 규제기관장 협의체(APFRAS)'를 발족해 식약처가 초대 의장국을 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사무국을 한국에 설치하기로 협의하는 등 의장국 임기 3년이 끝나더라도 식품 분야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칼리프(Dr. Robert M. Califf) FDA 기관장(왼쪽),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 사진=식약처
로버트 칼리프(Dr. Robert M. Califf) FDA 기관장(왼쪽),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 사진=식약처

또한 "우리 추진단은 국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자 각 나라와 규제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관계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 3월부터 미국 FDA와 기관장급 면담을 지속해 4월 AI 의료제품 분야에 대한 협력각서를 체결한 바 있으며, 내년 2월에는 서울에서 FDA 및 글로벌 규제기관·전문가 등을 초대해 AI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외 향후 호주,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와 의료제품 분야 규제에 대한 협력 또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 대표단은 지난 6일 오후 베트남 의약품 규제 당국과 회의를 가졌다. / 사진=식약처
식약처 대표단은 지난 6일 오후 베트남 의약품 규제 당국과 회의를 가졌다. / 사진=식약처

아울러 업계 수출 지원 분야에서의 성과로는 이달 초 베트남 보건·의약품 당국과의 소통을 꼽았다. 식약처는 지난 6월 윤석열 정부의 베트남 국빈 방문 시 마련된 한국-베트남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의 일환으로 정부 간 협력을 이어갔다.

오 단장은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민관합동 의약품 진출지원단'을 꾸려, 주베트남대한민국대사관과 함께 베트남 보건·의약품 당국 고위급을 만나 한·베트남 의약품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며 "베트남 보건부 '도 쑤언 뚜옌(Do Xuan Tuyen)' 차관과 면담을 통해 고품질의 의약품 교역을 확대하고, 양국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의약품 분야 국장급 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베트남 규제당국이 우리나라 제도를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제도 수출과 더불어 이에 따른 국산 의약품의 신속 허가까지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글로벌추진단의 입장이다. 

또한 "지난 4월 국내 의료기기에 대해 불리한 입찰 등급을 적용했던 '베트남 의료기기 공공 입찰에 관한 규정'을 폐지하도록 의견을 제기해 국내 업체들의 베트남 공공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바 있다"며 "작년 베트남 의료기기 지도자와의 직접 면담, 한-베 정상회담, 경제 부총리 회의 등 주요 고위급 회의에서 국산 의료기기의 신속 진입을 위한 정책적 고려를 지속적으로 요청한 데 따른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 제도가 폐지되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가장 낮은 등급인 6등급으로 분류돼, 공공 시장 입찰에 어려움을 겪어온 바 있다. 

하반기 글로벌추진단은 2가지 중요한 숙제를 앞두고 있다.

첫 째는 상반기 중 세계보건기구(WHO)의 WLA 등재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WLA(WHO Listed Authorities)는 WHO가 규제기관의 규제시스템 및 수행 능력을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다. 기존 엄격규제기관(SRA·Stringent Regulatory Authorities) 국가 목록을 대체해 시행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WHO로부터 '의약품·백신 규제시스템 글로벌 기준(GBT·Global Benchmarking Tool)) 평가' 최고 등급인 성숙도(Maturity Level) 4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전 세계 의약품 규제기관 중 GBT 평가 결과 의약품 및 백신 분야 모두 4등급을 획득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WLA 등재는 의약품과 백신 분야에 적용하고 있어 GBT 평가 결과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는 긍정적인 등재 소식이 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 단장은 "WLA 등재는 결국 WHO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업계는 이를 인정해주는 국가에서 규제상 간소화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범 1주년을 앞둔 글로벌추진단의 정식 직제화도 풀어야할 과제다. 현재 글로벌추진단은 정식 조직이 아닌 자율기구로 운영되고 있다. 추진단은 '식품의약품안전처훈령 제213호'에 따라 초기 6개월, 1회 연장 6개월까지 운영될 수 있는 데, 내달이면 1주년을 맞게 되는 것이다.

오 단장은 "추진단이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설 조직이지만, 단 시일 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다양한 성과가 예정된 만큼, 올 하반기 정규 직제화돼 국내 기업의 수출 및 해외 진출에 더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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