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원리, 우리 몸 면역체계 강화해 암세포 공격
넓은 적응증 가진 면역체계 강화 기전…제품별 적응증 다양
면역항암제, 포인트는 병용…또 다른 언맷니즈는 무반응·내성

면역항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세포(T세포)를 정상화한다는 것인 만큼 지속적인 약물 지속 효과와 면역항암제 간 병용요법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특정 유전체 변이 등과 관계 없이 범용성이 높아 3세대 항암제로 그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자극해 면역세포가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 시장이 적응증 확대는 물론, 면역시스템 자극·억제 방식과 병용 치료 및 바이오마커 등 후발 기술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들도 면역항암제와 자사가 개발한 치료제를 병용 투여하는 방식의 임상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히트뉴스는 면역항암제를 중심으로 항암제 시장의 변화 양상을 들여다봤다.

 

종양의 면역회피와 면역항암제

면역항암제는 인공면역 단백질을 체내에 주입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자극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선택적으로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치료 약제로 △면역관문억제제 △면역세포치료제 △면역바이러스 치료제 등으로 구분된다.

종양은 암세포의 제거, 평형, 도피 과정을 거친다. 먼저 우리 몸의 면역 감시를 회피하는 면역편집 과정을 통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회피하며 증식하게 된다. 평형 이후 단계에서는 면역체계와 암세포간 평형 상태가 만들어지면서 암 성장을 억제할 수 없게 된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획득한 면역억제 또는 면역회피 기전을 극복하기 위해 면역체계의 종양 인지능력 또는 파괴능력을 회복하거나 강화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1세대 항암제의 경우 암세포와 함께 정상세포를 손상시켜 탈모, 구토 등 증상과 부작용을 줬고,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식별해 공격한다는 강점이 있지만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분명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킨다는 면에서 부작용 우려가 적고 다양한 암종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강점으로 '면역항암제'가 3세대 항암제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전별 면역항암제와 적응증

면역항암제 중에서 현재 가장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은 올 1분기 매출(아이큐비아 기준) 1위를 기록한 '키트루다'로 대표되는 면역관문(Chekpoint) 억제제 시장이다. 면역관문은 암세포와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의 결합 부위다. 암세포는 T세포와 결합해 우리 몸의 면역작용을 회피하는데, 면역관문 억제제는 암세포와 T세포의 결합을 막아 정상적으로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한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CTLA-4, PD-1, PD-L1/PD-L2 등 저마다 다른 억제 기전을 갖고 있는데, T세포와 암세포 간 관문 중 어느 것을 막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키트루다
키트루다

면역관문 억제제의 대표 격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와 일본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성분 니볼루맙)'는 암에서 발현하는 PD-1과 결합하고, 스위스 로슈의 '티쎈트릭(성분 아테졸리주맙)'과 '임핀지(성분 더발루맙)'는 T세포에서 발현된 PD-L1과 결합해 T세포의 항암 작용을 회복시킨다.

또 다른 영역은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로 알려진 면역세포치료제(CAR-T) 분야다. 환자의 혈액에서 채취한 T세포를 유전자 공정을 거친 후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공정을 거친 T세포는 특정 항원을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가 발현돼도록 재조합돼 특정 암세포를 타깃할 수 있다.

킴리아
킴리아

치료제별 적응증 및 급여 확대 과정은
키트루다는 적응증은 물론 치료요법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전형적 호지킨 림프종, 요로상피암, 식도암, 신세포암, 자궁내막암,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직결장암, 삼중음성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급여를 확대하기도 했다.

티쎈트릭은 초기 병기 비소세포폐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삼중음성유방암, 간세포암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간세포암 수술 후 보조요법 연구(IMbrave050 임상 3상)에서 무재발 생존율(RFS)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했다고 밝히는 등 적응증 확대에 나서고 있다.

킴리아로 대표되는 CAR-T 치료제의 특징은 환자 자신의 T세포를 채취해 유전적 재조합을 거친 후 다시 환자몸에 주입해야 하는 만큼 최초 세포 채취부터 최종 투약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또한 연구인력이 필요한 만큼 고가(3억6000만원)로, 작년 4월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마련되면서 일부 환자들은 598만원 지불로 투약할 수 있다.

현재 킴리아는 △25세 이하의 소아 및 젊은 성인 환자에서의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재발 및 이후의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B-ce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의 치료 △두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성인 환자의 치료 △두가지 이상의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FL) 성인 환자의 치료 등 3개 적응증을 확보한 상황이다.

옵디보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악성 흉막 중피종, 신세포암, 전형적 호지킨 림프종, 두경부 편평세포암, 요로상피세포암, 위선암-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 식도암,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또는 불일치 복구 결함(dMMR) 전이성 직결장암 등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위암 1차 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된 바 있다.

옵디보
옵디보

 

면역항암제, 포인트는 병용…또 다른 언맷 니즈는

현재 면역항암제는 면역체계를 개선해 항암 작용을 일으키는 만큼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CJ바이오사이언스, 지놈앤컴퍼니, 티움바이오, 제넥신 등 국내 개발 약물과의 병용요법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암물질 CJRB-101에 대한 킴리아 병용요법 임상시험 1/2a상을 지난 15일 승인받았다. 전이성 암 환자에서의 안전성과 예비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기획됐다.

지놈앤컴퍼니는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 치료제 'GEN-001(개발코드명)'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국내 임상 2상을 최근 승인(변경)받았다. 티움바이오는 PD-1 억제제 키트루다와 병용 임상, CTLA-4 억제제와 병용 임상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제넥신은 자궁경부함 치료용 DNA 백신 'GX-188E'와 림프구 감소증 치료 면역 항암 신약 후보물질 'GX-I7'과 키트루다의 3중 병용 두경부암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3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은 세포 독성 항암제, 신생혈관 억제제 등을 함께 사용해 면역반응 증강을 검증하거나 투약 전 면역력 저하에 따른 정상조직 면역반응을 감소시키는 형태로 진전되고 있다"며 "이외에도 초기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으로 반응하지 않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새로운 '미충족 수요(unmet needs)'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