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곳 한달 새 유상증자 단행…운영자금 마련이 대부분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절반 이상
제3자배정의 경우 현·새 최대주주 측 자금 수혈
국내 상장 바이오 벤처들이 최근 들어 주식 시장에서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전환사채(CB)보다는 유상증자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몇 년 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리 인상과 맞물려 자금 경색이 심해지면서 외부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형국으로, 주주 일각에서는 지분 가치 희석 및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로 인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9곳의 바이오 벤처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절반 이상인 5곳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을, 나머지 4곳이 제3자배정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9곳 중 대부분이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채무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곳도 3곳이나 된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총 650억원을 조달하는데 이 중 285억원가량을 최대주주인 CJ제일제당이 책임지는 구조다. 네이처셀은 최대주주인 알바이오의 라정찬 대표가,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최대주주인 코오롱이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경영권을 인수하는 형태로, 새 최대주주로 등극할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가 자금을 투입한다.
클리노믹스와 엘앤케이바이오는 과거 발행했던 CB 상환 차원에서도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클리노믹스의 경우 오는 7월 7일이 CB에 대한 첫 조기상환청구권(Put Option·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날이다. 엘앤케이바이오 역시 CB 풋옵션 첫 행사 가능일(7월 16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주주들의 불만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2020년 이후 지금까지 주식 시장에서 총 5번의 자금 조달을 진행하면서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많이 희석된 상황이다. 이 기간에 조달한 자금 규모만 2400억원이 넘는다. 지속되는 영업 적자 속에서 부족한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주주들의 불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투자업계에서는 그래도 상장사들은 주식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만큼 형편이 나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비상장사의 경우 바이오 투자 혹한기가 이어지면서 임상 등 연구개발(R&D)이 중단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데다 특히 초기 기업의 경우 존폐 위기까지 맞고 있는 곳도 있는 만큼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비상장 바이오텍의 경우 신규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만큼 하반기 더욱더 힘든 시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사는 주식 시장에서 일반 개인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도 존재하지만, 비상장사의 경우 기존 주주인 재무적 투자자(FI)의 팔로우온(후속 투자)을 기대해야 하는데 이 역시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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