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송도에 둥지 튼 이스라엘인 야론 박사
혁신신약살롱 송도서 만나 같이 밥 먹으며 인터뷰

올해 3월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대면으로 3년만에 혁신신약살롱(송도)이 재개됐다.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바이오의약공방' 행사도 ▷삼양홀딩스 정요경박사(의약바이오연구소)의 mRNA의약품개발 ▷더라플라스 황후상 부사장(CTO)의 Method development for IND ▷전 얀센백신 안상점 대표의 Process development and E&L Study ▷LG화학 소진언 상무의 Surfactant and its use in biopharmaceutical drug product development 등 전현직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져 행사장의 열기가 더했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 신약혁신살롱(오송)에서 외국인 발표자로 이목을 끌었던 이가 송도에 나타나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포스코 빌딩에서 바라본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내 센트럴 피크 
포스코 빌딩에서 바라본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내 센트럴 피크 

 

3년만에 대면 미팅이 재개된 신약혁신살롱 송도 (장소 신한스퀘어브릿지 인천)
3년만에 대면 미팅이 재개된 신약혁신살롱 송도 (장소 신한스퀘어브릿지 인천)

그의 이름은 야론 실버 베르그(Yaron Silberberg). 유대계 이름으로 이스라엘에서 왔다는 이력이 이채로왔다. 송도에서 가장 높은 오크우드 포스코타워의 한 구내식당에서 그와 점심을 청했다. 송도의 넓은 이동 동선에 맞춰 전동스쿠터를 익숙하게 타고 온 야론 박사. 한국식  짜장볶음밥을 스스럼 없이 삼키는 그를 인터뷰 했다.

한국식 짜장볶음밥을 함께 하며 셀카를 직접 찍는 야론 박사와 기자
한국식 짜장볶음밥을 함께 하며 셀카를 직접 찍는 야론 박사와 기자

당신의 회사와 사업현황을 소개해 주세요.

"나는 아지노모도제넥신 주식회사에서 일합니다. 인천 송도에 본사를 둔 세포 배양 배지 개발 및 제조 회사입니다. 송도에 세포배양배지 대용량 공장과 본사, 그리고 제가 대표를 맡고 있는 고객 솔루션 센터도 함께하고 있어요(그의 명함속의 직함은 CELLIST 솔루션 센터장 이었다).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은 CHO 및 HEK 세포주용 세포배양배지로, 바이오의약품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생물학적 제제 및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제조에 사용됩니다. 고객사는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지만, 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집중하고 있어요."

 

 당신이 일하는 회사의 철학과 경영의 핵심가치는 무엇이죠?

"우리는 인간의 기대 수명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전 세계 환자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기자에게 생소한 회사여서 조금 더 직접적인 질문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회사에서 Chief Scientist Officer의 역할은 주로 무엇을 하죠?

"저는 최고 과학자이자 고객 솔루션 센터장으로서 다양한 바이오 제약 회사와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파이프라인에 맞는 배지와 공정을 최적화하는 등 고객에 대한 배지 제품 및 서비스 향상과 관련된 모든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어요. 송도에 새로 완공된 연구소는 최첨단 로봇 장비를 갖추고 있어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공정과 세포 배양 배지 개발을 효율적이고 고품질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인도와 일본에 고객 솔루션 센터를 개설해, 바이오 의약품 제조 신흥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어요."

아지노모도제넥신 주식회사 CSO. Yaron Silberberg .PhD (사진제공 Yaron Silberberg)
아지노모도제넥신 주식회사 CSO. Yaron Silberberg .PhD (사진제공 Yaron Silberberg)

 

직장생활에서 특별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었을까요?

"런던, 교토, 도쿄,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와 도시를 거쳐 한국으로 오기까지 꽤 많은 터닝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학계에서 산업계로 전환한 것이 가장 큰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요. 4년 전 일본 도쿄대학교 부교수직을 그만두고 현재 한국에 있는 회사에 입사했어요. 학계에서 상업적 환경으로의 이직은 커리어상에서도 큰 전환이었지요. 개인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이고 흥미로운 전환이었다고 지금 말할 수 있습니다."

 

신약혁신살롱(오송)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4년 전에 살롱의 매니저인 제리 양(양재혁 오송 신약혁신살롱 제1마담)을 만났는데, 그가 저를 살롱에 초대해 강연을 해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를 만난건 제가 운이 좋았습니다. 몇 년 동안 그의 살롱 행사에서 많은 흥미로운 전문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혁신신약살롱(오송)에서의 Yaron 박사 강연 참여 모습 (화면 캡처)
혁신신약살롱(오송)에서의 Yaron 박사 강연 참여 모습 (화면 캡처)

오송에서는 주로 어떤 이들과 교류했나요?

"대부분 살롱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가끔 오송에 있는 펍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어요. 오송은 바이오 관련 사람들이 모인 작은 커뮤니티(지역 명칭이 '오송 바이오밸리'이다.)이기 때문에 새로운 친구들을 오히려 만나기 쉬운 곳이었어요."

 

한국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특별히 느낀 점이 있으시다면?

"한국에 오기 전에는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이 부분에서 그가 실제 한국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해 이미 겪은 경험에 비해 아시아의 다양한 나라를 경험하면서 내재된 신중함이 느껴졌다)."

 

한국의 벤처캐피털과 엑셀러레이터와도 교류한 것으로 들었는데요, 혹시 바이오 스타트업 심사평가에 참여한 적도 있나요?

바이오 의료 기기 및 생명공학 분야의 스타트업을 검토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답이 짧다. 검토할 기회가 있었다고 완곡히 말한다.)

지난달 3년만에 대면 재개된 신약혁신살롱(송도), 연자는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 (2022 제약바이오 베스트애널리스트)
지난달 3년만에 대면 재개된 신약혁신살롱(송도), 연자는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 (2022 제약바이오 베스트애널리스트)

회사가 인천 송도에 특별히 자리잡은 이유가 있나요? 주로 송도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이죠?

"송도에는 셀트리온, 삼성 등 많은 고객사 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많은 바이오 제약 회사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인천공항과 가까워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의 접근성도 뛰어나지요."

 

런던에서 공부했다고 들었어요. 박사학위 주제가 궁금합니다.

"저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학사와 박사 학위를 모두 받았어요.  박사 학위는 바이오 나노기술 분야로, 힘 전달(Force transmission)과 관련된 세포 역학과 활성세포의 세포 내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건강과 질병, 그리고 생물학과 역학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와 관련이 깊어요."

 

일본에서 대학교수로 지냈다고 하는데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을까요?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3년 동안 부교수로 재직했어요. 이 기간 동안 생명공학 분야의 여러 과목을 개설했고, 하버드, 스탠포드, 케임브리지 등 여러 글로벌 대학과 협력해 도쿄대 우수 학생들을 위한 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조직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 송도에서 처음 열린 바이오의약공방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죠?

"그동안은 코로나19기간 주로 온라인 줌링크를 통해 교류했지만 참가자들을 직접 대면으로 만날 수 있어 신청했어요. 첫 대면 미팅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매우 즐거웠고 곧 다시 참가하고 싶습니다."

지난달 송도에서 개최된 제1회 바이오의약공방 세미나, (2023년은 분기별 개최 예정)
지난달 송도에서 개최된 제1회 바이오의약공방 세미나, (2023년은 분기별 개최 예정)

취미가 뭐에요?

"사진에 관심이 많아서 20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사진 동호회를 운영한 적이 있어요. 여러 대의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고, 주로 도시 및 거리 사진 촬영을 위해 사진 산책을 자주 합니다. 여행, 자전거 타기, 하이킹도 좋아합니다(낯선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그가 별로 어색해 하지 않는 배경을 여기서 알 수 있다)."

사진촬영이 취미라는 그가 직접 보내준 작업사진들 (사진제공:Yaron Silberberg)
사진촬영이 취미라는 그가 직접 보내준 작업사진들 (사진제공:Yaron Silberberg)

좋아하는 한국 음식과 송도에서 즐길만한 장소는 어디에요?

"저는 모든 종류의 바비큐, 특히 삼겹살과 목살을 좋아해요. 막걸리와 소주를 곁들여 고기를 먹으면 항상 기분이 좋아지죠. 송도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센트럴 파크나 다른 공원은 걷기 좋은 곳이에요."

 

계획을 알고 싶은데요.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요. 현재 인도와 중국에 새로운 지점을 개설하느라 바쁘게 일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제 자리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여러 국가를 경험한 당신의 오픈 마인드가 인상적인데, 히트뉴스 전문 기자로 활동할 생각은 없나요?

"영어로 글쓰기인 경우라면 한번 고려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하하)."

사진전을 가졌을 만큼 프로급 실력을 자랑하는 그 (사진제공:Yaron Silberberg)
사진전을 가졌을 만큼 프로급 실력을 자랑하는 그 (사진제공:Yaron Silberberg)

아시아의 여러 국가를 경험하며 새로운 사람과 소통하며 오픈 마인드가 느껴지는 야론 박사. 특유의 겸손함 속에 내공있는 프로급 사진 실력을 가진 것처럼 송도에 자리 잡은 그의 회사도 바이오 생태계에서 중요한 플레이어로 자리잡고 있다. 야론은 도쿄에서 사진 전시도 가진 적이 있다고 한다. 그가 인물 사진 작품을 보면 역시나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느껴진다. 한국에서도 그의 취미가 이어진다면 서울이나 송도에서 전시회를 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론의 명함에 쓰여진 회사 슬로건은 "Eat Well, Live Well"이다. 그의 회사 슬로건을 인터뷰 후 한국식으로 편히 해석해본다. "잘 먹고 잘 살자!"

야론이 식사후 커피타임에 직접 찍어 '카카오톡'으로 보내준 사진
야론이 식사후 커피타임에 직접 찍어 '카카오톡'으로 보내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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