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인원·저비용·신속개발 핵심…HIV 치료제·항암제·mRNA백신 개발중

"에스티팜의 신약 개발 경쟁력은 ‘버추얼 연구개발(Virtual R&D) 전략’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적은 비용을 가지고 신속하게 신약 개발에 나설 수 있는 것이 키 포인트입니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는 8일 오후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자사의 신약 개발 현황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에스티팜은 이같은 버추얼 R&D 전략을 통해 2건의 혁신 신약(STP0404, STP1002)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임상 단계에서 1건의 라이선스 아웃(L/O) 성과도 거뒀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버추얼 R&D 전략은 소수의 인원과 비용 등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신속하게 신약 개발에 나서기 위해 대학교, 연구기관, 정부기관 등과 협업하는 일종의 ‘네트워크 R&D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에스티팜의 주력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인 HIV 치료제 ‘STP0404’는 미국 에모리대, 콜로라도주립대와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에이즈 완치 가능성에 주목한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연구지원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STP0404는 곧 미국 임상 2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한국원자력의학원, 미국 콜로라도주립대와 협력해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항암제 ‘STP1002’를 개발 중이다. STP1002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는 지난 2021년 11월 국내 바이오텍에 기술 이전하는데 성공했다.

에스티팜의 버추얼 R&D 전략 / 자료=에스티팜
에스티팜의 버추얼 R&D 전략 / 자료=에스티팜

김 대표는 "현재 신약연구팀 4명, 신약개발팀 4명 등 총 8명이 15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들 R&D 인력은 신약 연구부터 임상 1상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경험한 인재로 에스티팜의 핵심 자산이자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에스티팜은 연 20억원 정도의 비용을 신약 R&D에 투입해왔다. 이런 적은 비용만으로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한다는 것은 버추얼 R&D의 성과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현재 개발 중인 에스티팜의 파이프라인으로는 HIV 치료제 'STP0404(성분명 피르미테그라비르)',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경구용 항암제 'STP1002’외에도 코로나19 mRNA 백신 ‘STP2104', 팬코로나(범용 코로나바이러스) 목업(mock-up) 백신 'STP2250' 등 4개가 있다.

김 대표는 "STP0404는 프랑스에서 진행한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보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a상을 승인받은 만큼 곧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4월 중으로 첫 환자 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TP1002의 경우 임상 1상을 진행하면서 코호트 7까지 올렸다"면서 "미국 3개 사이트에서 임상이 진행 중인데, 최근 2개 사이트에 대한 세이프티 모니터링 위원회(SMC)를 마친 결과 안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에스티팜은 STP1002의 안전성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현재 대장암을 타깃으로 하는 STP1002에 대한 다양한 병용 투여 전략을 짜고 있다. 독일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대장암 치료제 '얼비툭스' 등이 주사제인 만큼 경구용으로 개발 중인 STP1002는 병용 투여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에스티팜의 신약 및 백신 개발 전략 / 자료=에스티팜
에스티팜의 신약 및 백신 개발 전략 / 자료=에스티팜

김 대표는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이유에 대해 "2018년 플랫폼을 구축할 때만 해도 코로나19는 없었고, 그때 당시만 해도 항암백신을 개발하려고 했었다"며 "하지만 이후 코로나19가 터졌고 글로벌 제약사 백신을 구하기 힘든 상황을 보면서 2021년 시무식 이후에 우리도 국산 mRNA 백신을 만들자고 선언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백신주권을 갖자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며 "팬코로나 목업 백신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이후 또 다른 팬데믹을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개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에스티팜이 자체 개발 중인 mRNA 코로나 백신 STP2104는 우리나라와 남아프리카공확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임상 1상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안전성을 확보하게 된다면 에스티팜의 플랫폼 기술이 검증됐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에스티팜은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협업해 STP2250 개발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STP2250의 임상 1/2a상을 신청했다. 오는 10일에는 아프리카 르완다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단순히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뿐만이 아니라 다른 변이종, 어떤 형태로든 팬데믹이 다시 벌어졌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mRNA 플랫폼을 갖고 있어야겠다'는 것이 바로 우리의 전략"이라며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mRNA 플랫폼 기술 개발"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파이낸스스퀘어 대강당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자사의 신약 개발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강인효 기자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파이낸스스퀘어 대강당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자사의 신약 개발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강인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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