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기관 부족·높은 인증 난이도로 글로벌 업계도 MDR 포기
MDR 인증기관 36개 불과...20개 확장 계획에도 부족 우려
"유럽의료 20년 후퇴 할 것"...EU 보건위원회 "4년 연장 필요"

인증기관 부족, 높은 인증 강도로 글로벌 의료기기 업계가 MDR(Medical Device Regulation) 제품 인증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EU 보건위원회는 해당 제도를 2028년까지는 연기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글로벌 업계를 살펴본 바에 따르면 EU 보건위원회는 23일 MDR 제도의 희귀질환 관련 의료기기 등 구조적 문제 해결과 업체 대응을 위해 MDR제도 시행에 4년 유예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의료기기 관리제도인 의료기기 지침(Medical Device Directive, MDD)에서 의료기기 규정(MDR)으로의 전환이 예정보다 차질을 빚고 있으며 MDR 인증 대응기관 부족이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3일 히트뉴스가 Europoan Commission을 통해 조사해보니 MDR 대응기관은 총 36개로, 2020년 4월 28개에서 8개 증가했다(의료기기 규정(IVDR)인증기관은 제외).

2022년 12월 23일 기준 MDR 인증기관 리스트

 

 MDR, IVDR은 
유럽 연합(EU) 유통 의료기기 관리제도로 의료기기(MDR)와 체외진단(IVDR)로 나뉜다. 구법은 MDD·IVDD로 지침에서 규정으로 상향됐다.

지침이 규정으로 상향됨에 따라 관련 업체는 MDR승인을 신규로 획득해야 하며, 의료기기, 체외진단기기로 유럽에 유통되는 모든 제품이 대상이다.

허가 안전성과 효과성, 시판 후 안전성과 효과성 입증에 기존보다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며, 2017년 발효돼 2020년 5월 27일 적용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1년 후인 2021년 5월로 연장됐다. 구법(MDD·IVDD) 인증 제품은 2024년 5월26일까지 유럽 시장 유통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달 EU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MDD로 관리되던 유럽연합 의료기기 시스템에는 약 2만5000개 인증서가 등록돼 있으며, 현재까지 8000여 건 인증 신청서가 제출됐지만 승인된 것은 2000개 미만이다.

 

제품 포기사례 속출..."의료 20~30 후퇴 우려"

MDR인증에 필요한 기간, 서류, 비용 등을 문제로 현재 다수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은 유럽 진출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는 고위험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소규모 기업에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량 제작·판매하는 의료기기를 파이프라인으로 가진 업체일 경우 새로운 인증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생아용 카테터 업체인 Osypka AG는 미국 언론 MEDTECHDIVE를 통해 심장 판막이 기능하지않는 신생아용 카테터 등 5개 의료기기를 제공할 수 없을 것이라 밝혔다. 임상연구에 필요한 50만 유로, 이후 관리에 예상되는 100만유로 등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아일랜드 소재 복부·골반 복강경 의료기기 제조업체 Palliare 역시 EU 시장 제품을 철회하고 새로운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폴란드 소재 관상동맥 카테터·스텐트 개발사 Balton은 새로운 규정 준수 어려움으로 관련제품 12개를 폐기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유럽 의료관계자들은 이번 규정 상향에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시 20~30년 전 의료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있다. 벨기에 루벤 대학 병원 소아 심장학 교수 마크 게윌릭은 REUTERS와의 인터뷰에서 "신생아에게 사용되는 카테터와 같은 희귀 질환 관련 의료기기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풍선 카테터 등을 통해 출생 후 5분 내에 시행할 수 있는 시술들이 전원 및 출산 후 수술로 지연되고있는데 이는 20~30년 전 의료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MDR...연장 말곤 방법 없어

우리나라 관계자는 인증기관 증가 속도와 현재 MDR 인증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 및 의료기기 수를 놓고 봤을때 지연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관계자는 "MDR 인증기관은 현재 36개로 여기에 추가로 20여개 기관이 인증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MDD 인증기관이 거의 100개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숫자"라며 "인증 난이도 역시 의료기기 관리 계획·시험성적서, 제품문서 등 대폭 상향한 것까지 감안하면 MDR 시행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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