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송호준 파인트리테라퓨틱스 대표

미국 보스턴에서 한국계 VC 투자받아 창업한 송호준 대표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 체결 목표... 나스닥 상장 추진"
2350만 달러 시리즈A 국내서 유치... 파이프라인 개발 박차

"골프 선수 박세리의 성공이 많은 박세리 키즈들에게 롤모델이 되었듯이, 파인트리테라퓨틱스가 미국서 바이오텍 창업으로 세계적인 회사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제 꿈이자 목표입니다."

송호준 파인트리테라퓨틱스 대표는 노바티스(Novartis)와 제노스코(Genosco)에서 풍부한 신약개발 경험을 쌓았다. 국내서 유명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Lazertinib)의 원개발자(Originator)인 송호준 대표는 2019년 미국 케임브리지에서 바이오 벤처를 창업해 혁신신약 개발의 닻을 올렸다.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임직원 14명으로 구성된 바이오 벤처로 우수한 다중항체 플랫폼을 바탕으로 항암제와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최근 국내 벤처캐피탈(VC)로부터 2350만 달러(약 29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히트뉴스는 송호준 대표를 인터뷰 했다. 송호준 대표가 꿈꾸는 신약개발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송호준 파인트리테라퓨틱스 대표
송호준 파인트리테라퓨틱스 대표

 

한국이 아닌 미국 보스턴에 바이오텍을 창업했습니다. 왜죠?

"미국 케임브리지, 보스턴의 바이오 산업은 전 세계가 벤치마킹 하고 있는 바이오 산업의 중심지입니다. 수많은 바이오텍, 다국적 제약회사 및 세계적인 학교와 병원이 밀집되어 있고, 고급인력과 기회가 많은 이곳에서 창업을 계획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곳 신약개발 업계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크와 이곳의 바이오 생태계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지적 재산(아주대 김용성 교수)과 미국의 신약개발 경험이 접목돼 한국과 한국인이 주인이 되는 미국 회사를 설립해 세계적인 바이오 시장의 중심인 이곳에서 한국인의 우수성도 보여주고, 그 성공의 결실을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무한 경쟁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보스턴에서 파인트리테라퓨틱스를 세계적인 회사로 키우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케임브리지, 보스턴이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켄달 스퀘어(Kendall Square)가 있는 케임브리지는 바이오텍 실리콘밸리로 불립니다. 보스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분위기, 어떤가요?

"이곳 케임브리지, 보스톤에서 지난 19년 동안 제약바이오 업계에 몸담고 있습니다. 노바티스가 2002년 전미에 흩어져 있는 연구인력을 보스턴으로 모아서 NIBR(연구소)을 만들면서 저도 이곳으로 오게 됐습니다. 당시에도 보스턴은 바이오 생태계가 활성화되어 있었고, 현재 제약바이오 관련 액티비티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다목적 기업들이 끊임없이 이곳에 지사나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고, 한국의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이곳에 연구소 및 사무소를 설립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JETRO(한국의 KOTRA와 비슷한 정부기관)도 일본 바이오 회사와 함께 벤치마킹 하기 위해 올해 4월 보스턴을 방문했습니다. 물론 한국의 보건복지부 및 산업진흥원도 사무소를 설립했습니다. 이렇듯 세계 각국의 정부 기관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이곳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있습니다.

다국적 회사는 연구소를 세우면서 회사를 확장해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곳 매사추세츠주에는 케임브리지를 넘어 주변 인접한 많은 소도시에 제약바이오와 관련된 전문적인 실험실 타운과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다중항체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다중항체에 주목했나요?

"노바티스에서 치매와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약물을 개발하는 업무를 하는 과정 중에 노바티스가 항체 약물개발 회사인 카이론을 합병하면서 항체신약을 접했습니다. 단일항체 약물의 안전성 및 보수성에 주목했고, 다중항체의 다양성, 유연성 및 확장성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플랫폼화된 다중항체 개발 기술은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과 시간을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잘 활용해서 난치성 암 혹은 약물내성 암 치료 및 재발방지를 목표로 하는 다중항체 혁신신약 개발에 나섰습니다."

 

다중항체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뭔가요?

"다중항체는 항원 결합 부위가 2개 이상이기 때문에 서로 궁합이 맞는 모달리티(Modality)를 찾는 데 단일항체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또한 어떻게 디자인을 하느냐에 따라 물질의 효능 또는 대량 생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한 다중항체의 다양성과 유연성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TAER-TABTM(항암제 개발) 플랫폼, ViTRAPTM(항바이러스 치료제) 플랫폼을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항암제 개발 TAER-TABTM(Tumor Associated Essential Receptor Targeting AntiBody) 플랫폼과 항바이러스 약물 개발 ViTRAPTM(Virus Targeting Recombinant Agent Platform)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TAER-TABTM은 기존의 E3 리가아제(ligase)를 이용하는 PROTAC(Proteolysis targeting chimera)과 다른 항체기반 막 수용체 분해 약물(Antibody Based Extracellular Receptor Degrader, AbRepterTM) 항체 플렛폼입니다. 기존에 약물 내성을 일으키는 세포막 수용체 타깃을 분해하는 다중항체 기반 항암제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모든 암발생 키나제 수용체, 다양한 발암성 변이 수용체, 질환발생 수용체를 분해할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입니다. 암 재발방지를 규명하는 면역항암 신규 기전을 더 이해하기 위해서 이 분야에 저명한 하버드 메디컬 스쿨(Harvard Medical School) 교수팀과 협업을 준비 중입니다.

ViTRAPTM은 30개 이상의 바이러스와 16개 이상의 박테리아 톡신을 중화시킬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범용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 치료제 및 HIV-1(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제1형)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HIV-1 연구에서 선도물질이 HIV-1의 10개 균주(strain)를 중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속도감 높은 파이프라인은 어떤 게 있나요?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은 TAER-TABTM/AbRepter 플랫폼의 선도물질인 PTX-299로 다른 항체 약들과 차별화된 최고의 암 치료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선도물질은 기존의 18개 이상의 표적TKI 항암제가 해결하지 못한 77개에 달하는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EGFR)의 발암성 돌연 변이를 모두 분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를 위해 약물 내성 동물 전임상 개념실험 결과를 확보했고, 더 심도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선도물질은 KRAS 돌연 변이 종양, BRAF 약물 내성 종양에도 적용될 수 있는 약물입니다."

 

난치성 질환을 타깃하는 면역항암제 개발뿐만 아니라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암세포와 감염 바이러스가 면역시스템을 회피하는 기전이 놀랍도록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면역관문억제제로 알려져 있는 PD-1이 B형·C형 간염, HIV와 같은 만성 또는 급성 바이러스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면역항암제와 항바이러스 개발을 별개로 보는 것보다 하나의 묶음으로 통합해 질환 타깃을 이해하면 새로운 관점에서 신약개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0개 이상의 바이러스와 결합해 분해하는 과정의 이해가 발암 수용체 분해 약물개발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런 통합적 이해는 당사가 표적하는 수용체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SK증권, DSC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국내 VC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국내 VC가 어떤 점에 주목해 투자했다고 생각하나요?

"한국인이 보스턴에 설립한 미국 회사, 신약개발에 경험이 많은 고급인력 구성, 탁월한 파이프라인과 성장성이 투자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기술을 보유한 점,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연구기관과 협력 가능성도 국내 VC에서 주목한 것 같습니다."

 

올해 회사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뭔가요?

"선도물질의 전임상 독성 준비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벤처캐피탈(VC)로부터 다음 펀딩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로벌 기업과 L/O를 통해 회사 규모가 커지면,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 있나요?

"향후 2~3년 안에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파인트리테라퓨틱스에서 구성원들과 어떤 미래를 그리고 싶나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보스톤)의 Ipsen Biolabs에 위치한 파인트리테라퓨틱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보스톤)의 Ipsen Biolabs에 위치한 파인트리테라퓨틱스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회사의 성장뿐만 아니라 구성원들과 동반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구성원의 커리어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채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리더로서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미국에 온 지 28년이 됩니다. 학생 신분으로, 연구원으로, 임원으로 신약개발 업력을 쌓는 과정 중에 '살아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이를 통해 성장했습니다. 지금도 무한경쟁 보스턴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노바티스에 근무하는 한인 과학자와 임원이 많지만, 제가 근무를 시작한 2002년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파인트리테라퓨틱스도 보스턴 지역에서 한국계 벤처캐피탈 투자를 받고 창업한 첫 한국계 미국 회사입니다. 운 좋게 레이저티닙 같은 성공적인 약을 만드는 데 참여했지만 저보다 훌륭한 한인 과학자 및 임원이 보스턴 지역에 많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송호준 대표는

□ 학력
ㆍ충남대학교 졸업
ㆍ오레곤주립대학교 유전학/신경과학 박사

□ 경력
ㆍ2019.1 ~ 현재 파인트리테라퓨틱스 대표이사
ㆍ2009.1 ~ 2018.12 제노스코, Director of Biology
ㆍ2002.2 ~ 2008.12 노바티스, Project 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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