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운송 까다롭지만 연봉이나 근무 환경서 이점 없어
공산품이나 식품보다 더 민감한 의약품 운송 조건도 한몫

의약품 운송직원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원인 중 하나로 쿠팡, 마켓컬리 등 배송에 강점을 둔 물류 사업체들의 성장이 지목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방역지침이 강화되며 쿠팡, 마켓컬리 등은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식자재·생필품 등을 배송해 국내·외 없는 호황을 누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184억 637만 달러(약 23조 9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83.4% 성장했다. 마켓컬리 또한 전년대비 64% 성장한 14억 5614만 달러(약 1조 8267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의약품 도매상 한 임원은 "국내 제약업계의 운송직원 부족의 원인 전부를 쿠팡과 마켓컬리 등 물류 기반 업체의 성장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맞다"며 "해당 기업의 성장과 함께 운송직원에 대한 처우도 개선되면서 인력 이동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송 업무 종사자의 연봉 및 근무 환경 등 직원 처우를 살펴봤을 때 의약품 유통업의 이점이 존재하지 않아 이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별도의 추가 절차 없이 배송이 완료되는 일반 물류 업체들과 달리, 의약품 유통의 경우 납품처가 약국, 병원 등으로 다양해 제품의 인계 과정 등에서 추가적 절차들이 발생한다"며 "업무를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고, 체감 업무 부담이 적은 업종에 운송 인력이 쏠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배송 대행 플랫폼 등 운송자를 필요로 하는 업종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운송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또한, 일반적인 공산품이나 식품보다 더 민감한 의약품 운송 조건도 한 몫 한다는 입장이다.

의약품 제조업체 및 도매상으로부터 위탁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물류업체 품질팀 관계자는 "의약품은 허가 시 제출한 운송 조건을 유지하지 않는 경우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다른 운송 품목보다 까다로운 면이 있다"며 "최근 개정 유예된 생물의약품 등에 관한 콜드체인 규정이 재시행될 경우에는 이 부분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일부 제약 유통 관련 종사자들은 최근 백화점 등 쇼핑몰 업체들이 온·오프라인 통합 시스템을 내세워 물류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운송업자들이 일반 물류 업체 쪽으로 쏠림 현상이 더 가중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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