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몰리는 바이오벤처에 투자 전문가 필요성 급증
경험자의 조언 "회사 전반 운영할 수 있는 역량 갖춰야"

금융투자업계에서 바이오벤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업계는 금투업계에서 갖춘 투자관련 역량과 바이오벤처 간 시너지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도 바이오벤처 CFO에 필요한 투자 외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히트뉴스가 조사한 바(2021년 9월 16일 기준)에 따르면 바이오벤처업계에는 최근 9월 액체생검 전문기업 싸이토딕스 공재경 이사(CFO)영입까지 다수의 이직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이직 형태가 최근 기술위주 스타트업 홍수 속에서 나타난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라는 의견이다.

금융·투자업계→바이오벤처 CFO 이직 현황
금융·투자업계→바이오벤처 CFO 이직 현황

 

자금 몰리는 바이오벤처, 투자 전문가 필요성 급증

첫번째 발생하고 있는 수요는 금융권 트레이닝을 받은 투자전문가다. 업계는 기술 바이오벤처 인력구성이 연구인력 위주인 만큼 금융권에서 훈련을 받은 전문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니너스 구완성 상무는 "연구 중심 바이오벤처들에서 금융권 트레이닝을 받은 인력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산업대비 바이오벤처의 설득 방식이 다르다는 것도 금투 출신 CFO가 선호되는 이유다.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현재 재무상황에서 기술이 가져올 미래 재무상황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사모펀드(PEF)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긴 관계자는 "기술 위주 바이오벤처 설립이 늘면서 회사 기술에 대한 이해와 그 가치를 측정해 자금 확보로 연결시킬 수 있는 CFO가 필요하지만 기존 업계에서는 길러지지 않은 인력"이라며 "바이오벤처가 회사의 가치와 미래를 이야기하던 사람들과 접촉(contact)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설명했다.

바이오벤처의 CFO는 '우리 회사 당기순손실은 50억이지만 5년 후에는 500억 수익을 낼 수 있다'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존 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역량을 가진 CFO가 길러지지 않았고, 최근 이 역량이 필요해지고 있다는 의미였다.

투자자금 모집에 대한 노하우도 남다르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인투셀 서영석 상무는 펀딩을 위한 금융 네트워크 및 펀딩 투자자 구성 등 기존금투 경력을 가진 CFO가 이점이 있는 부분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단편적인 예로 금투 출신 CFO가 한 번 펀딩할 때 2~3년치 운영경비를 예측해 자금을 유치하며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최소 1년 반 정도가 남은 시점에서 새로운 투자유치활동을 한다면 업계는 6개월~1년 남은 상황에서 새 투자유치를 하기도 한다"며 "투자자 니즈에 끌려 다니는 경우가 발생하며 자금을 조달한다 하더라도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생 시 불리한 조건이 만들어지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경험자가 말하는 금투에서 바이오벤처 이직
"윈윈" vs. "충분한 준비 해야"

이직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금투에서 바이오벤처 이직이 투자업계와 바이오벤처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윈윈'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연봉이나 스톡옵션 등 금전적 목적만을 생각한다면 후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투 노하우 이식은 긍정적
금융투자 업계에서 쌓은 네트워크와 금융 매커니즘에 대한 익숙함은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자금조달 타이밍이나 투자자 구성 등 자금 출처까지 투자에 대해서는 차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영석 상무는 "연구자 위주 바이오벤처는 투자금 유치 경험이나 금융권 네트워크 부족으로 투자 업무는 '물어물어'하는 경우가 다수"라며 "이에 익숙한 금융투자 전문가들의 바이오벤처 진출은 바이오벤처에는 전문성을 금투영역에는 원활한 소통을 제공하는 윈윈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CFO라 쓰고 COO라 읽는다? 바이오벤처 COO 역량 갖춰야
그렇지만 바이오벤처 CFO가 갖춰야할 역량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바이오벤처 특성상 연구인력 대비 경영·관리 인력이 부족해 기대하던 CFO 업무 외 운영 전반적 역할 수행할 수 있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까지 요구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벤처 CFO의 역할이 CEO 영역까지 미치기도 한다"며 "바이오벤처 이직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간접적으 관리에 대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투업계에서 바이오벤처로 넘어오는 경우 투자 관련 역량은 강점이겠지만 인사, 총무, 기획, 홍보, 재무 등 관리업무 경험이 없다면 더 큰 단점이 될 것"이라며 "일부 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벤처 경영자 과정 이나 경영학 석사(MBA) 등 간접적으로라고 경험을 쌓고 이직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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