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주인 바뀌기 전날 '퀸 엠마뉴엘' 선임 소식 띄워 
'퀸 엠마뉴엘'은 세계 대기업들이 가장 꺼린다는 로펌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해외 진출하는 기업 겨냥 할 듯

휴젤의 최대주주 자리를 놓고 베인캐피탈과 GS컨소시엄 간 흥정은 25일 1조7239억여 원에 체결됐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M&A(인수합병) 역사상 가장 비싼 실거래 유통가격이다.

이로써 베인캐피탈은 2017년 약 9300억 원을 투자해 4년 만에 85.4%(17,239÷9,300×100-100)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고, GS그룹은 바이오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신사업을 더욱 확장하게 됐다. 

이 모든 게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6년에 걸친 치열한 보톡스 전쟁을 기회로 삼은 휴젤의 가치창출에 방점을 둔 적극적 '토털 마케팅 행위의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24일,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세계적 로펌인 '퀸 엠마뉴엘'을 선임했다고 자사 홈페이지 뉴스룸에 공개했다. 

이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싸움하느라 그동안 유보해 온 휴젤을 필두로 한 다수의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개발 제약사들을 겨냥한 의도적 '선전 포고'로 해석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단 2개 종류의 균주로 4곳 제약사만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개발에 성공했는데, 국내에서는 아주 열악한 바이오제약 환경인데도 우후죽순 최소 12곳 이상 제약사들이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개발한 것에 대해 메디톡스는 여전히 자사 균주와 제조 공정 등을 가져가 제품을 만들거나 만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의 '퀸 엠마뉴엘'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가장 상대하기 꺼려하고 두려워하는 로펌 1순위에 든다는 평가가 난 국제적 소송 전문 조직이다. 

한국과 관련된 '퀸 엠마뉴엘'의 대표적 소송 수임 사례는 삼성전자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애플과 중국 화웨이와의 '스마트폰' 관련 소송에서 '퀸 엠마뉴엘'은 애플과는 화해를, 화웨이를 상대로는 승소를 이끌어냈다. 또한 중국의 대형 보험사인 '다자보험'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상대로 제기한 미국 소송에서 미래에셋에게 승소를 안겨준 바 있다.

'퀸 엠마뉴엘'의 창립자인 '존 퀸'은, "메디톡스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모든 자료를 면밀히 검토했으며, 이를 통해 모든 침해 당사자로부터 메디톡스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방어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분쟁에서 사활이 걸릴 정도의 피해와 상처를 입었지만 다시 부활할 수 있는 적지 않은 소득을 챙기고 기회와 희망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는 두 제약사 간의 다툼에서 보툴리눔 균주 자체는 영업 비밀에 해당하지 않으나 제조공정 부문에서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21개월간의 판매정지 처분을 내렸다. 

결국 대웅제약 미국 파트너인 에볼루스는 합의금과 함께 미국에서 발생하는 주보(나보타) 판매액의 소정 비율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메디톡스에게 지급하고 자사의 2대주주가 되는 기회를 메디톡스에 부여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최근 미국 ITC 소송을 통해 자사의 지적재산권이 보호되어야 하는 이유와 정당성이 명확히 확립됐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문제는 협상이다. 보톡스 전쟁뿐만 아니라 기업 간의 소송전은 끝판까지 가서 상대방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윈윈할 수 있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다툼으로 전개돼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보톡스 다툼은 졸작에 속한다는 생각이다.

벌써 체결된 그 M&A 과정에서 휴젤과 메디톡스가 균주 논란에 대해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바이오업계에서 새어 나온 것을 보면 앞으로 소송전이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해진다.

보툴리눔 톡신은 가장 위험한 맹독성 물질 중의 하나다. 따라서 제조공정이 무척 까다롭다. △균주배양 △독소침전 △독소추출 △정제 등 4단계로 구분된다. 보톨리눔 톡신 제제는 순도가 생명이다. 순도가 높을수록 지속효과가 높고 내성 등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퀸 엠마뉴엘'은 이러한 점들을 소송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것 같다. 또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가지고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제약사들을 집중적으로 겨냥 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가 미국 로펌 '퀸 엠마뉴엘' 선임을 통해 예고한 세칭 보톡스 전쟁의 제2막이 어떻게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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