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 R&D 역량·시장 개척·사업 다각화 등 다양한 접근

중견·중소 제약사 관계자들이 제네릭 의약품 공동 생동과 자료제출의약품 공동임상을 '1+3(각 4개, 수탁사 1곳당 위탁사 3곳까지만 허용)으로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마케팅 역할과 역량 강화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는 공통 의견을 밝혔다.

관련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으며 앞으로 복지위원회 전체 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 상정 등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중견·중소 제약사들도 자체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특화 사업 개척 의지를 보이는가 하면, 성장 한계를 느낀 일부 회사 경영인들은 M&A(기업합병)를 고심하며 새로운 모멘텀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개량신약을 통해 신약개발 역량을 쌓은 한미약품, 그 뒤를 이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나 대화제약은 자체 임상으로 자사 품목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7가지 특수 제형 기술, 지엘팜텍은 제형 설계 역량, 씨티씨바이오는 구강용해필름(ODF) 제형 기술을 성장 동력으로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알리코제약은 핵심 역량인 수탁사업 확대와 여성특화 사업 기반을 구축하며 의료기기·마이크로바이옴 등 신사업에 뛰어들고, 한국코러스(모회사 지엘라파)는 제네릭 사업 구조를 탈피해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베터 개발 △백신 CMO 등 기업가치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제약사 사업개발 담당 임원은 "제약회사 이름을 단 회사가 많다. 하지만 연구개발, 생산, 영업마케팅 중 두 개 이상 스스로 하는 회사 얼마나 되겠냐"며 "M&A(기업합병)가 답이 될 수 있다. M&A를 통해 규모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계는 위기라고 할 때마다 비용만 관리하고 혁신은 없었다. 국내 CMO 회사들은 글로벌 CMO가 돼야 현금이 생기고 신약개발 이야기를 하는 게 순서에 맞다"며 "국내에서 제네릭 판매해 신약 연구개발할 수 있을까. 질과 규모도 확장하며 신약 개발에 도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량신약 개발기술을 보유한 회사의 대표는 "연구개발은 물론 생산과 판매도 직접 하지 않던 중견사의 고민이 깊다. 산업은 연구개발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며 "변화에 당황하는 것만으로 바람직하다. 미래 경쟁력 발굴을 놓치는 회사는 없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국내 한 중견 제약사는 "법안 취지는 공감하나 1+3은 중소제약사의 개량신약 공동개발 기회가 잃게 할 것이다. 모든 중소사들은 법안의 즉시 시행을 결코 반길 수 없다"며 "제네릭 수탁 이익도 줄 것으로 보여 부담이 크다.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만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려 애쓰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른 중소사 역시 "1+3으로 중소기업은 퇴출당하며 국내 제약업계가 역삼각형 구조가 되는 것 아닐까 우려스럽다. 중소기업은 제네릭을 포기하고 건강기능식품 등 제품 제조업을 할 수밖에 없으나, 이 또한 녹록지 않다"며 "글로벌 업계추세에 따라 국내 업계 역시 바이오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들의 답변처럼 '위 수탁' 수익을 갖던 회사들은 규제에 따른 사업 축소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1+3은 산업 R&D 투자나 혁신을 도모하는 취지로, 상위사만의 참여 기회로 악용되지 않으며 중견·중소사 간 공동임상과 위 수탁생산 방안은 일부 인정하도록 마련돼야 할 전망이다.

제약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한 인사는 "자체 임상, 생동 능력이 없는 제약사면 제약업을 해야 하나 고민할 때"라며 "위탁사 3곳까지는 허용되니, 위 수탁 사업 협업을 모색할 능력은 길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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