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옥 진메디신 대표

 히트뉴스는 진메디신 본사에서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를 만나 창업의 길로 접어든 윤채옥 대표의 이야기부터 항암바이러스 신약개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히트뉴스는 진메디신 본사에서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를 만나 창업의 길로 접어든 윤채옥 대표의 이야기부터 항암바이러스 신약개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항암바이러스 분야에서 우리가 가진 기술력은 글로벌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를 약으로 개발하는 후기 임상시험의 경우 경험이 많은 파트너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글로벌 제약회사에게 기술이전을 하는 것 만이 아니라, 그들과 개발 전주기를 함께 하는 공동개발을 하고 싶어요."

하버드의대, 연세대, 한양대 등에서 항암바이러스 연구만 25년간 해온 윤채옥 교수는 지난 2014년 진메디신을 창업했다. 연구자의 길을 걷다, 항암바이러스 신약 개발이라는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창업의 길을 선택하는 데 고민이 적잖았다.

그러나 연구자의 우직한 뚝심으로 창업을 결심한 이후 현재까지 그는 '항암바이러스 신약 개발'이라는 꿈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히트뉴스는 진메디신 본사에서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를 만나 창업의 길로 접어든 윤채옥 대표의 이야기부터 항암바이러스 신약개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4년 창업 이전에도 다양한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을 당시, 창업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셨다고 말씀한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물론 그 당시도 항암바이러스가 약으로 개발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다만 기업가로서 삶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어요. 특히 외부 자본(VC 등)을 투자받는 순간, 제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앞만 보고 특정 성과를 내야 하잖아요. 제 인생에 있어 많은 부분을 (항암바이러스 신약개발을 위해)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신중하게 외부 투자를 받았어요. 저희가 필요로 하는 자금은 확보된 상태였고, 급하게 외부 자금을 큰 규모로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우리가 개발한 항암바이러스가 글로벌 수준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이를 약으로 개발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특히 모더나의 초기 창립자인 로버트 랭어 교수 연구실에 약 1년 동안 안식년을 갔을 때, 기업가 정신을 배우게 되면서 창업 결심을 했어요. 안식년 이후 본격적으로 투자를 받으면서, 창업을 길로 들어섰죠. 투자를 받은 이후에는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항암바이러스가 실제 약으로 개발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우선 항암바이러스의 개념부터 잡아주신다면요?

"보통 바이러스라고 하면, 사람들은 질병을 먼저 생각하잖아요. 지금 우리 일상을 앗아간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렇고요. 하지만 우리 몸 속에 들어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지구상 약 4만종 이상의 바이러스 가운데 0.1% 이하입니다.

이런 바이러스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 '감염'입니다. 흔히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기생하지 않으면 증식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바이러스 입장에서 숙주세포로 침투해 들어가는 것(감염)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mRNA 기반 백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를 전달할 수 있는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이잖아요. 이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백신을 구성하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세포에 쉽게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현재 개발 중인 약물들은 약효를 나타내는 물질 못지 않게 이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어요.

그러나 바이러스는 그 자체로 세포로 침투해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은 진화적으로 부여받았어요. 감염 능력이 없는 바이러스는 이미 도태됐거든요. 이런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해 들어간 이후, 숙주세포에서 살아남으려면 '증식'이 중요합니다. 증식을 위해서 바이러스는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 내야 하죠. 그런데 이러한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과정도 쉽지 않아요.

정리해 보자면, 바이러스는 세포로 내로 잘 침투해 들어갈 수 있는 능력과 세포 내로 들어가 증식을 위해 단백질 발현 능력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능력이 유전자치료제 근간이 되는 기술입니다."

 

그렇다면 항암바이러스는 암세포에 들어갈 수 있는 침투력과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그렇습니다. 항암바이러스는 암세포 내에서 활발하게 증식할 수 있도록 공학적으로 조작한(engineering)한 바이러스입니다. 항암바이러스는 암세포에만 침투해, 활발하게 증식을 한후 결과적으로 암세포만 골라서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죠. 정상세포에 항암바이러스가 들어가도 증식 과정을 거칠 수 없어, 정상세포에는 어떤 해도 입히지 않습니다.

항암바이러스는 암세포에 침투해 들어가, 우리가 원하는 치료 유전자를 많이 만들어 낸 뒤, 그 치료 유전자가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을 분비해 내는 것이죠. 이러한 항암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암세포에 침투해 들어가 죽이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교수님께서는 25년간 항암바이러스 연구에 매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항암바이러스 기술은 어디까지 발전했나요?

"최근 항암바이러스 3세대까지 개발이 됐습니다. 3세대 항암바이러스 기술은 온몸에 퍼져있는 전이암까지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우리 몸은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바이러스를 제거(clearance)할 수 있는 면역반응(immune response)을 일으킵니다. 항암바이러스 입장에서는 매우 불리한 환경이며, 이러한 환경을 극복해야 합니다.

때문에 우리 몸 속에 전반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항암바이러스 개발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회사는 전신투여가 가능한 바이러스 플랫폼(viral platform)을 개발했고, 이를 임상시험에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진메디신 항암바이러스 플랫폼의 강점[출처=진메디신 IR 자료]
진메디신 항암바이러스 플랫폼의 강점[출처=진메디신 IR 자료]

전신투여가 가능한 viral platform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우리 몸에서 바이러스를 인식하는 부분은 바이러스 표면이에요.(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식하잖아요.) 우리 몸 속 면역체계는 바이러스의 외부 표면 단백질을 인식하고 clearance 메커니즘을 작동시켜 바이러스를 죽이죠.

우리가 개발 한 항암바이러스는 몸 속의 이런 clearance 메커니즘을 피하기 위해, 우리 몸이 외래성 물질로 인식하지 않는 비면역성(non-immunogenic) 물질로 감쌉니다. 때문에 저희 항암바이러는 몸 속으로 들어가도 우리 몸 속에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non-immunogenic 물질로 감싼 항암바이러스는 암세포에만 들어갈 수 있는 표지자(marker) 역시 붙여줘야 합니다. 이런 엔지니어링 과정을 마친 바이러스는 동물실험을 통해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수용체(receptor)와 특이적(specific)으로 결합해 감염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정상세포에는 감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암세포에만 들어간 항암바이러스는 증식 과정을 거쳐 암세포에 지속적으로 침투해 활발한 항암작용을 합니다."

 

항암바이러스는 꽤 오랫동안 연구됐다고 들었는데, 그동안 약으로 개발된 사례를 듣고 싶습니다.

"2000년부터 항암바이러스 개발 연구가 시작됐고, 중국에서 연구가 본격적으로 제품화가 됐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개발된 의약품의 경우 글로벌에서 범용적으로 처방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2015년에 암젠에서 '임리직'을 발매하면서, 전 세계에서 항암바이러스를 주목하게 됐습니다. 물론 암젠이 임리직을 발매하기 전에도 항암바이러스 약물 개발 임상시험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죠.

초기에는 항암바이러스가 암세포 특이적으로 죽이는 능력이 강조됐어요. 그러다 2015년부터 항암바이러스가 면역항암치료제로써 각광받기 시작했어요. 특히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등 면역항암제가 반응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항암제와 병용 임상을 하면서, 항암바이러스의 가치가 다시금 주목받았죠. 실제로 빅파마들은 10년 전부터 항암바이러스 파이프라인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요. 관련 기술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요."

 

진메디신이 개발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만의 차별점이 궁금합니다.

"모든 약물은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 한계를 최소화 하고,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올리는 게 숙제입니다. 항암바이러스 역시 암세포만 죽여아 하고, 정상세포는 죽이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전에 개발된 항암바이러스의 경우 정상세포를 죽이는 현상을 보여, 임상에서 고농도로 투어됐을 때,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만큼 항암바이러스가 투여돼야 하지만, 반대로 (정상세포가 죽는) 부작용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기존 항암바이러스의 숙제는 약효를 보일 만한 약물 농도에서 부작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또한 암세포는 끊임없이 돌연변이(mutation)를 일으킵니다. 바이러스가 암세포에 침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암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receptor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암세포가 변이 과정을 통해 이 receptor를 숨겨버립니다. 그 결과 항암바이러스를 아무리 많이 주입해도 암세포의 receptor가 없어,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죠. 암세포가 악화될수록 두껍게 쌓이는 세포외기질(ECM)이 인해 바이러스가 다른 암세포로 지속적으로 감염 및 증식하기 어려운 환경 역시 한계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 회사는 receptor에 의존하는 않는 항암바이러스 기술을 이미 개발했습니다. 또 ECM을 녹여서 바이러스가 다른 암세포로 잘 증식해 나갈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이런 EMC 기술로 인해서 면역항암제 등 다른 병용요법에서도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개발 중인 항암바이러스는 여러 치료 유전자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멀티 타깃팅(multi targeting)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기작은 암의 내성(resistance)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전신투여가 가능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전신에 퍼져있는 암의 전이(metatsis)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임상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파이프라인을 보니, 전이성 간암, 췌장암 등 현재 치료 선택지가 많지 않은 암종을 타깃으로 약물 개발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기술이전 계획도 함께 말씀주세요.

"표준치료법이 많지 않은 암종을 타깃으로 해서 허가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3상까지 이끌고 가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를 찾아서 기술이전을 할 계획입니다. 1상에서 2상까지는 저희가 이끌고, 이후 기술이전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기술을 넘기는 계약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임상시험 과정 중에서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형태의 계약을 맺고 싶습니다. 우리도 항암바이러스에 대해서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 같이 연구를 할 때 약 개발의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