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의료기기기업 인증업체와 만나다
혁신의 재구성 #5. 피씨엘

"동료 직원들이 우리 회사에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해 나를 뛰어넘길 바랍니다. 그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프리미엄 진단기술을 세계 모든사람과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코로나19는 2020년 전세계를 지배한 위기였고, 현재 진행형이다. 치료제와 최근 백신 개발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종식'을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우리는 당연히 사적 모임에도 인원 수를 살펴야 하며, 술자리에서는 술을 더 주문할 때 시계를 본다. 내일 생활을 위한 수면시간을 가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폐점시간에 맞춰 술을 잘게 나누어 마시는게 나을 지, 빠르게 새 병을 비우는 게 나을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가끔 옛날 영화를 보게 되면 길거리나 대중교통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연기자들에게 위화감을 느끼기도 한다.

분명한 위기 속에서 희망을 조금이라도 내비춘 이들은 호황을 맞았다. 결실을 찾기보다 희망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 속에서 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진단시약과 진단키트 개발 기업들은 희망보다 결실을 맺은 이들로 분류해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연구해 온 진단기술이 빠른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히트뉴스가 만난 혁신형 의료기기 인증기업은 결실을 맺은 진단 전문 기업으로 오랜 침묵을 깨고 2020년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면역진단 리더를 자처하는 체외진단 전문기업 피씨엘(대표 김소연)이다.

 

피씨엘(PCL)은 어떤 회사죠?

"안녕하세요. 피씨엘은 체외진단 전문 기업입니다. 2008년 창업 후 현재는 SGCAP을 활용해 다중면역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김소연 피씨엘 대표
김소연 피씨엘 대표

 

짧은 인삿말씀 중에서도 'SGCAP'과 '다중면역진단기술'이 생소합니다.

"우선 체외진단과 면역진단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체외진단은 몸 속에 혈액이나 침, 소변 등을 이용해 질병 물질들을 찾아내는 기술입니다.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바이러스에 대한 질병 마커가 우리 몸에 남아있게 되는데, 바이러스의 항원, 혹은 바이러스가 만들어지는 항체에 대한 진단을 면역진단이라 부릅니다.

저희는 체외진단 검사 중에서도 면역진단을, 특히 한 번에 여러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다중면역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 같은 다중 면역진단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SGCAP입니다."

 

SGCAP은 뭔가요?

"SGCAP은 저희의 독자적인 질병진단 플랫폼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3차원 검사로, 2차원에서 진행되던 검사를 3차원으로 넓혀 같은 공간에서 많은 질병을 검사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를 여러 개 검사하다 보면 자연스레 검사 공간을 나누어 쓰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민감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지요.

저희는 그걸 3차원 접근으로 해결했습니다. SGCAP은 한 번여 여러 바이러스를 검사 하면서도 민감도가 떨어지지 않는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GCAP 모형

 

SGCAP 기술 구현에 있어 중요한 점은 무엇이죠?

"고위험군 바이러스 검사에서 중요합니다. 흔히 말하는 '에이즈'나 B형 간염은 바이러스 자체로 위험합니다. 특히 수혈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겨갈 경우에는 더욱 위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검사에서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진단 중에서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서 철저하게 인증해야 하죠.

단적으로 말하면, 5천개 이상 임상 검체를 사용해서 검증을 해야 허가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다중으로 한 번의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여러 개 검사하는 기술은 저희가 세계 최초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다중진단은 여러 곳에서 들은 것 같습니다. 다중면역진단은 이와 다른가요?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기술 중 면역진단 외에 분자진단은 이미 다중진단으로 넘어갔습니다. 분자진단은 바이러스 안에 있는 유전자를 검사하는 방식입니다. 분자진단은 유전자를 증폭하는 과정으로 다중진단 기술 구현이 상대적으로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바이러스를 검사해도 민감도에 지장을 받지 않다는 것도 다중진단으로 넘어갈 수 있는 근거라 할 수 있죠.

그렇지만 면역진단의 경우 이것이 어렵습니다. 항원 항체는 결국 단백질인데, 단백질은 증폭이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3차원 적인 물질로 단백질을 쌓아 올려 같은 공간에서 많은 검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단 하나라도 놓치면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다중면역진단 기술 개발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단 하나라도 놓치면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다중면역진단 기술 개발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

 

그렇다면 기술을 활용해 주력하고 있는 제품군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세 가지를 들 수 있겠습니다. 먼저 하이수(HiSU)입니다. 다중면역진단 솔루션으로 500명을 2시간 안에 검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음은 오키(Oki)입니다. 하이수와 유사한 성능을 갖고 있는 솔루션으로, 크기가 작아 아프리카, 이집트, 인도 등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솔루션입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항체·항원 진단 토탈 솔루션 제품군이 있습니다."

Hi3-1 (Multiplex HIV 1/2 and HCV Antibody Detection Kit)
Hi3-1 (Multiplex HIV 1/2 and HCV Antibody Detection Kit)
항체항원 진단키트 PCL COVID19 Ag
항체항원 진단키트 PCL COVID19 Ag

 

PCL은 2008년 창업 이후 2020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전 까지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역시 기술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많은 국책과제를 수행해 왔습니다. 국내에서 '국가 R&D지원을 많이 받는 회사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PCL은 항상 등장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연구를 통한 성과들이 국내를 포함해 국제적으로 인정 받고 있고, 이 성과들이 외부 투자와 연결돼 왔습니다. 바이오 투자가 활성화 되지 않은 시기부터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흑자전환과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 획득 비결을 모두 들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인증 기간 내에 이루고 싶은 구체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구체적인 목표는 적십자 공공입찰 낙찰입니다. 적십자는 국내에서 취급하는 혈액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수혈 등을 위해서는 혈액 내 바이러스 검사가 필수인 만큼 국산 진단기기의 적십자 낙찰은 국내 점유율 확대에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실 국내 혈액시장은 해외 여러 업체들도 군침을 흘리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5000만명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혈액원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닙니다. 우리는 여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면 글로벌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히 저희 제품들은 신제품 위주로 구성돼 있어 글로벌 진출에 국내 판매 실적이 매우 중요하기기 때문에 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존까지는 해외기업이 입찰해 왔습니다. 입찰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분명히 말씀드리면 저희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더 좋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닌 편의성 때문입니다.

적십자 입찰은 보통 5~10년 주기로 이뤄집니다. 입찰에 성공한 업체들은 그 기간 동안 사용제에게 제품을 제공해 왔고, 이것은 사용자 니즈에 맞춘 편의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이유는 혁신성으로, 편의성은 장기간 사용으로 확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혁신성 만큼은 저희 제품이 월등하다 자신합니다."

 

PCL의 장기적인 목표와 추구하는 가치도 듣고 싶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저희 제품의 글로벌 진출 등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같은 일들을 툼여하게 공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동료직원의 성장입니다. 직원들이 저를 뛰어넘어 주길 바랍니다. 자신들의 가치를 우리 회사에서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것들이 가능해지면 궁극적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가 이루고 싶은 것은 진정한 프리미엄 기술을 소득, 지위 등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 입니다"

 

규제당국과 업계에 바라는 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민간규제기구 도입입니다. 제품에 대한 인증·승인 권한을 민간 인증기관에 이관해 자율적이고 유연한 시장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물론 안전성과 유효성은 최 우선 가치로 두어야 하겠지요.

진단 업계인으로서는 '늘어난 진단 시장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에 대응할 체력을 기를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 파이를 넓히는 데 업계 모두가 함께 하길 바랍니다."

"저가 경쟁은 결국 중국을 위한 전략이 될 뿐입니다. 접근성 높은 미국, 유럽 시장 등에서 글로벌 기업과 저가경쟁을 하기보다는 우리나라 만의 기술을 통한 새로운 시장 진출이 필요합니다"
"저가 경쟁은 결국 중국을 위한 전략이 될 뿐입니다. 접근성 높은 미국, 유럽 시장 등에서 글로벌 기업과 저가경쟁을 하기보다는 우리나라 만의 기술을 통한 새로운 시장 진출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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