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랩스·온누리H&C, 약국 영업모델 본격 가동
대한약사회-정책개선 건의 · 경기도약-설명회 개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판매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업체가 느는데다, 약국 참여 소식도 알려지면서 약사단체들이 "대응하자, 준비하자"는 등 긍정적 수용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소분한다는 특성에 비춰 "산업계를 위한 정책"이라고 우려했으나 약국 도입모델 등장 등에 따라 입장을 재정립하고 있는 것이다.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모노랩스 건강기능식품 정기구독 서비스 ‘IAM____'을 도입한 정석문 독수리약국 대표약사 (사진제공=모노랩스)
모노랩스 건강기능식품 정기구독 서비스 ‘IAM____'을 도입한 정석문 독수리약국 대표약사 (사진제공=모노랩스)

정부는 '나만의 건강기능식품' 서비스를 지난해 4월 시범 허용했다. 소비자 습관을 분석하고 그에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을 소분해 추천 판매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현재까지 17개 업체가 각 사업 개시일로부터 2년 간 시범 운영할 수 있다.

영양, 건강상담은 의사, 약사, 영양사 등 전문성 있고 믿을 만한 전문인들이 할 수 있다. 규제특례 신청 기업은 판매 영업장, 소분 제조사와 사업계획을 마련했고 지난해 7월 풀무원건강생활이 국내 최초 서비스 '퍼팩'을 개시했다.

이런 가운데, AI 추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모노랩스와 온누리H&C의 건강기능식품 사업 법인 등은 약국 모델을 론칭했다.

이들의 모델에 따르면 제품 소분 제조는 제조사가 하면 되고, 약국은 소비자 습관을 분석할 전문 상담과 소통에 주력하면 된다. 업체와 약국 간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건강기능식품 구매 채널로 약국 비중이 줄어드는 데다 업체들의 사업 추진속도가 빨라 "선제적으로 약국도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약사회는 "약사사회도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사업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경기도약사회(회장 박영달) 학술위원회와 연수교육단은 '약사가 준비하는 건기식 소분사업 On Line 설명회'를 1월 30일 개최한다. 사업 시행을 앞둔 시점에 약사사회 대응과 준비가 부족하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게 약사회 판단이다.

박영달 회장은 "건기식 소분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무성한 상황으로 매우 우려스럽다"며 "사업 관련한 회원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설명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경기도약은 ▲사업 설명 ▲사업이 약업계에 미치는 영향 ▲사업에서 약사들의 강점 ▲사업의 핵심과 향후 약사사회의 대응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히트뉴스에 "계속 우려를 표하며 사업을 반대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상황에서 본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특정 업체를 거론하기보다 회원들이 참여할 지, 선택할 지를 두고 생각할 기회를 주려는 취지"라고 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의약품'에 매달릴 수 없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자고 했었다. 

'건강관리'와 '예방'이 강조될 향후 헬스케어 트렌드에 발맞추자는 이유에서다. 약국들도 업체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참여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다만 사업 방향을 우려하면서 정책 개선안을 정부에 전해야 한다는 게 대한약사회 의견이다. "반대하겠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현 사업기조가 산업계 요구를 바탕으로 약사 등 전문가들은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지난 25일 주요 회무 계획 중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 개선 요구 추진안을 설명했다. 현재 맞춤형 건기식 사업 모델은 영업장을 1회 방문한 후 제조자가 소비자에 직접 배송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사실상 소비자 수요 보다는 산업계 요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판매업소가 아닌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자, 유통대기업 중심의 판매방식으로 설계됐다"고 했다. 시장 논리에 의해 전문가 역시 배제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건기식의 허위·과장광고, 판촉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안전성이 계속 늘고 있어 규제는 강화하고 정책 개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맞춤형 건기식에 있어선 3가지 방향성을 소개했다. 온라인, 방문 판매 등의 참여를 제안하고 소비자가 건기식 제조사에 직접 주문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한약사회는 "상담 매장을 통한 주문 구매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맞춤형 건기식 사업이 약국 등 오프라인 영업장을 거점으로 할 수 있도록 정책 개선을 제안할 방침이다.

이밖에 전문가 취급용 건강기능식품 분류 등을 제안하고 건강제품 안전사용을 위한 국민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맞춤형 건기식 사업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일선 약국들에 달렸지만 "주도권을 갖겠다"는 취지로 약사단체들은 의견 개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양덕숙 한국약사학술경영연구소(KPAI) 소장은 히트뉴스에 "건강기능식품은 생리활성에 영향을 줄 효력은 있다"며 "기존의 병력, 처방약, 생활습관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 탄생 초기 약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일반 사업장과 온라인 유통이 활발해졌던 것으로 진단했다. 향후 건강기능식품의 존재가치는 오를 것으로도 봤다.

양 소장은 "약국은 건강상담을 하는 공간이다. 상담에 특화한 맞춤형 건기식 판매를 도전해야 할 때"라며 " 타업종이나 시설이 아니라 약국에서 약에 대한 전문가인 약사에 의해 맞춤형 건강기능성 식품 서비스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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