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내 먹는센서 삽입, 파괴적 혁신했지만 이미지 버블이 독으로
정신질환 등 비대면 분야에서 기대 모으며 FDA 후속승인 잇달아

2020 상반기, 디지털 헬스케어 대표주자의 희비소식 [상]

**글=이병일 닥터온 대표

7월이다. 2020년 코로나19사태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중에도 절반이 뚝 지났다. 상반기를 마무리하던 지난 달, 미국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유니콘 기업 '프로테우스 디지털 헬스(Proteus Digital Health)'의 파산 신청 소식과 또다른 디지털 신약 혁신 기업 '알킬리 인터렉티브(Akili interactive)사'가 테블릿 PC게임형 디지털치료제 'EndeavorRx' FDA의 승인(6.15)을 받은 소식이 날아왔다.

올해 초, 미 CES 2020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트렌드(5 Technology Trends to Watch)'로 가장 먼저 언급한 것도 바로 '디지털 치료(Digital therapeutics, DTx)'다. 디지털 치료는 의학적인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고품질 소프트웨어를 통해 환자에게 직접적인 근거 기반의 '치료적 중재(Therapeutic interventions)'를 제공한다. (출처 DTx Alliance, Defining Digital Therapeutics)

Digital Therapeutics의 산업적 Hybrid 속성.
Digital Therapeutics의 산업적 Hybrid 속성.

신약 개발 관점에선 1세대는 합성의약품, 2세대는 바이오의약품, 3세대로 '디지털 치료제' 또는 '디지털 신약'이라고 불린다. 주로 앱(App)이나 게임(Game),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같은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 또는 치료한다.

이는 환자 복약 습관같이 약물적 중재를 통한 기존 치료를 돕는 부분부터, 병원 밖에서의 생활습관, 금연이나 라이프스타일 같은 행동교정(Behavior Management),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 관리(Chronic Condition Management), 특히 알코올 중독,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뇌 신경 질환과 관련한 부분에서 약물적 부작용을 최소화한 인지적 개선, 적극적 재활 훈련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데이터를 분석(Data Gathering and Analytics)하고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의약품의 효능을 관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출현이 늘고 있다.

이제, 단순한 전통적 IT산업에서의 전자통신적 지원이 아니라, 의료산업에서 적극적 '치료(Therapy)' 서비스 영역으로 화학적으로 결합해 전통적인 산업장벽을 물리적으로 허물어 버린(Breakthrough), 이른바 '파괴적인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된 것이다. 관련한 산업 전후방에선 아마존이 복약 순응(Medication Adherence) 외에도 처방전 관리, 의약품 배송 관리 등, 대형약국과 파트너십을 통한 공급망 가치사슬을 강화하는 전략도 이미 목격됐다.

그동안 환자의 의료 접근(Patient Journey) 측면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말이 포괄적으로 사용되었다면, 의료진의 치료적 중재 입장에서 처방에 따른 수가가 적용되는 '디지털 신약(Digital therapeutics, DTx)'은 보다 의료산업 현장에서 이해관계가 일치된 용어로써 주목할 필요가 있다.

Digital Therapeutics의 적용분야 (Source: Frost and Sullivan)
Digital Therapeutics의 적용분야 (Source: Frost and Sullivan)

 

전통적 약물적 중재에 있어서 디지털 신약의 역할 모색

약을 어떻게 잘 먹게 할 수 있을까? (Medical Adherence)

아이폰에 부착해 복약을 확인하는 PillTracker 사의 디지털앱(2018.Dpharm) (필자 제공)
아이폰에 부착해 복약을 확인하는 PillTracker 사의
디지털앱(2018.Dpharm) (필자 제공)

그런데 '혁신의 저주'인가? 한때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으로 '디지털 치료(Digital Therapeutics)' 분야를 상징적으로 대변하던 '프로테우스 디지털 헬스(Proteus Digital Health)'는 어떻게 추락한 걸까?

아무리 좋은 약도 임상시험에서 검증된 정량 정법대로 복용하지 않는다면 의도한 치료효과를 볼 수 없다. 이 '복약 순응'은 일선 의료진의 가장 큰 고민중 하나이다.

필자는 혈액종양학 의료진과 임상시험 협업 때 중증질환인 암치료에 있어서도 원외 약물적 중재에 있어서 강력한 복약 관리의 필요성을 경험적으로 절감한 적이 있다. 환자의 니즈에 앞서 의료진부터 먼저 크게 희망하는 미충족된 수요(Unmet Medicine Needs)인 셈이다.

이에 디지털헬스케어 업계에선 그동안 스마트폰 복약 알람에서부터, 스마트 약통 등 복약 확인(pill tracking)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심지어 엄격한 투약이 필요한 경우, 피하나 체내에 관련한 장치를 삽입한 시도도 있다. 한국에서도 인핸드플러스라는 기업의 경우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인공지능기반 복약관리솔루션 개발도 추진중이다.

이처럼 복약관리와 관련한 ICT기업의 핵심은 비용절감이다. 약가를 부담하는 보험사들이 관련한 프로젝트를 협업하고 후원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테우스가 약물내 '먹는 센서'를 삽입하고 신체에 부착한 패치를 통해 복약을 확인하는 방식은 논리적으로는 의료공급자 입장에서 가장 확실한 개념적 검증이 가능했기에 투자자와 시장의 반응도 높았다.

그런데 정작 환자의 입장에서는 프로테우스의 '아빌리파이 마이 사이트'의 경우 복약을 위해 패치를 붙여야 하는 번거로움과 카피약이 오리지널약보다 이미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으로 유통되는 상황에서 시장 경쟁력 자체를 잃고 있었다. 결국 오츠카는 계약을 철회했고, 대규모 감원 구조조정에 이어 예정했던 5억달러 투자도 철회되었다.

업계에서는 프로테우스가 추구한 기술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투자적 오버슈팅에 따른 부담과, 타겟 질환과 적응증, 실제 현장 운용에 있어서의 괴리로 인한 실무진의 부담과 이탈, 후속 디지털 신약 자체의 포트폴리오 다양화 같은 본질적 업그레이드보다 브랜드 마케팅적인 홍보에만 치중한 것을 실패의 원인으로도 꼽는다. 실체보다 지나친 ‘디지털 신약’을 대표한 이미지 버블이 스스로 독이 된 것이다.

결국,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변화무쌍한 신이던 ‘프로테우스’는 디지털 신약 개발의 역사에서 ‘혁신의 저주’를 대변하며 파산을 맞았다.

 

비약물적 중재에 있어서 

특히 디지털 신약의 활약을 기대하는 뇌신경 치료 분야

이에 반해 또다른 디지털신약 기업으로 대표되는 알킬리 인터렉티브(Akili Interactive)사는 게임형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치료제로 지난 6월 FDA 승인을 받았다. ADHD 외에도 우울증, 알츠하이머 등 환자 주의력 향상과 인지능력 개선 목적의 다양한 트랙을 보유한 알키리는 이번 FDA 승인에 따라 의사 처방을 받는 최초의 치료형 게임이 되었다.

즉 의료수가가 적용되는 디지털 신약이 된 것이다. (단, 자세히 들여다보면 명확한 단독처방은 아니고, ADHD에 동반한 주의력 향상 등으로 직접적인 치료제로 일선에 나서기 보다는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우선 FDA 허가를 얻는 것에 우선 치중한 것 같다.) 이외에도 올해 4월 미국 의료기기 업체 뉴로시그마도 ADHD 증상 완화시키는 ADHD 디지털 치료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만7세~12세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연결된 패치를 머리에 부착해 수면 상태시 뇌 특정 부위를 자극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이미 디지털 신약의 원조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페어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사는 2017년 FDA의 규제 가이드라인에 적극 협업해 약물 '중독' 치료를 목적으로 의사처방으로 12주간의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앱 '리셋(reSET)'으로 2017년 FDA허가를 최초로 받은 바 있다.

이는 알코올, 코카인, 마리화나 등의 중독과 관련해 다양한 비디오 애니메이션 콘텐츠와 안내 텍스트로 '중독'과 관련한 구체적 적응증의 최초 사례가 되었다. 이후 2018년 마리화나 중독 치료까지 업그레이드한 디지털치료제 '리셋오(reSET-O)'도 FDA의 허가를 받았고, 이번 7월 솜리스트(Somryst)도 FDA 허가신청에 들어간다

이처럼 디지털 치료법은 시간과 장소에 덜 구애를 받고, 사회적으로도 사생활과 익명성에 대한 보장 욕구가 높은 정신질환 환자 및 보호자, 특히 비대면을 선호하는 분야에서 기대가 높다.

약물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원격 의료(Telemedicine), 디지털로 정기적인 구독(Subscription)을 통해 치료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 기존 약물 치료법을 병행한 치료 등도 주목받고 있다.

가상의 디지털 공간을 통해 치유 과정을 경험시켜 긍정적인 환자 반응을 유도하고 인지적 학습으로 감각을 높이는 디지털 치료는 전통적 신약으로 복합 처방하기에는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고 부작용이 적지 않은 뇌신경계와 신경정신과 질환 분야에서, 증거 기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속적인 보완과 업그레이드가 용이한 디지털 신약의 확장성 또한 장점이다.

이미 스트레스 관리와 통증 완화에서는 임상 연구와 증명이 이뤄져 왔다. 전쟁에서 심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군인이나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으로 애로를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에서도 효과를 얻고 있다. 또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뇌를 진정하거나, 두통이나 복통, 근육통등 신체의 통증을 완화하는 웨어러블 치료도 미국에서는 의약품 대신 모바일 앱으로 보완하는 처방이 시도되고 있다.

뉴욕 지하철 전동차내 게시된 디지털 복약 지원 앱 캡슐(Capsule) 광고
뉴욕 지하철 전동차내 게시된 디지털 복약 지원 앱 캡슐(Capsule) 광고

** "<하> 게임산업의 인프라가 한국발 디지털신약에 투입된다면" 바로가기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