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만 노무사 "한국 고용승계 제외, ERP 특정인 개별 공고 의문 해소돼야"
한국다케다 "명확한 공고 있었다" 맞대응

다케다와 셀트리온 간 M&A 후속조치로 다케다는 지난 22일부터 ERP(희망퇴직) 접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고용승계에 대해 '풀어야 할 의문들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무법인 해강 지석만 노무사는 히트뉴스 기자와 만나 "다케다 측 ERP 대상 직원들과 해당 사안에 대한 상담을 진행해 본 결과 의문점을 몇가지 정리할 수 있었다"고 24일 밝혔다.

지 노무사는 기업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외자제약사 노조위원장 해고  사건 대리, 국내외제약사 영업사원 근무 여건 개선 등에 대한 법률 자문에 나서기도 했다.

지석만 노무사가 지적한 의문점은 △매각계약 성질이 공개되지 않았다 △고용승계 부분을 한국다케다 대표가 모르고 있었다 △한국만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ERP공고가 특정인 대상으로 직원 회사 메일을 통해 이뤄졌고 휴일 직전에 이뤄졌다는 부분 등이다.

지 노무사는 "매각계약 성격이 영업양도인지 자산매각인지 알 수 없다"며 "매각계약 성격에 따라 고용승계 여부가 결정되는데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다케다 대표가 이 같은 고용승계에 대해 '글로벌 차원에서 합의된 사항이라 몰랐다'고 하는 점도 의문이다"며 "사업대상에 한국이 포함돼 있음에도 이 부분에 대해 모를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지석만 노무사

"한국법인 대표도, 직원도 몰랐고 고용승계 관련 내용 명확하지 않다"

특히 그는 이 과정에서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나라가 계약대상 9개국(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중 한국 뿐이라는 점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악화된 한·일관계가 고용승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ERP 공고일과 공고 시간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석만 노무사는 "직원들에 따르면, 한국다케다는 12일 타운홀미팅에서 사업부 매각에 대해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이후 18일 목요일 20시경, PC(Primary Care) 및 CHC(일반의약품) 사업부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개별메일'로 송부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 다음날인 19일(금)은 다케다 그룹 차원의 공휴일이었다는 점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희망퇴직 공고는 전 인원을 대상으로 시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모를 리 없는 다케다가 직원 회사 메일로 ERP를 공고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텐데 이러한 방식을 택한것도 의문이라는 의견이다.

이 같은 의문에 대해 한국다케다측은 직원들에게  계약 체결 및 ERP에 대한 내용을 분명히 알렸다는 밝히고 있다.

 

다케다 "의문 내용 대부분 공고한 사실"

매각계약 성질 공표와 관련해 다케다측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다케다제약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일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18종을 셀트리온에 매각하는 것이다"며 "이는 6월 11일 20시 01분(영문), 21시 48분(영문), 21시 54분(국문/영문) 등 3차례에 배포한 사내 이메일 고지에 분명히 기술돼 있다"고 답했다.

고용승계에 대한 부분을 한국다케다 대표가 몰랐다는 의문에 대해 관계자는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APAC주도였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며 "한국다케다 대표는 계약 주체가 아니었던 만큼 몰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만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만'으로 국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역시 APAC에서 오픈하고 있지 않은 부분이다"며 "'한국'은 고용승계를 하지 않는다고 보면 사실이지만 '한국'만' 고용승계를 하지 않는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다케다가 일본기업이라는 점에 대한 한·일 관계가 고용승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지 노무사의 분석에 분석에 대해 "“다케다는 경영진 다수가 외국인으로 포진된 글로벌 기업이다"며 "한·일 정서를 계약 내용에 반영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다케다 그룹 차원의 휴일인 19일 직전 18일 늦은 시각 ERP공고를 냈고 그 형식이 특정 대상자에 대한 회사 이메일이었다는 점에서는 일정 선정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12일 타운홀미팅에서 한국다케다 문희석 대표가 ERP를 언급하며 ‘관련 사항이 확정되면 최대한 빠르게 공유할 것이다'고 밝힌 만큼 그 취지를 살리기 위했던 것이다"며 "의도적 타임라인 결정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밖에도 관계자는 매각사업 관련직원 회사메일을 통한 희망퇴직 공고에 대해서는 “12일 타운홀 등에서 대상자를 명확하게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 11일 보도자료 등을 통해 다케다제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PC제품군에 대한 권리자산을 인수 계약(3300억원 규모)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당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다케다로부터 아시아태평양지역 PC사업을 인수하게 되며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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