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한림원 성인남녀 1000여 명 '약물 오남용 대국민 인식조사'

국민 대다수가 마약성 진통제, 식욕억제제 등 중독성 처방의약품(의료용 마약류)의 중독 위험을 잘 모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회장 임태환)이 국내 성인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약물 오남용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하고, 식욕억제제(다이어트 약물)의 중독 또는 의존성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22.5%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한 아편계(마약성) 진통제의 중독성 또는 의존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도 35.1%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독성 처방의약품(의료용 마약류) 복용 환자의 절반 정도는 처방 시 의료진으로부터 중독될 가능성과 증상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일부는 임의로 양을 늘려 복용하기도 했다. 따라서 위험에 대해 의사와 환자 간 명확한 소통이 요구됐다.

조사에서 아편계(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한 응답자 99명 중 54.6%,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를 복용한 응답자 60명의 50%만이 의료진으로부터 약물 복용 시 중독(의존) 발생 가능성과 증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답했다. 

의사가 처방한 것보다 임의로 양을 늘려 복용한 경험도 아편계(마약성) 진통제 복용자는 13.1%,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 복용자는 15%로 나타났다.

최근 중독성 처방의약품(의료용 마약류) 사용자 중 이미 의존성이 발생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내 중독성 약물 사용자(아편계 진통제 16명, 식욕억제제 18명) 중 약물 사용을 조절하거나 줄이려는 시도에 실패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 사용자는 56.3%,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 사용자는 66.7%로 나타났다. 

또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9%가 강력한 중독성 처방의약품인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의 안전한 복용 기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음에도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른 약물에 비해 낮게 인식했다.

응답자들은 약물(물질) 오남용으로 초래되는 신체 및 정신 건강상의 위험 정도에 대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81.3%) > △흡연(76.9%) > △의료용대마(71.1%) > △음주(68.7%) >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66.8%) > △진정제·수면제(65.6%) 순으로 답했다.

약물 중독(의존) 대책에 대해서는 법적 단속과 처벌보다는 전문 치료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았다. 의사 처방 의약품은 다른 불법 약물과 달리 사전에 법적 단속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 교육과 의존 발생 시 바로 대처할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 개발과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대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책을 1~3순위까지 물어본 결과 △약물 전문 치료 프로그램 확충(78.3%) > △사전 예방 교육(70.6%) > △법적인 처벌 및 단속 강화(66.5%) > △단속 및 검사를 위한 첨단 기술 개발(28.1%) > △유해환경 정비(24.2%) > △정부의 홍보(21.5%) 순으로 나타났다.

또 약물 중독(의존) 치료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을 위해 정부의 지원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에는 70.7%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 대다수는 성인의 대마(마리화나) 사용에 대해서는 허가된 의약품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반 성인(18세 이상)의 대마 사용 합법화 범위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68.5%가 '허가된 대마성분의약품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16.1%는 '어떤 형태로든 절대 합법화해서는 안 된다'고 답해 응답자의 84.6%에 달하는 수가 대마 사용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모든 종류의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자는 의견은 9.8%, '개인적 공간에 한해 기호품으로 허용'은 5.4%, '공공장소에서도 사용 가능한 기호품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0.2%에 그쳤다.

이번 약물오남용 대국민인식조사 결과는 향후 중독연구특별위원회의 중독성 약물 중독(의존) 예방 가이드, 중독(의존) 예방 교육 및 홍보 등 자료 개발 시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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