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19 확산에 '바이러스 살균' 효과 강조한 목앤 · 베타딘
무대서 퇴장하는 스트렙실… '트로키 왕좌' 국내사 차지?

해마다 3월과 4월이면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목이 답답하다"고 불편을 호소하는 현대인이 많다. 흔히 '목 감기'라고 하는 인후염을 앓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인 건강과 위생에 염려와 관심이 한층 커졌다. 

일반의약품 인후염 치료제 시장은 '뿌리는 스프레이''빨아먹는 트로키' 간 경쟁으로도 볼 수 있다. 약물 성분과 기전은 다르지만, 복용(투여) 편의성과 인후염 증상 완화를 강조하는 포인트는 동일하다.

최근들어 '인후스프레이'가 많은 관심을 얻었다. 바이러스 살균 효과 때문으로 제약사는 시의적절하게 홍보했고,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반면, '트로키'는 리딩 제품의 판매세는 약화되고 시장 파이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제품군 자체가 다양하지 못한 데다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라 현 시류와 직·간접 영향이 없다. 제품 보유사는 마케팅 전략과 시장 키우기에 고심 중이다.

인후염치료제 (일반의약품) 주요 제품매출 현황 (스프레이 - 트로키)
인후염치료제 (일반의약품) 주요 제품매출 현황 (스프레이 - 트로키)
먼디파마 '베타딘인후스프레이'
먼디파마 '베타딘인후스프레이'

제약업계 추산으로 국내 인후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0억원. 이중 스프레이가 연 40억원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25~6억원의 매출을 올린 먼디파마 베타딘이 이끌고 있고,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한미약품 목앤이 뒤를 따른다.

2014년 9월 한국먼디파마가 '베타딘 인후스프레이'를 선 보였다. 목이 아플 때 뿌리면 통증 증상 완화 효과 뿐 아니라 인후염 원인균을 제거하는 '포비돈 요오드' 성분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일명 '빨간약'의 변신으로 항바이러스 성분이다.

이 성분은 과거 시험관 내 시험을 통해 사스와 메르스에 대한 호흡기 바이러스 '비활성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광범위한 바이러스 제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과 수요는 늘어났다. 입안에 뿌려 쓰면 되는 데다 6세 이상 소아도 사용 가능하다. 도매와 약국에선 베타딘이 품절되는가 하면, 매출이 600% 이상 늘었다. 

한미약품 목앤과 목앤파워스프레이
한미약품 목앤과 목앤파워스프레이

2015년 출시된 한미약품 '목앤 스프레이'도 관심받았다. 염증·통증에 효과 수용성아줄렌 성분(0.2mg/mL)과 항균 작용의 CPC(세틸피리디늄염화물 수화물) (3mg/mL)가 혼합됐다.

목 염증과 이로 인한 통증 완화 등에 도움을 준다.

목앤에 함유된 CPC도 베타딘처럼 바이러스 살균 효과가 있어 위생 관리에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 직접 작용해 5분 만에 효과가 나타난다. 글리세린 성분도 함유됐는데 항염증효과 성분이 목염증 부위에 닿은 후 흘러내린 것을 방지해주기도 한다"고 했다.

반면, 인후염 트로키제는 시류를 타지 못 하고 되레 주춤하다. 리딩 제품 이외 뒤를 잇는 제품군이 다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옥시 스트렙실트로키제

시장 리딩제품이자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은 옥시레빗벤키저의 '스트렙실'이었는데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로 불매운동이 펼쳐져 어려움에 빠졌다. 매출은 2015년 70억 원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타 지난해 36억 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CPC 성분이 함유된 경남제약 '미놀에프'와 신일제약 '젠스트린' 등이 있지만 매출은 10억원 밑이다. 트로키 시장이 크지 못하는 가운데, 스프레이 도전은 이어졌다.

스트렙실 성분은 '플루르비프로펜'인데 한미약품은 이를 스프레이에 적용했다. 지난해 5월 목앤파워스프레이를 출시했다. 기존 트로키 제형이 입안에서 녹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불편함을 개선하려 스프레이에 착안했다는 것인데, 제품 응용력에서 한미약품의 발은 언제나 빠르다. 

국내 제약사들은 "트로키 시장의 자리가 비었다"고 판단해서인지 인후염 트로키제의 개발과 출시에 나서고 있다. 

동화약품 모가프텐
동화약품 모가프텐

동화약품은 지난해 2월 트로키제 '모가프텐'을 선보였다. 진통·항염증 작용의 플루르비프로펜 성분이 함유됐고, 가글이나 스프레이에 비해 구강과 목에 장시간 머무는 게 특징.

대원제약은 지난 6일 CPC 성분이 함유된 '요를레이'를 허가받았고, 보령제약은 장수품목 '용각산'의 트로키 제형 제품을 개발 중이다. 

트로키 간 경쟁은 물론, 스프레이와 경쟁을 위해 업체들은 고민 중이다.

일선 약사들은 이에 대해 어린이와 청소년 등 젊은 층의 복용이 가능하고 상비약 기능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약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맛을 좋게하면 불편함과 거부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인데 시장 수요는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약사는 "스프레이와 트로키 모두 인후염 완화 제품이지만 가격차가 있다. 트로키를 많이 찾는 편"이라며 "스트렙실은 옥시 불매 운동 때 약국의 취급 거부로 크게 꺾였다"고 했다.

서울의 한 약사도 "트로키를 주로 찾는다. 다른 대체품을 권하고 싶지만, 스트렙실이 맛이 좋아 판매되는 경우가 있다"며 "환자 요구에 따라 권하는 제품은 달라진다"고 했다.

경기의 한 약사는 "트로키와 정제, 또는 트로키와 스프레이를 권하는데 심하면 정제 복용과 스프레이를 추천한다. 스프레이는 목을 많이 쓰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하다. 꾸준히 오래쓸 수 있다"고 했다.

한국먼디파마 관계자는 "국내 인후염치료제 시장은 스트렙실의 리딩으로 트로키 제품 시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해왔다"며 "어떤 제품이 주로 판매될 지는 약국 약사의 성향과 특성, 환자 연령과 특성 등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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