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제약 CSR…꼭 액수로 줄 세워야 하나
코로나19와 제약 CSR…꼭 액수로 줄 세워야 하나
  • 류충열 유통전문기자
  • 승인 2020.03.2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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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 편승의 비방법론적 '신약 기대 부풀리기'는 금물

지금 코로나19가 팬데믹이 되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여기저기 안 끼는 곳이 없다. 코로나19에 대한 제약사들의 CSR(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CSR 금액의 크기와 신약개발 CSR의 홍보 태도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연예계 개인들이나 팬클럽까지도 얼마를 쾌척하고 있는데, 제약사들은 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적은 얼마를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일부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국민 마음이 모두 코로나19의 전염과 치료에 쏠리고 있는 이 때, 정작 국민보건을 지키는 제약업계가 이번 사태에서 너무 몸을 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따른다.

물론 이러한 지적은 자유며 다다익선 관점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기업체의 본분인 '지속가능한 경영(Going concern, 계속기업)에 충실해야 함'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계속기업'은 기업체의 절대적인 책무이고 이것을 실행하며 기업체가 유지·발전하려면, 제약사들의 자주적 의사결정도 존중돼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로나19 퇴치에 쓰이는 기부금과 물품 등의 규모와 선택은 전적으로 제약사들에 맡겼으면 한다. 윽박지를 일이 아니다.

제약사들마다 처해 있는 형편과 환경이 모두 다르지 않겠는가. 꼭 기부 액수 등으로 줄을 세울 일만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지원 금액의 높낮이를 놓고, 국민 보건을 충실히 또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십시일반으로 돕겠다는 마음에 박수를 보냈으면 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을 비롯한 제약기업들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함께 일반의약품부터 건강기능식품까지 총 21개 필수 품목을 전국 생활치료센터 13곳에 직접 배달하기로 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을 비롯한 제약기업들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함께 일반의약품부터 건강기능식품까지 총 21개 필수 품목을 전국 생활치료센터 13곳에 직접 배달하기로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이번 코로나19와 관련된 제약사들의 CSR 내용이 소상히 파악·정리돼 있다. 수시로 '업데이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난국에 힘을 보태는 정성이 따뜻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치료 신약이 하루속히 출현되기를 갈망하는 여론에 편승에, 마치 그 신약을  곧 개발해 낼 것 같은 기대를 걸도록 선량한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것으로 보이는 성급하고 부정확한 정보를 띄우며 신약개발이라는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고 있다는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몇몇 제약사들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물론 그런 신약들이 얼마 안 있어 개발돼 나온다면 오죽이나 좋겠는가.

몇몇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신약개발 관련 소식을 증권가에 알릴 때마다, 그 제약사들의 주가가 미친 듯이 폭발하고 있다. 상종가 상한선이 미울 정도다. 30% 상한선이 없다면 하루에 50%이상도 오를 것 같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면 그 주가 거품이 푹 꺼진다. 이래서 되겠는가.    

신약개발의 지난한 절차나 과정 즉, 기초탐색 및 원천기술 연구 과정→개발 후보물질 선정 단계→전임상(시험관 및 동물 실험 등) 시험 단계→임상(1상,2상,3상) 시험(Clinical Trial) 단계→신약 허가 및 시판 단계 등은 이미 잘 알려졌지만, 이번을 계기로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불문율을 통해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면,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들이 들어나고 있다.(히트뉴스 2020.3.19. '약 개발 소식에 빨간 펜 드니, 쏟아지는 자랑과 모호한 표현' 기사 참고)

첫째, 비교할 수 없는 대조 의약품과 직접 비교하거나, 임상적 근거가 아닌 주관적 표현 등으로 투자자 혹은 언론을 대상으로 관련 연구를 전달하는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점,

둘째, 글로벌 제약사들은 통상 임상3상(성공확률 0.02%→9.6%) 때 신약개발 소식을 전하는데, 토종 제약사들은 전임상 단계부터 발표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

셋째, 임상 3상 이전의 단계에서는 약물의 효능에 관한 표현은 지양돼야 하지만, 토종 제약사의 경우 전임상과 1상에서도 효능에 대한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탁월한' '우월한' 등의 수식어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

넷째, 국책 과제로 선정돼 신약 개발에 나설 경우 그 소식을 전할 때, 일반적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임상이나 개발 완료 시점을 명시하고 있는데 대해, 토종 제약사들의 경우 개발 완료 시점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

다섯째,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단계에서 타사 제품과 비교할 경우, 제품명 대신 성분명으로 표기하고 타사 제품과의 직접 비교 표현을 되도록 지양하며 타사 제품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표현하려면 무작위대조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 방법을 통한 임상 시험을 근거로 한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토종 제약사들은 필히 유념했으면 한다. 좋은 점은 따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방법을 기준 삼아 우리 토종 제약사들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발상에, 심한 자존심 상실과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저들은 앞서가며 왜 저런 엄격한 불문율의 원칙들을 고안해 냈을까, 이 원칙들은 누구의 건강을 위해 그랬을까 등을 생각하면, 마냥 사대사상에 젖은 생각이라고 폄하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

신약 개발 홍보의 가장 큰 원칙은 '자사만을 위한 기대 부풀리기보다 진실을 전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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