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과 고셔병치료제-한미약품과 LSD치료제 함께 개발

2018년 6월 녹십자와 유한양행, 2020년 2월 녹십자와 한미약품은 희귀질환 혁신의약품 개발을 위한 오프 이노베이션 협력에 서명했다.

자사 종합연구소를 연구개발(R&D) 중심 축 삼아 성과를 내 온 GC녹십자가 전통 제약산업계 두 라이벌사인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을 오픈 이노베이션 파트너로 맞아 희귀질환 혁신치료제 개발에 나서 주목된다. 녹십자가 국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의 앵커(anchor)로 자리잡아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GC녹십자가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을 파트너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매출 경쟁을 벌이면서도 겹치지 않은 품목군을 갖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보다 희귀질환 치료제인 헌터라제를 2012년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이래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프로젝트로 운영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헌터라제

헌터라제(GC1111B)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2형 뮤코다당증)의 치료제다. 헌터증후군은 이두로네이트-2 설파타제라는 효소 결핍 또는 부족에 의해 표적 기질이 세포 내에 축적되어 발병하며 주로 남성에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질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추기 위해서 환자는 효소 대체 요법으로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효소 약물의 품질은 매우 중요하다.

GC1111B는 경쟁품 대비 포밀글라이신 함량이 높아 효력이 우수하며, 임상시험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확인한 끝에 2012년 국내 허가를 받았다.

실제 GC녹십자는 "앞으로 약 50% 이상 세계시장을 점유해 헌터증후군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한편 파브리병 치료제 등 다양한 희귀의약품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국내외 소외받는 환자들의 치료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을 희귀질환 혁신치료제의 공동 개발 파트너로 끌어들인 동력은 녹십자의 개발 경험과 함께 희귀질환 연구개발에 관한 의지인 셈이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국내 환자가 많지 않아 개발에 어려움이 있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지 않으면 상업적 성과를 거둘 수 없는 딜레마 때문에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녹십자(대표 허은철)는 2018년 6월18일 유한양행(대표 이정희)과 함께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뇌 증상에 대한 효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일단 두 회사간 협력 범위는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 단계까지다. 임상 개발과 적응증 확장 등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이 때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희귀의약품 개발성공(헌터라제) 이력을 갖고 있는 녹십자와 신물질 합성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각기 다른 연구개발 특색을 지니고 있어 상호 보완 작용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고셔병은 효소 결핍으로 생기는 희귀 유전성 질환으로 간과 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킨다. 국내 환자 수는 70명, 전 세계 환자 수는 6500명으로 추정된다.

녹십자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확대됐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지난 달 26일 GC녹십자 본사에서 '차세대 효소대체 희귀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현재 한미약품이 보유한 물질특허를 기반으로 유전성 희귀질환의 일종인 LSD(Lysosomal Storage Disease, 리소좀 축적질환) 치료제를 공동 개발한다. 현재 LSD 환자는 유전자 재조합기술로 개발한 효소를 정맥 주사하는 방식인 ERT(Enzyme replacement therapy) 요법으로 치료하는데, 두 회사는 기존 1세대 치료제들의 안정성, 반감기, 복용 편의성, 경제적 부담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차세대 효소대체 혁신신약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한편 리소좀은 체내 축적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대사질환을 유발하는데, 국내 약 400여명의 환자가 이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리소좀 축적에 따른 희귀질환은 약 50여종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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