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상부터 임상까지 연구 경험, 나만의 강점"
"글로벌제약보다 더 나은 임상전략 수립할 것"

 

[hit 초대석] 방영주 방&옥 컨설팅 대표

방영주 방&옥 컨설팅 대표

'방영주 교수가 임상시험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

이 한 줄이면 굳이 장황한 설명 없이도 업계엔 큰 관심거리다. 로슈, 화이자 등 유수 글로벌 제약사의 초기 임상뿐만 아니라, 국내 첫 신약 '선플라주(위암 치료제)' 개발에도 참여한 방 교수의 이력은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에는 큰 자산이다. 서울대학병원에서 커리어 전반부를 보내고,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를 위해 후반부를 준비하고 있는, 이젠 교수가 아니라 회사 대표가 된 방영주 박사를 만나, 옥찬영 교수와 의기투합한 '방&옥 컨설팅'에 대해서 들어봤다.

-서울대학교병원을 은퇴하고 좀 더 안정적인 선택지도 있으셨을 텐데요, 특별히 창업의 길을 걷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은퇴 후 삶에 대해선 지난 3~4년 동안 고민해 왔어요. 다른 병원으로 옮겨 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 제약회사나 바에오벤처사 임원으로 들어가는 것, 임상 컨설팅 회사를 차리는 것 등 여러 선택지가 있었죠. 내 성향 상 조직에 들어가 정해진 틀에 맞춰 일하는 건 오히려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섰어요. 지난 30여년 동안 조직의 논리보다 학자로서 자발적인 연구를 많이 해 왔으니까요.

또 다방면으로 호기심이 참 많아요. 아직 국내 회사 중엔 다양한 후보물질을 가지고 연구하는 곳이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섰죠. 솔직히 제 성향엔 창업이 나름 편한 길이에요.(웃음) 자발적으로 연구에 관여할 수 있고, 호기심도 충족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자인 옥찬영 교수와 의기투합해 방&옥 컨설팅을 창업하게 됐죠."

-히트뉴스 독자가 ‘방&옥 컨설팅'의 잠재 고객일 수 있잖아요. 이 분들에게 '방&옥 컨설팅'과 함께 하면 어려운 신약개발 환경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요.

"신약개발 전략을 제공하는 건데요, 저와 옥 교수 모두 실험실 연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전임상 단계부터 협업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그동안 의학적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연구 활동에 매진해 왔어요.

어떤 전임상 연구가 임상시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조언해 줄 수 있어요. 임상을 진행할 지 말지, 환자군은 어떻게 잡을지, 어떤 임상시험 센터와 협업하면 좋을지, 어떤 연구자를 임상시험 책임자로 정할지 등 전반적인 자문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잠재고객에게 방&옥 컨설팅의 차별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무엇보다 제 경험이겠죠. 국내 제약사뿐만 아니라 화이자,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 임상을 진행해 왔어요. 특히 전임상에서 임상으로 넘어가는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 의견을 낸 경험이 많죠. 또 실험실에서 전임상 연구도 직접 해 봤고요. 글로벌 임상시험 디자인에 국내에서 비교적 빨리 접해본 경험이 있어요.

많은 글로벌 제약사와 일해 왔지만 전 그들과 똑같이 할 생각은 없어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선택지를 국내 회사에게 제공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글로벌 제약사보다 더 나은 임상 전략을 수립해야 겠죠. 사소한 작업일 수도 있지만,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에서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봐요."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한 경험에 비춰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쟁력, 무엇으로 보나요.

"우리나라는 집중력이 참 좋아요. 요즘 우리나라가 잘 하고 있는 걸 보면 케이팝(K-POP), 영화, 웹툰, 게임 분야잖아요. 이 분야가 신약개발과 비슷한 측면이 있는데요, 단순히 물량 공세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거에요. 신약개발도 마찬가지죠. 글로벌 제약사들이 많은 자원을 쓰지만, 자원 대비 성공 확률이 높지는 않거든요. 때문에 우리에게도 분명 기회는 있다고 봐요. 아직 기초과학 분야는 갈길이 멀지만 개발(development) 분야는 우리나라의 특유의 집중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봐요."

-왜 옥찬영 교수였나요? 두 분이 어떤 시너지를 낼 지 궁금합니다.

"옥 교수도 이력이 참 독특해요. 전공의를 마치더니 메드팩토로 가더라고요. 이후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전임의와 진료 교수를 거쳐 작년엔 임상교수가 아니라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의 자문의 맡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 역량을 충분히 쌓았더군요. 오히려 내가 배워야 할 부분도 있고요. 제 임상경험과 옥 교수의 비즈니스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봅니다."

-글로벌 제약사도 힘들어하는 신약개발, 냉정하게 우리가 어느정도까지 할 수 있을까요?

"일반화 해서 말하기 어렵죠. 질환군, 치료제 영역별로 달라요. 암은 아직 완치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 군이 많아요. 면역항암제 역시 아직 효과가 없거나 재발하는 환자가 많죠. 그들에겐 또 다른 치료제가 필요하죠. 특히 암 분야는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고,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신약개발 분야가 더 넓어질 거에요."

-교수님은 주로 항암제 연구를 하셨잖아요.

"항암제가 전공 분야이긴 하지만, 다른 질환 약제도 충분히 가능해요. 암 환자 진료를 보기 위해선 다른 기저 질환도 폭넓게 알아야 하니까요. 물론 제가 실제 다른 질환 약제 개발에 참여한 교수보다 더 잘 알긴 힘들지만 국내에서 진료만 본 임상의보다 충분한 개발 역량을 갖췄다고 봅니다."

-신약개발 관계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도전은 참 아름답죠. 사람들이 저는 하는 일마다 성공했다는 오해를 하는데, 전 국내 연구자 중 가장 많이 실패를 한 사람이에요. 다만 실패한 것보다 성공한 사례가 많이 알려진 것 뿐이죠. 로슈와 사노피를 설득해 연구비를 받기도 하고, 다양한 약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어요. 국내 벤처도 저와 같이 실패를 발판으로 성공으로 갈 수 있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해 주고 싶어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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