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리베이트로 발생한 도매업체 손실 배상
제약사 리베이트로 발생한 도매업체 손실 배상
  • 최은택
  • 승인 2019.12.2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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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표준계약서 권고...활용시 직권조사 등 면제

도매 16.9% "리베이트 여전"...2% "요구받은 적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초 제정해 26일 권고하고 나선 제약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제약-도매)에는 주목할만한 4가지 규정이 있다.

리베이트 제공금지, 정보요구 제한, 결제수단(신용카드) 확대, 공급가격 조정요청 등이 그것이다.

이 계약서는 공정위가 제약바이이오협회, 의약품유통협회 등과 2차례 간담회를 갖고 마련한 것이어서 양 측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관건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될 지 여부다.

주요내용부터 보자.

표준계약서는 대리점(이하 도매업체)이 (공급업자의) 리베이트 제공 사실을 관계기관에 신고하거나 관련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보복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실태조사에서 도매업체의 16.9%가 '아직도 리베이트 제공 관행이 존재하고 있다', 2%는 '리베이트 제공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나온 걸 반영한 조치다.

표준계약서는 여기에 더해 상대방으로부터 리베이트 제공을 요구받은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고, 공급업자(이하 제약사)가 제공한 리베이트로 인해 도매업체가 손해를 입으면 배상책임을 지도록 근거도 마련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약사법은 리베이트 행위 시 허가취소와 업무정지(1년 이내) 등의 행정처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허가취소 등으로 인한 거래 중단 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계약서를 채택하면 리베이트 제재 후폭풍이 거래 당사자간 손해배상 문제로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표준계약서는 또 제약사가 도매업체에게 영업비밀이나 개인정보가 포함된 정보제공 요구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간담회 당시 도매업체는 제약사가 거래처에 대한 상세정보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직영거래 확장에 사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위해·불량 의약품 회수와 같이 국민의 생명·신체·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공유가 필요한 정보는 상대방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복지부 의견을 수용한 조치였다.

이에 더해 도매가 정당한 사유로 제약의 정보제공 요청을 거절했다면 계약해지 사유가 될 수 없도록 명시하기도 했다. 표준계약서는 아울러 제약사가 도매에 공급하는 가격이 정당한 사유없이 병원 등 요양기관에 직접 공급하는 가격보다 높은 경우 도매가 공급 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거래규모 및 거래행태 등에 따라 거래조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정당한 사유없이' 공급가격이 높은 경우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복지부 의견을 수용했다"고 했다.

표준계약서는 이처럼 제약사와 도매업체 간 안정적 거래와 거래조건 합리화, 불공정 거래관행 근절을 위한 내용들을 담았지만 법률상 모든 제약사와 모든 도매업체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대리점법상 공급자는 중견기업 이상, 대리점은 중소기업을 지칭한다. 또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서 정한 제약업종 중소기업은 평균매출액 800억원 이하다.

따라서 표준계약서는 기본적으로 평균매출액 800억원 초과 제약사(공급자)와 평균매출액 800억원 이하 도매업체(대리점)에 적용된다. 공정위 한용호 대리점거래과장은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다만 "법률상 그렇지만 이 기준에 맞지 않아도 당사자가 원하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활성화 방안이다.

공정위 측은 공급업자와 대리점을 대상으로 설명회 등을 열어서 표준계약서 내용을 홍보하고 도입 및 사용을 적극 권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추후 대리점과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하는 공급업자에 대해서는 협약 이행평가 시 표준계약서 사용에 높은 점수(100점 만점에 20점)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과장은 "최근 5년간 제약분야 거래상 지위남용 사건은 6건이었다"면서 "대리점과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한 공급업자가 표준계약서를 사용해 이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경우 직권조사 등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공정위는 제약분야 대리점 수를 6216개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대리점 수가 많고, (거래과정에서) 분쟁도 빈발하는 업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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