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제약 신현진 박사 "AI가 인간을 대신할 것 같지 않아"

"'AI는 결국 인간을 대체하느냐'는 질문이 많다. 나는 AI가 인간을 대신할 것 같진 않다. 다만,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여러분을 대신할 것 같다."

신현진 다케다제약 박사
신현진 다케다제약 박사

신현진 다케다제약 박사는 12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바이오 플러스' AI신약개발 세션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AI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실생활에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신 박사는 인공지능(AI)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이론과 이를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 박사에 따르면, AI는 기계에 의해 구현되는 여러 지능적인 행동으로 광범위하게 정의된다. AI의 한 부분인 머신러닝과 머신러닝의 한 부분인 딥러닝(Deep Learning)은 데이터를 해석·이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쉽게 말해 머신러닝이 손으로 걸레를 짠다고 가정하면, 딥러닝은 세탁기 수준으로 걸레를 짜낼 수 있다. 

머신러닝의 필수 요소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전문가다. 데이터에서 알짜 정보를 뽑아내는 트레이닝(Training)도 필요하다. 딥러닝은 인간의 사고방법과 다르게 작동하며, 구조도 굉장히 복잡하다.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때까지 주어진 데이터를 비트는 과정을 멈추지 않는다. 

신 박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우등생은 암기력보다는 아닌 원리·원칙을 잘 파악하는 학생이다. 그런데 딥러닝은 데이터가 많지 않으면 문제를 외우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실생활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오버피팅(Overfitting)이라고 한다. 복잡하게 생각하므로 오류는 점점 더 많아진다"고 했다.

딥러닝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데이터가 많아지면 작업의 정확도는 올라간다. 만일 데이터가 부족하다면 딥러닝이 아닌 다른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신 박사는 데이터 양뿐만 아니라 데이터 질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 양과 질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다. 데이터 질이 낮아지면 데이터 양이 줄어들거나 편향된 데이터를 갖게 된다"고 했다. 

AI 신약개발 분야는 저분자 디자인·최적화(Small Mol Design&Optimization), 타겟 선정·검증(Target ID·validation), 예측 바이오마커(Predictive Biomarker), 컴퓨터 병리(Computational Pathology)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임상부터 승인까지 도달하는 신약 후보물질이 6.2%에 불과한 상황에서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상당 부분 낮추기 위한 시도다. 

신 박사는 "타겟 선정·검증은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렵다. 예측 바이오마커도 같은 맥락에서 장기적으로는 적극적인 이용이 힘들 거 같다"며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분야는 딥 러닝을 활용한 저분자 디자인이다. 최근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은 AI를 활용해 3만개 후보물질 중 1개의 선도물질을 단 46일만에 찾아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관심을 기울일만한 분야"라고 했다. 컴퓨터 병리에 대해서는 "이미 인간을 이긴 거 같다. 경쟁이 안 된다. 얼마나 효과적인 도구가 나오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AI 신약개발은 마중물과도 같다고 했다. 펌프에서 물이 나오지 않으면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누군가 위에서 물 한방울을 부어야 하는데, AI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신 박사는 "제약업계는 확신을 줄만한 AI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무던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Model), 전문가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사장도 이날 연자로 참석해 AI를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과 정밀의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신테카바이오는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AI 신약개발 기업으로, 올해 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김 사장은 신테카바이오 사업을 상세히 소개하며 유전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AI를 잘 활용해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AI는 헬스케어 영역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의료 영역 투자가 가장 핫하다. AI 신약개발은 매출이 없는데도 투자가 활발하다"며 "변화를 예상하고 AI 신약개발을 준비한다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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