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연평균 증가율 60대 12.1%·20대 남성 11.5%
겨울과 그 전후 환절기(10월)에 환자 많아

전 국민의 1.1%인 57만명은 수면장애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의 1.4배이며,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수면장애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수면장애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어도 낮 동안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 또는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있어 잠자거나 깨어 있을 때 어려움을 겪는 상태다. 종류는 불면증,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장애의 정확한 진단·치료방법을 정하는 검사다. 수면 시 뇌파, 안구운동, 근육 움직임, 호흡, 호흡운동, 코골이, 혈중 산소농도, 혈압, 심전도, 수면중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진료인원=2018년 수면장애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2014년 42만명에서 연평균 8.1% 증가한 57만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의 1.1%에 해당한다. 

표: 국민건강보험공단
표: 국민건강보험공단

연령별·성별 진료인원=연령대별 10만명당 진료인원을 보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해 70세 이상의 3.3%가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차이는 5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성·연령대를 같이 고려하면, 60대 전체와 20~30대 남성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영 교수는 "여러 연구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1.5-2배 정도 불면호소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리주기·임신·출산·폐경 등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시기 호르몬과 신체 변화, 출산·폐경과 관련한 우울·불안 증가 등이 불면을 일으킨다."면서 "스트레스에 대한 각성반응과 관련한 콜티졸 분비가 사춘기 이후 여성에게 더 많은 점 등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60대 환자와 20~30대 남성 증가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생물학적 노화는 불면 악화와 연관이 높다. 조기 기상하는 패턴의 수면 일중주기 변화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이는 멜라토닌이라는 수면주기 호르몬의 분비 감소와 관련이 있다. 또, 통증·야간뇨·호흡곤란·하지불안증후군 등 노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불편이 불면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불면은 불안과 연관이 있다. 불안한 경험을 한 후 혹은 불안이 예상되는 상황을 앞두고 악화되는데, 슬픔·상실·스트레스를 포함한 삶의 변화와 관계돼 불면이 발생한다. 최근 20~30대의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20대 남성 환자의 우울증 빈도가 높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20-30대 남자의 불면이 증가하는 원인을 유추할 수 있다."고 했다.

종별 진료인원=2018년 수면장애 환자의 78.5%는 의원, 14.9%는 종합병원, 8.7%는 병원에서 진료받았다. 연평균 증가율은 종합병원 13.1%, 의원 7.8%, 병원 6.2% 순으로 나타났다.

수면다원검사 진료인원= 보험급여적용 후 9개월이 지난 시점인 올해 3월 수면장애 환자 중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비율은 종합병원이 7.2%로 가장 높았다. 종합병원은 보험급여적용 직후 0.4%p 증가에 그친 반면, 의원은 3.3%로 2.0%p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최근 5년간 봄·여름에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겨울 전후 환절기인 10월·3월에 특히 크게 증가했다. 

박선영 교수는 "사람의 몸은 약 24시간 주기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에 따라 수면·각성주기를 보인다. 이는 멜라토닌·콜티졸·프로락틴 분비와 관련이 있다. 빛 자극에 따라 멜라토닌의 생성이 조절되고, 일주기리듬은 이에 큰 영향을 받는다. 환절기 일조량의 변화는 일주기리듬 변화를 일으켜 수면·각성주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겨울철 일조량이 줄어들면 낮시간 졸음이 길어져 야간 수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추운 날씨에 실내생활이 길어지는 것 또한 수면·각성주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수면장애 치료법=불면의 양상·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상이하다. 대표적으로 불면을 개선하기 위해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비벤조다이아제핀계 수면제를 사용할 수 있다. 소량의 항우울제나 항히스타민제가 수면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멜라토닌 등 내인성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을 약제로 복용해 수면을 호전시키도 한다.

대표적인 비약물적 치료로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인지·생리적 각성수준을 낮추고, 비 적응적인 수면습관을 교정하며, 수면에 대한 잘못된 믿음·태도를 수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면위생교육, 자극조절, 수면제한, 이완훈련, 인지치료 등이 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상기도 근육이완을 유발해 기도막힘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술·수면제 등의 약물 사용은 피해야 한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과 체중 감량이 도움이 된다. 심한 수면무호흡증에서 추전되는 치료법은 '지속적 양압술'로, 양압기로 상기도에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를 열리게 한 상태에서 수면을 취하는 것이다. 때로는 수면 중 막히는 기도의 특정부위를 수술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면 수면리듬 지키기, 술·카페인 섭취 줄이기, 스트레칭·다리 마사지 등이 도움이 된다. 심한 경우 도파민 효현제·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일부 항경련제가 사용되며, 철분도 효과적일 수 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