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일 때 한시적 진료 허용
의협, 무분별한 외국의사 진료는 국민 위협...원점 재검토 촉구

정부가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의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의정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이 3개월째 이어지자 의료공백을 우려한 정부가 외국 의사들도 비상 상황에서 의료행위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소위 말하는 '의사 수입'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8일 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 18조 4항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재, 제18조(외국면허 소지자의 의료행위) 법 제27조제1항제1호에 따라 외국의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내에 체류하는 자는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업무 범위는 1) 외국과의 교육 또는 기술협력에 따른 교환교수의 업무 2) 교육연구사업을 위한 업무 3) 국제의료봉사단의 의료봉사 업무 등에 한정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보건의료와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제2항에 따른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로서 환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는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의료 지원 업무가 가능하도록 추가했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출입기자협의회에 "외국인들 중 우리나라 병원에 연수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있다. 이들이 의료행위를 해야하기 때문에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18조에서 이를 다루고 있다"며 "여기에 보건의료 재난 위기 단계가 '심각'일 때도 의료행위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개정안은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에게 우리나라 의사 면허를 주는 것과는 별개다. 외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우리나라 국시를 볼 때, 복지부가 인정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현지 의사면허를 취득해야 한다는 조건을 만족하면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은 복지부 장관이 허가한 기간에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가 국내서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 의사들이 비상 상황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든 것"이라며 "입법예고 시점때문에 의료계에서 부정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확대해석이다. 심각단계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의사 수입을 허용한다 등의 개념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외국 의사의 경우에도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진료역량을 갖춘 경우에 승인할 계획이며, 제한된 기간내 정해진 의료기관(수련병원 등)에서 국내 전문의의 지도 아래 사전 승인받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무분별한 외국인 의사 진료 허용은 결국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언어가 통하지도 않는 외국의사들을 , 제대로된 의사고시 평가도 없이 의료행위를 허용해 진료에 투입하겠다는 발상이야말로 국민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의협 측은 "의대 증원을 추진하겠다고 일방적이고 무리한 정책을 추진해 결국 현재와 같은 의료대란을 야기하고, 정부의 부조리에 항의하는 의사들을 상대로 행정처분·구속수사·면허취소 등 겁박과 탄압을 이어오고 있다"며 "현재 3차 의료기관의 의료 체계가 붕괴 직전"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의협은 "당장 5월이 지나면 전공의들이 수련기관으로 돌아갈 시기가 지나 수련을 포기해야 한다. 10년 뒤 의사 수를 늘이겠다는 급진적 정책의 폐해가 지금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제라도 잘못된 정책 방향을 수정하고, 의료계와 대화의 창을 열고 원점부터 재검토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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