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펩트론 지속형 비만·당뇨치료제 기술도입 검토중
업계 "L/O 업프론트 500억 이상… 전체 계약 규모 2조~3조 거론"

펩트론 오송 바이오파크 전경 / 사진=펩트론 홈페이지 캡처
펩트론 오송 바이오파크 전경 / 사진=펩트론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빅파마 중 한 곳이 펩트론의 지속형 비만·당뇨 치료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해당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과 실사(Due Diligence)가 이뤄졌던 만큼, 계약 조건 협의가 순항할 경우 이르면 내년 1분기 중에는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L/O) 계약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은 파트너사 중 한 곳인 글로벌 제약사의 초청으로 내년 1월 초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본 행사에 참석한다. 콘퍼런스 본 행사에는 JP모건 측의 공식 파트너가 초청한 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다. 이에 해당 행사에선 펩트론과 이 글로벌 제약사 간에 텀시트(Term Sheet) 조건 협의 등 구체적인 기술이전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펩트론의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 초청은 어느 정도 예고된 바 있는 움직임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펩트론 IR 자료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제이드에 대한 MTA가 진행됐다. 통상 MTA는 실사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계약이다. 기술 도입을 원하는 측은 MTA를 통해 잠재적인 기술이전 대상 물질을 직접 수령해 내부적인 점검 및 시험 절차를 거친다.

이어 펩트론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가 'PT404'에 대한 독점 계약을 요구하는 상황임을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이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MTA를 포함한 실사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기술이전 본계약까지 남은 절차는 텀시트 체결이다. 과거 이뤄진 JP모건 콘퍼런스 본 행사에서 논의되거나 체결된 텀시트 및 본계약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글로벌 제약사는 실사 단계의 마무리로 펩트론을 직접 대면해 콘퍼런스 현장에서 텀시트 조건을 제시하거나 체결을 권할 수도 있다.

펩트론 측은 여태까지 PT404를 검토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이름을 밝힌 바 없다. 하지만 PT404의 주성분과 이번 콘퍼런스 참여 등 정황을 종합하면 검토 주체는 글로벌 빅파마 중 한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PT404는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의 주성분인 터제파타이드를 활용한 일종의 바이오베터다. 젭바운드는 주 1회 투여가 필요한 반면, PT404는 월 1회 혹은 2개월당 1회 투여가 가능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많은 경우 오리지널 개발사의 관심을 받게 된다. 오리지널 약물이 점유한 시장을 굳히거나, 특허 만료 후의 에버그리닝(Evergreening)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키트루다를 피하주사(SC)제 형태의 바이오베터로 개발한 알테오젠이 키트루다의 원주인인 미국 머크(MSD)의 러브콜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상에 있다. 따라서 젭바운드의 바이오베터인 PT404에 대해 현재 가장 활발히 협의를 진행하는 곳은 원주인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투자업계에서는 해당 글로벌 L/O 딜과 관련해 업프론트(Upfront)가 약 500억원 이상, 전체 계약 규모는 2조~3조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한 자릿수 로열티(Royalty)도 논의되고 있는데, 소수 글로벌 빅파마 중심의 과점 체제인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의 로열티 조항은 향후 매년 수천억원 이상의 로열티 발생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기대감은 더욱 크다.

이번 JP모건 콘퍼런스에서 해당 글로벌 제약사와 펩트론이 논의할 내용에는 생산 거점 이슈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의 현재 PT404 생산능력(CAPA)은 글로벌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생산시설을 증축하거나 글로벌 제약사로 생산기술을 이전하는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시설 증축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기술이전 계약과 별도로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기술 이전으로 협의가 이뤄질 경우 기술이전 계약과 분리된 별도의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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