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약심, 후향적 데이터 포함한 시판 후 조사 타당성 불인정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항암제 재심사시 증례수를 채우기 위해 후향 조사를 포함하는 것은 재심사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자문 의견을 내놓았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재심사소분과위원회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자문을 요청한 '팔보시클립 성분제제의 시판 후 조사계획서 변경(조사방법 변경)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후향적 데이터를 포함하는 시판 후 조사의 타당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해당 약제의 대상 환자수, 판매량 등을 감안할 때 재심사 취지를 살려 필요시 조사기간 연장을 통한 추가 조사 실시를 권고했다.

'재심사'는 신약이나 신약에 준하는 전문의약품에 대해 최초 허가일로부터 재심사 기간 이내에 허가 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이상사례 등을 조사·확인해 안전성·유효성을 다시 평가하는 제도이다.
'팔보시클립' 성분인 화이자의 유방암치료제 입랜스는 2016년 8월 29일 허가를 받았고, 2022년 8월 28일 재심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입랜스'는 호르몬 수용체(HR)-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음성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폐경 후 여성에서 일차 내분비 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 또는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을 효능 효과로 하고 있다.
화이자는 '팔보시클립' PMS와 관련해 지난 2020년에 증례수를 3000례에서 1000례로 조정했으나 환자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며 식약처에 후향 데이터를 증례수에 포함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화이자는 '팔보시클립' PMS의 어려움으로 △보험이 늦게 적용 △적응증이 2차로 확대될 때까지 시간 소요 △확대된 이후에 경쟁약이 도입돼 사용례가 많지 않고 △대형병원의 참여율 저조 △경쟁약품의 글로벌 임상 참여로 대상환자가 부족 △낮은 조사연구비 등으로 조사를 많이 실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신약 항암제의 경우 실제 환자에 처방된 것에 비해 실제 PMS 례수를 모으는 어려움으로 인해 식약처에 증례수 조정을 빈번한 상황이다.
논의를 통해 중앙약심은 "재심사 취지나 목적에 근거해서 본다면 후향적 자료 조사는 타당하지 않다. 후향 연구는 허수가 포함될 수 있는 자료를 통해 부작용 발생률 등 모든 지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팔보시클립' 제제는 이미 4년 전부터 급여가 인정되었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측의 노력이 있다면 증례수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후향적 데이터를 포함하는 시판 후 조사의 타당성은 인정되지 않다는 자문결과를 내놓았다.
다만 중앙약심은 해당 약제의 대상 환자수, 판매량 등을 감안할 때 재심사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시 조사기간 연장을 통한 추가조사 실시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회의를 주재한 의약품재심사소분과위원회장은 "현재의 재심사 수행은 전향적인 수집과 연구비 부족 등으로 실제 수행에 어려움이 많다"며 후향적 연구에 대한 식약처의 정확한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