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 광고제한에 가로막힌 환자의 알권리
"(누구보다) 신약을 기다리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제약회사에 신약에 대한 정보를 듣는 데 제한이 많아요. 임상의 선생님께 들을 수 있긴 하지만, 한정된 진료시간 내에 신약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모두 듣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국내 환우회 단체 대표는 신약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제약회사에게 정확한 정보를 듣고 싶지만,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신약에 대한 세미나를 열지만, 정작 그 약물을 직접 개발한 회사에게는 어떠한 정보도 들을 수 없습니다. 만약 제약회사가 직접 환자에게 자사의 의약품과 관련된 교육을 하게 된다면, 이는 전문의약품 등에 대한 '광고'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환자들은 궁금합니다. 자신들의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한 신약 임상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는 언제 들어오는지, 급여 진행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말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정보도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글로벌 제약회사의 임상정보는 지나치게 간결하게 명시돼 있고, 특히 글로벌 임상시험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clinical. gov는 연구자들에게 검색이 용이하지만, 환자들이 이 사이트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신약 임상 정보를 찾기는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이러한 사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가임상시험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임상정보공개 사이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글로벌 신약이 국내에 들어오는 정보 역시 환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정보는 아닙니다. 그나마 의약품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지에서 이러한 정보를 다루고 있지만, 항암제나 매출 규모가 큰 블록버스터 약물 중심으로 정보가 편중돼 있습니다. 진정으로 모든 환자들이 원하는 정도로 신약에 대한 정보를 고르게 다루고 있는지 히트뉴스를 비롯한 보건의료 전문지도 되돌아 봐야 할 지점입니다.
제약회사가 자사의 전문의약품을 알리는 보도자료 역시 과연 환자를 향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지나치게 회사의 규정에 얽매여, 환자들을 이해하지 못할 각종 임상 용어로만 보도자료를 기계적으로 배포하고 있지 않는지, 또 언론은 이를 그대로 옮겨 기사화 하고 있지 않은지. 홍보 담당자와 언론 모두 환자를 위한 정보 전달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환자들의 고가 신약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는 '급여' 단계는 더욱 정보 공개가 제한돼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보는 암질환심위원회(암질심)와 비용 효과성 등을 보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건강보험공단의 약가협상까지 거쳐야 급여 목록에 신약이 등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이 이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간신히 암질심, 약평위 등에서 위원회의 결과만 알 뿐, 그 이유에 대해서 명확히 할 수 있는 통로는 몇몇 기사가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이유는 명시하지 않은 채 결과만 써 놓은 기사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정부기관과 결과 중심으로 보도하는 언론 모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의약품은 환자들에게 있어서 단순한 소비재가 아닙니다. 환자들은 그 의약품으로 인해 생사를 넘나 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의약품에 대한 투명하고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제가 속한 언론을 비롯한 정부와 제약회사에게 묻습니다.
"과연 '환자'를 위한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고 있습니까? 그 정보는 환자들을 향하고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