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첫 제품 시판… 부작용 적고 간편 장점
휴젤·한미약품·메디톡스·휴온스 등 시장 참전

최근들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제 등 에스테틱 사업에 주력하던 제약바이오기업과 비뇨의학과 영업망을 가진 한미약품이 국내 남성 비뇨기 필러 시장에서 경쟁한다.

보툴리눔 톡신 · 필러 시장 경쟁이 심해져 '새 시장'을 개척하려다 남성의 음경확대 필러를 만들게 됐는데, 때마침 비뇨의학계도 남성 음경확대에 대한 양성화를 고민하고 있어 업체에겐 시장을 키울 수는 절호의 기회다.

안면이 아닌 몸에 주입하는 '바디필러'는 비교적 많은 양이 쓰여, 시술 부위와 요법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된다. 오프라벨 사용도 기대할 수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시판 순) 휴젤 더채움 쉐이프10, 한미약품 구구필, 메디톡스 포텐필, 휴온스 더블로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시판 순) 남성 비뇨기(음경확대) 필러제품 휴젤 더채움 쉐이프10,
한미약품 구구필, 메디톡스 포텐필, 휴온스 더블로필

휴온스는 지난 6일 남성 비뇨기 히알루론산(HA) 필러 '더블로 필'을 출시했다. 음경확대 필러는 2017년 휴젤의 '더채움 쉐이프 10', 2018년 한미약품의 '구구필', 2019년 메디톡스의 '포텐필'에 이어 휴온스까지 뛰어든 것이다.

제품 보유사에 따르면 남성 음경확대 필러 시장 규모는 "가늠이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미용 목적의 비급여 품목(의료기기)이라 업체별 매출을 파악할 수 없어서다. '400억원 대'로 추정할 수 있는 미지의 시장이다.

남성 음경확대 필러는 3년 전에야 첫 제품이 나왔다. 그렇다고 시술법에 필러를 쓰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문두건 대한남성과학회 회장(고려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과거에는 환자 진피를 음경에 이식했다. 이 경우 흉터가 생기는 게 흠이었다"며 "2005~6년 히알루론산 필러를 음경에 주사하는 것을 처음 소개한 바 있다. 대체 진피가 나오긴 했는데 이식할 때 단점이 있었다"고 했다.

히알루론산은 체내 유사 피부 구성 성분이다. 생체적합성과 안전성을 갖췄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 

문 회장에 따르면 필러 시술은 간단하다. 10분 정도로 짧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다만, 여러 번 리터치(수정이나 재투여)는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휴젤은 국내 처음으로 음경확대용 히알루론산 필러 '더채움 쉐이프 10'를 2017년 출시했다. 1년 뒤에는 한미약품과 공동 영업·마케팅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은 휴젤이 만든 제품을 '구구필'이라는 모델명으로 2018년부터 판매해왔다. 이미 팔팔과 구구 등 발기부전치료제와 비뇨기 영역 제품이 있어 유리했던 셈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비뇨의학과 관련 시장에서 구구필 점유율을 높이는 게 올해 목표"라며 "다만, 이 시장은 규모와 전망, 성장 모두 정확히 산출하기 어려운 편"이라고 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8월 음경확대 필러 '포텐필'을 허가받아, 출시했다. 그해 5월엔 발기부전 개선을 위한 의료기기 '케어웨이브'를 선보인 바 있다. 전문가 대상의 포텐필 캠페인 '음지에서 양지로'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고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발매한 지 1년 남짓됐다. 영업·마케팅 역량으로 승부볼 계획이고 향후 시장 리딩 제품되는 게 목표"라며 "음경확대 시술을 양성화하자는 취지로 캠페인을 진행했었다"고 했다.

이제 시장에 발을 붙인 휴온스의 '더블로 필'은 올 2월 '음경의 진피심층 또는 피하층에 주입해 물리적인 수복을 통해 왜소음경증후군의 남성의 음경 확대’에 대한 효과를 확인한 점을 인정받아 품목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앞으로 '더블로 필'로 휴메딕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력과 영업력을 발휘, 음경확대 필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성장성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도 니즈 높아… 인식 변하고, 시장 커질 것"

업체들은 이 시장에 대해 "현재로선 정확히 산출할 수는 없지만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술의 간편함과 양성화를 의료진과 합심해 알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문두건 회장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 국내는 물론 음경확대에 대한 아시아 국가 남성들의 니즈는 높다.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다른 비뇨의학과 질환 치료에도 쓰일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안면용으로 쓰이는 필러와 달리, 안면 외 부위에 일정한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서 쓰는 필러는 일정한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업체들은 많은 양이 주입되는 남성 비뇨기 필러 특성을 고려해 10mL의 대용량으로 출시했다. 

이는 안면 외 부위 시술에 '오프라벨'로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모두 적응증 확보 경쟁"이라며 "임상시험을 진행해 다양한 시술에 쓰일 수 있는 건 제품의 강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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