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티딘' 반품 갈등…한발씩 양보하면 안 되나
'라니티딘' 반품 갈등…한발씩 양보하면 안 되나
  • 류충열 유통전문기자
  • 승인 2019.10.25 06: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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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딴판인 일본, '책임지는 문화' 다름 때문인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26일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하는 발암위험물질인 'NDMA(N-Nitrosodimethylamine)'가 검출돼, 그 원료의약품이 사용되고 있는 완제의약품 전체에 대해 잠정적으로 제조·수입 및 판매를 중지시키고 처방을 제한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또한, 신속한 의약품 회수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보고된 의약품 유통정보를 해당 제약사들에게 제공해 그 제품의 회수 및 반품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곧바로 제약업계가 총론적으로 반품 받겠다는 안내의 공문을 관련 업계에 보냈고 개국가와 도매유통업계가 각론적인 자신들 입장의 회수 및 반품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개국가의 경우, 환자에 대한 '판매가격'으로 반품을 정산해 줄 것을 제약사들에게 요구했지만, 제약사들은 자신들의 약국 '공급가격'으로 정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를 놓고, 잠시 동안 외부로 갈등이 표출됐으나 요즈음 잠잠한 것을 보면 심각한 상태로까지 비화되지는 않은 것 같다. 강력한 조직의 힘이 개국가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적어도 라니티딘 제제 반품 문제가 개국가에서 확대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도매유통업계의 경우, 개국가와는 사정이 사뭇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월초에 '▷도매재고 반품 : 제약사의 도매공급가격, ▷요양기관 반품 : 전문/일반의약품→요양기관 공급가(기준가)+3% 회수비용, ▷약국의 환자 환불품목(일반의약품)→약국 판매가격+3% 회수비용 ▷반품일로부터 30일내 정산 완료' 등의 반품 조건을 제시하는 공문을 제약사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긍정적 반응이 온 제약사는 한두 곳에 지나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장기전(長期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렇게 된 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본다.

첫째, 회수 및 반품 종착지인 제약(수입 포함)업계와 사전 타협이 안 된 조건들이라, 양 업계 간 고질적인 반품 갈등의 재발이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점이다.

라니티딘 제제 시장이 극심하게 난립돼 있지만 이 시장의 헤게모니는 대웅제약(2018년 26.7%, 460억 원)과 일동제약(11.2%, 193억 원) 두 회사가 37.9%로 꽉 쥐고 있다.

이를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도매유통업계가 왜 대웅제약 및 일동제약과 반품 조건 문제를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제약업계와 전면전을 미리 선포했을까? 우선 이들 두 회사만 반품 조건을 설득했더라도 전체 반품분량 40% 정도는 이미 최소로 해결됐을 것 아닌가. 게다가 이들 두 회사의 시장 영향력을 생각해 보면 반품정리에 대한 상승효과도 매우 컸을 것 같다.

둘째, 제약업계의 시각이다. 예컨대 '왜 우리 제약업계만 항상 반품 피해를 모두 고스란히 봐야 하나'와 같은 피해의식이 잠재적으로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점이다. 관련 타 업계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라고 본다.   

셋째, 의약품 반품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결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당해 정부당국은 '전가의 보도'처럼 항상 반품문제를 '거래 당사자가 계약서에 넣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 있고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당사자들이 해결하지 못해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된다면 제도적으로 가르마를 타 주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니겠는가.

반품 문제는 업계의 거래 당사자들이 한 발짝씩 양보하면 비교적 용이하게 해결될 문제라고 판단된다. 이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의약업계는 거래계약서에 필히 이와 관련된 조항을 넣었으면 한다. 당해 당국도 이번 일을 계기로 반품문제를 전향적으로 봐 제도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

곁들여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하는 것이 있다. 우리가 싫어하는 일본의 라니티딘 제제 조치 사례다.

일본은 라니티딘 제제 반품을 놓고 업계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지 않다. 제약사들은 한발 나아가, 의사에게 처방받은 환자의 수중에 있는 라니티딘을 제약사 비용으로 회수하고, 약제 변경과정에서 발생되는 ▷재진비 ▷대체 약제비(조제비 포함) ▷대체제 처방을 받기 위한 환자의 교통비(3천엔, 약3만2천여원) 등에 대한 비용 모두를 부담하고 있다.

우리와 일본의 다름 이유가 '책임을 지는 문화'의 차이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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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2019-10-25 11:40:05
약사법상 회수의무자는 제약업체 수입업체입니다.
당연 회수에 대한 의무는 제약에 있는데, 이런일이 있을때마다 당연히 유통이 다 해야한다는거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보네요. 이러한 경우에 문제 발생시 당연히 제약은 유통에 협조 부탁을 하는게 우선인데, 그냥 너넨 알아서 해라 이런식의 제약의 행동이 지금과 이번일을 나오게 한거 같습니다. 발사르탄때 그렇게 유통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써서 처리했었지만 돌아오는게 무엇이었을까요? 문제 발생시 무엇이 선행되는게 우선이가를 먼저 생각했으면 하네요.

이호관 2019-10-25 11:07:46
심도 깊고 날카로운 지적이 돋보이는 기사입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손해를 볼 수 없다는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으로서 부담을 분산하고 공유하자는 연대의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중재도 꼭 필요한 것 같고요.
마지막 멘트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