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파운다요' FDA 승인…경구 비만약 경쟁 본격화
노보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이어 시장 판도 변화 조짐 편의성·접근성 앞세워 GLP-1 비만약 확산 가속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운다요(성분명 오르포글리프론)’를 승인하면서, 경구용 비만 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사제 중심이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제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올해가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FDA는 최근 파운다요를 국가 우선순위 바우처 프로그램(CNPV)에 따라 승인했다. 파운다요는 저칼로리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 비만 성인 또는 체중 관련 동반질환을 1개 이상 가진 과체중 성인에서 체중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감량 상태를 유지하는 용도로 허가됐다.
FDA는 이번 승인이 신청 접수 후 50일 만에 이뤄졌으며,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승인된 첫 신물질(NME)이자 2002년 이후 가장 빠른 신물질 승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을 계기로 릴리가 노보 노디스크와의 차별화에 본격 나섰다고 보고 있다. 노보의 경구 세마글루타이드는 공복 복용과 복잡한 복용 규칙이 요구되는 반면, 파운다요는 음식이나 물 섭취, 복용 시간에 제한이 없는 저분자 기반 약물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복약 편의성이 경구용 비만 치료제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셈이다.
최저용량 기준 월 149달러…접근성 높인 릴리
가격 전략도 주목된다. 릴리에 따르면 상업보험이 있는 적격 환자는 월 25달러에, 자가 부담을 선택하는 환자는 최저 용량 기준 월 149달러부터 파운다요를 이용할 수 있다. 메디케어 파트D 자격 환자에 대해서는 2026년 7월 1일부터 월 50달러 조건이 적용될 예정이다. 회사는 또 체중 관리 및 제2형 당뇨병 적응증을 포함해 40개국 이상에 오르포글리프론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승인 이후 각국에서 순차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구용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이미 노보 노디스크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보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로 2025년 말 FDA 승인을 받은 뒤 2026년 1월부터 상업화에 들어갔다. 여기에 릴리의 파운다요 승인까지 더해지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은 주사제 중심 경쟁에서 경구제 경쟁으로 축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경구제 확산이 비만 치료제 접근성과 보험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그동안 높은 약가로 인해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었지만 월 149달러 수준의 경구제가 등장하면서 비만을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장기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보고 급여 적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5년 12월 비만 치료에 GLP-1 의약품 사용에 관한 첫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내놓았고, 이탈리아는 최근 비만을 만성적이고 진행적이며 재발성 질환으로 법적으로 인정한 첫 국가가 됐다면서 경구용 GLP-1 치료제 확대가 국가별 보건정책과 보험 체계 변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