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보상 직결된 혁신형 제도… "제약사 '인증 레이스' 이미 시작"
R&D·임상·수출 정량 평가…공급망·ESG도 반영 법무법인 세종 "새 기준 맞춰 투자·사업 전략 재정비해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가 약가 정책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재편되면서 제약사 경쟁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31일 뉴스레터를 통해 보건복지부가 26일 입법예고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 개편안'을 분석했다. 세종은 이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약가제도 개선방안의 중심축이 '혁신형 제약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개편이 산업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단순한 인증 획득을 넘어 연구개발 투자와 임상 성과, 공급망 기여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체계가 구축되면서 인증 여부가 향후 약가 인센티브와 직결되는 환경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세종에 따르면 약가 개편안의 핵심은 연구개발 투자 요건 강화다. 의약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기준은 직전 3개년도 평균 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의 경우 기존 7% 또는 연간 50억원 이상에서 9%로 상향됐다. 1000억원 이상 기업은 5%에서 7%로 기준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세종은 "기업들은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중장기 연구개발 투자 계획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또는 EU GMP 품질기준 적합 기업 역시 3%에서 5%로 기준이 올랐다. 다만 해당 요건은 기업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공포 후 3년이 경과한 이후 신규 및 연장 신청부터 적용된다.
평가 체계도 실적 중심으로 재편됐다. 기존 25개였던 심사항목은 17개로 축소되고 총점도 120점에서 100점으로 조정됐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와 임상시험 건수, 수출 실적 등 주요 항목이 정량지표로 전환되면서 평가의 객관성과 투명성이 강화됐다. 동시에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는 생산·보급 활동이 별도 항목으로 신설되며 사회적 책임 요소가 평가 기준에 포함됐다.
세종은 "정량지표 중심 평가로 전환되면서 실적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며 "공급망 안정화 기여 항목이 신설된 만큼 연구개발뿐 아니라 공급망 대응과 ESG 요소까지 함께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제약기업을 위한 별도 인증 유형도 새롭게 도입됐다. 외국계 기업은 연구·생산시설 보유나 해외자본 유치, 공동연구 등 오픈이노베이션 관련 항목에서 높은 배점을 적용받는 별도 기준을 선택할 수 있다. 기존에는 외국계 기업의 인증 진입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번 개편으로 평가 체계가 이원화되면서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세종은 이번 개편으로 외국계 기업에는 인증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시도가 요구되는 한편 국내 기업에는 독자적인 연구개발 역량 입증이 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리베이트 관련 인증 기준 역시 조정됐다. 종전에는 인증연장심사 시점 기준 5년 이전에 받은 행정처분을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개정안은 위반행위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전 사안을 제외하도록 변경했다. 또 행정처분에 대해 소송이 제기된 경우 판결 확정일을 처분일로 간주하던 규정이 삭제되고 행정쟁송 진행 시 조건부 인증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세종은 이번 기준 변경을 과거 리베이트 이력에 따른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조치로 보면서도 기업들의 컴플라이언스 관리 필요성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은 "이번 개편으로 인증 유효기간 도래 기업의 연장심사와 신규 인증 기회가 맞물리면서 인증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특히 신청 준비와 평가 대응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할 때 관련 경쟁은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