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포커스] 14년 만 강제 약가수술, 하반기부터 본격 진행
상반기 중 유연계약제 테이프 끊고, 약가 인하·ICER 개정 등 잇따라
보건복지부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의결과 함께 하반기부터 모든 제도 개편을 동시 추진한다. 약가 산정·관리·보상 체계를 동시에 뒤집는 것인데 유연계약제(이중약가제)를 필두로 제네릭 개편, ICER 개정 등이 줄을 잇는다.
약가 개편 세부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면 올해 하반기부터 ①신약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등재·평가체계 개편 ②수급안정 의약품의 공급체계 마련 ③약가관리 합리화를 세 축으로 놓고 2026년 상반기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개편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 상반기
희귀약 약가협상 리미트 '100일'에 유연계약제 도입
올해 상반기부터 약가개편은 굵직한 축을 두고 돌아간다. 먼저 신약 분야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의 접근성 제고가 진행된다. 급여적정성 평가와 약가 협상 절차를 간소화해 심평원 급여등재 신청부터 건정심 통과까지 최대 240일 걸리던 기간을 100일 이내로 줄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건강보험 시범사업 형태로 먼저 시행한 뒤 관련 규정을 정비해 제도화하는 순서다.
약가 유연계약제 도입도 상반기에 시작된다. 의약품의 실제 가격과 표시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이른바 '이중가격 구조'를 건강보험에 도입하는 것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한국 시장 철수를 방어하기 위한 장치로도 읽힌다. 이미 다국적사 중 유연가격제를 적용하고 싶어하는 품목이 많은 만큼 그 결과는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필수의약품 쪽에서는 퇴장방지의약품 지정·원가보전 기준 개선이 상반기 과제로 잡혔고 민·관 합동 대응체계 구축을 통해 의약품 공급·유통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가동된다.
2026년 하반기
제네릭 약가 개편 등 '폭풍' 시작된다
올해 하반기가 약가 개편의 실질적 분기점이다.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제네릭 약가 산정률 개편이 하반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기본 산정률 45%로 현행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약 16%포인트를 깎는 숫자다.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 조정도 같은 시기 착수된다. 동일 제제 내 최고가를 기준금액으로 삼아 100%로 환산한 뒤 40%대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2036년까지 완료 목표다.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별도 트랙이 가동된다. 기등재 인하 시 49% 특례 산정률에 4년 유예기간이 부여되고, 신규 제네릭 등재 가산은 혁신형 60%, 새로 신설된 '준혁신형' 50%로 책정됐다. 준혁신형은 매출 대비 의약품 R&D 투자 비율이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5%, 미만 기업은 7% 이상인 경우 해당되며, 신규 등재 제네릭에 '1+3년' 간 50% 약가가 부여된다. 다만 해당 사안은 실제 유예되는 만큼 타격은 업체별로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2027년 이후
ICER 개선부터 '동적 약가 체계' 전환
2027년으로 넘어가면 제도의 사후관리 축이 본격화된다. ICER 개선 작업이 마무리되고 기등재 약제에 대한 조정이 본궤도에 오른다. 급여적정성 재평가(급여재평가) 체계가 개편되며 시장연동형 실거래가 도입과 사후관리 특례도 이 시기에 정비된다.
주목할 점은 실시주기 정비다. 예측 가능한 약가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3~5년 주기로 약제별 시장 구조(매출, 제네릭 침투율 등), 품목 수, 주요국 약가 비교 등을 종합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까지 최종안을 확정한 뒤 2027년 도입을 목표로 한다.
2028년 이후에는 평가체계 재정립이 완료되면서 주기적 평가·조정 기전이 본격 가동된다. 혁신 신약의 신속등재-후평가 조정 트랙이 구축되며 민관협의체가 정기적으로 운영되면서 약가 정책 전반이 '정적 관리'에서 '동적 조정' 체계로 굳는다.
민관협의체에는 산업계, 전문가, 환자단체 등이 참여하는데 CSO(의약품판촉영업자) 등 유통구조 개선과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 재설계도 이 테이블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체가 갈리는 만큼 정부의 추진 의지와는 별개로 업계의 서로 다른 입장은 앞으로 논의거리가 많이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 제약단체가 주가 된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평균 영업이익률 5%대인 국내 제약사 현실에서 16% 인하는 산업 기반을 위협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KRPIA(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는 희귀·중증질환 치료제 신속등재와 약가 유연계약제 도입 등을 두고 치료 접근성 개선에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는 등 숙려의 기간은 이어질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