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소비자단체 "약가인하 환영하지만 반쪽 개혁"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 성명 리베이트 구조 혁파 없는 약가개편 한계…범정부 TF 즉각 출범 촉구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가 정부의 약가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제네릭 약가 인하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리베이트 중심 시장 구조를 손보지 못한 '반쪽 개혁'이라고 말했다.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는 27일 성명을 내고 보건복지부가 전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조정하는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의결한 데 대해 "14년 만의 제네릭 약가 구조 개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리베이트 중심 시장 구조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한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단체는 약가 인하가 리베이트 영업 유인을 일부 줄일 수는 있지만, 제약시장 내 허가·유통 전 분야에 걸친 불공정 경쟁 질서가 개혁되지 않는 한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약가 인하는 필요 조건일 뿐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장기 유예와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는 최장 10년에 이르는 단계적 약가 조정은 개혁이 아니라 지연에 가깝고,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 역시 기준과 평가 방식이 불명확해 실질적 혁신 역량이 없는 기업까지 정부 지원 틀 안에 편입시키는 모호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제약바이오 연구개발 지원에 대해서도 성과 공개를 요구했다. 의약분업 이후 20년 넘게 투입된 제약산업 R&D 예산의 총규모와 사업별 성과를 국민에게 전면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 지원의 효과성과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체는 현재 제약시장에 독자적 생산설비나 유의미한 연구 역량 없이 CSO 등을 활용한 리베이트 영업만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이른바 '유령 제약사' 구조가 존재한다고도 지적했다. 약가를 낮추더라도 이런 구조가 유지되면 경쟁력 있는 기업보다 리베이트에 능한 기업만 시장 지위를 유지하게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정거래위원회가 공동 참여하는 '제약시장 공정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TF 과제로는 △리베이트 근절 및 CSO 관리 강화 △실질 생산 역량 없는 제약사 퇴출 기준 마련 △제약 R&D 재정 지원 성과 공개 △실거래가 상환제도 전면 개편 등을 제시했다.
단체는 "약가 인하는 시작일 뿐”이라며 “정부는 절감된 건강보험 재정을 다른 방식의 제약산업 지원으로 돌리기 전에, 제약시장 공정화와 기존 재정 지원 성과 공개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