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개편안 4개월간 숙의… 수급안정·혁신기업 특례 보강"

정책 브리프 | 복지부 권병기 건강보험정책국장·김연숙 보험약재과장

2026-03-27     이현주 취재팀장/기자
김연숙 보험약제과정(왼쪽)과 권병기 건강보험정책국장.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을 4개월간의 의견수렴 끝에 수정하면서, 필수의약품 수급 안정 장치와 혁신형 기업 보호 장치를 보강했다.

권병기 건강보험정책국장과 김연숙 보험약제과장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앞둔 25일 사전브리핑을 통해 작년 11월 발표안 이후 4개월간 제약업계와 노동계, 환자단체 등과 폭넓게 소통했고, 숙의 과정을 거치며 현장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해 수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가장 큰 변화로 수급 안정 장치 강화를 꼽았다. 약가제도 개편이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항생제주사제와 소아용 의약품 직접 생산 품목에 대한 우대를 추가했고, 필수의약품을 일정 기준 이상 생산하는 기업을 '수급 안정 선도기업'으로 우대하는 기업 단위 지원책도 새로 담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5+5년' 우대 기간은 '5+5+α'로 확대해 지원 필요성이 이어질 경우 추가 연장도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등재 의약품 약가인하는 적용 대상 범위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당초에는 2012년 이전 등재 의약품만 조정 대상으로 검토했지만 현장에서 동일 성분 품목 가운데 일부만 조정 대상이 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이에 전체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되 2012년 이전 등재 품목과 이후 등재 품목을 구분해 적용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업계가 제네릭 의약품이 연구개발 재원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만큼 특례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요구한 점을 반영해 혁신형 및 준혁신형 기업에 대해서는 특례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건정심에서는 기등재 의약품 약가인하 시 혁신형제약과 준혁신형제약은 각각 49%, 47% 특례 산정률과 4년, 3년이라는 특례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가산 우대 체계에 대해 작년 11월 안에서는 혁신형 기업 내부에서도 상위 30%와 하위 70%를 나눠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업계 의견에 따라 혁신형 기업에 일괄 적용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준혁신형 기업도 새롭게 포함시켰다.

권 국장은 "특례 수준과 유예 등을 고려하면 기등제 약 약가인하 적용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혁신형 제약기업은 상당 적응 기간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그 사이 제도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병기 국장-김연숙 과장과 Q&A 

Q. 재정 절감 규모는 얼마나 보나.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품목도 더 늘었고 산정률 수치도 바뀌었다. 

A. 구체적 수치는 건정심 의결 사항이라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다. 다만 1차 조정은 1조원 기준에서 플러스·마이너스 1000억원 정도, 즉 9000억원~1조1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2차 조정은 1.2조원 기준에서 플러스·마이너스 1500억원 정도로 보고 있으며, 두 단계를 합치면 총 2조1000억원~2조4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작년 11월 발표안과 단순 비교는 맞지 않는다. 이번에는 전체로 확대되면서 같은 성분의 후속 품목까지 포함시키고 동시에 연착륙을 위해 특례와 조정 기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Q. 재정 절감은 단계적으로 얼마나 오래 걸리나.
A. 1단계, 2단계로 나누면 최대 10~11년 정도 걸릴 수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특례 기간이 추가돼 약 10년 안팎이 될 수 있다. 10년 차가 다 됐을 때, 연간 재정 절감 규모는 4000억~5000억원 정도가 나타날 수 있다.

Q. 작년 11월 발표 때는 2012년 이전 등재 4500품목이 대상이었는데, 이번에는 몇 품목이 적용되나.
A. 같은 성분의 약들이 함께 묶이기 때문에 품목 수는 변동이 꽤 있을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항목 수는 의결 이후 안내할 계획이다.

Q. 2012년 이후 등재품목이 이번에는 포함되는데, 설명이 필요하지 않나.
A. 2012년 이전 품목만 대상으로 하고 끝내는 방식이 오히려 합리적이지 않다는 업계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같은 성분이면 이후 등재 품목도 함께 끌어와 묶는 방향으로 가게 됐다.

Q. 약가인하 폭이 커지면 CSO 활용이 더 늘어날 수 있는데 대책은 있나.
A. CSO 문제는 현황 통계에도 담았고, 앞으로 민간협의체에서 후속 과제로 중요하게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와 전문가들과 계속 논의해 가겠다.

Q. 혁신형과 준혁신형기업이 최종안에 60개 내외로 정해져 있는데, 준혁신형은 어느정도로 보나.
A. 현재 혁신형제약이 48개이고, 총 60개 내외로 보면된다. 다만 준혁신형제약까지 포함한 총 규모는 정확한 신청과 증빙 자료를 받아봐야 확인할 수 있다.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정도 규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이번 약가 개편이 산업 구조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2012년 약가 개편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A. 제약사 규모나 숫자 변화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2012년 이후에도 기본적인 제네릭 약가가 충분히 조정되지 않고 높게 유지돼 온 측면이 컸다. 그 결과 영세한 소규모 제약사도 유지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이번에는 품목 관리도 함께 강화하고, 혁신형 기업과 R&D 노력을 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더 강하게 가져가기 때문에 2012년 때와 같은 실패 요인은 적을 것으로 본다. 다만 가격 정책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