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유전 질환인 '리 증후군'의 치료제로 떠오른 PDE-5 억제제
특별기고 | 배진건 배진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세포의 에너지 생성 기관의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드문 유전 질환을 포괄한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심각한 형태는 '리 증후군(Leigh syndrome, OMIM #256000)'으로 1951년 리 박사(Dr. Leigh)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리 증후군(LS)'은 약 3만6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미토콘드리아 DNA(mtDNA)에 있는 100개 이상의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유전자들은 산화적 인산화(OXPHOS)에 관여한다. 환자의 10~20%에게 MTATP6에 T8993G 또는 T8993C 돌연변이가 확인되며, 10~20%에게 다른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확인된다.
'리 증후군(LS)'은 중추신경계(뇌, 척수, 시신경 등)의 변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유전 질환으로, LS는 심각한 선천성 뇌 및 근육 질환으로, 생후 3~12개월에 발병하며 진행 속도가 빠르다. 대부분의 환아에게 처음으로 수유(젖 빨기) 능력 저하, 목 가누기 소실 증상이 나타난다. 구토, 보챔, 계속되는 울음, 간질, 발작, 발달 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드물게 학령기나 성인기에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이 경우 전형적인 유형보다 진행 속도가 느리다.
LS는 현재까지 치료법이 없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 병원의 Annika Zink 박사와 공동 연구진은 iPSC(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환자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LS 치료를 위해 약물 스크리닝(drug screening)을 수행했다.
5632개의 재활용 가능 약물(Repurposable drugs) 중에서 PDE-5 억제제가 유력한 후보 물질로 확인되었다. 실데나필(sildenafil)은 폐동맥 고혈압(PAH)이나 림프관 기형 치료를 받는 소아 환자에게서 이미 안전성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추가 연구 대상으로 우선 선정되었다.
연구진은 3월 6일 자 'Cell'에 발표한 논문에서 실데나필이 LS 뇌 오가노이드(brain organoids)에서 신경 발달 경로를 복원하고 칼슘 반응을 정상화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실데나필은 두 가지 LS 동물 모델에서 근육 약화를 감소시키고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생성량을 개선하며 수명을 연장했다.
마지막으로, Zink 연구팀은 LS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실데나필을 투여했다. 환자들의 연령은 9개월에서 38세까지였으며, 남성 4명, 여성 2명이었다.
치료는 2018년 12월부터 2024년 6월 사이에 저용량(0.66~1.49mg/kg/일, n=2) 또는 중간 용량(1.50~3.00mg/kg/일, n=4)으로 시작되었으며, 근육 약화는 개선되었지만 발진이 발생하여 2.5년 후 치료를 중단한 한 명을 제외하고 모든 환자에서 치료가 계속되고 있다. 해당 환자는 치료 중단 후 근육 약화가 재발했다.
다른 모든 경우에서 실데나필은 내약성이 우수했으며, 운동 기능 및 발달 개선, 주기적인 대사 위기로부터의 보호, 질병 활동 점수의 개선 또는 감소 속도 둔화 등 임상 증상 개선으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실데나필 치료를 받은 한 어린이의 경우 걷는 거리가 500미터에서 5000미터로 10배 증가했다"고 이번 연구의 책임 저자 중 한 명인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 Markus Schuelke 박사는 말했다. "다른 어린이의 경우, 치료로 거의 매달 발생하던 대사 위기가 완전히 억제되었고, 또 다른 환자는 더 이상 간질 발작을 겪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러한 효과는 리 증후군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킨다"고 슐케 박사는 말했다. "더 포괄적인 연구를 통해 이러한 초기 관찰 결과를 확인해야 하지만, 이 심각한 유전 질환 치료를 위한 유망한 약물 후보를 발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의약품청(EMA)은 실데나필에 '희귀의약품 지정'을 승인했다. 이는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간소화된 승인 절차를 거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LS 치료를 위해 PDE-5 저해제로 실데나필만 유일한가? 그렇지 않다. 실데나필(브랜드명 비아그라) 외에도 타다라필(시알리스), 바데나필(레비트라), SK케미칼 미로데나필(엠빅스), 동아제약 유데나필(자이데나), 미쓰비시 타나베 아바나필(스텐드라)까지 총 6개 PDE-5를 억제하는 기전의 허가 받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존재한다.
그러면 이중에서 어느 약물을 선택해야 하는가? LS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나이 어린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성을 우선으로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과연 6개 PDE-5를 억제제 가운데 어느 '필'의 안전성이 가장 좋을까? 실데나필은 일반적으로 안전한 약물이지만, 안전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농도의 실데나필에 노출된 경우 시각이상의 빈도가 좀 더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PDE isozyme들 중 PDE-5에 대하여 높은 선택성을 보여 이상반응이 보다 적은 PDE-5 저해제를 선택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다. PDE-1은 두통, PDE-3는 심장관련 이상반응, 안구의 망막에 존재하는 PDE-6는 일시적인 시각 장애, PDE-11은 정자형성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미로데나필은 실데나필 등 다른 PDE-5 저해제들에 비해 PDE-5에 대한 선택성이 높아 PDE-1, PDE-6를 덜 억제한다. 실데나필 복용 시 'blue pill'이라고 부르는 일시적인 청색시증은 잘 알려진 비밀이다. 미로데나필은 안전성에 있어서 기존 발기부전 치료제의 일반적 부작용인 두통이 더 적게 나타났고 색각장애는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 기존 경쟁품에 비해 현저히 낮은 부작용 발현율이 보고되었다. 그러기에 미로데나필이 더 좋은 선택일 것 같다.
실데나필은 1세 이상의 소아 폐동맥 고혈압(PAH) 치료에 대해 승인되었다. 소아의 경우 1일 3회 체중에 따라 (예: 20kg 미만, 20kg 이상 등) 20mg 용량을 분할 투여한다. 현재 대한민국 아리바이오가 치매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ARI001을 가지고도 폐동맥 고혈압이나 림프관 기형 치료를 받는 소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소아에게 듣는 용량 책정이 우선이겠지만. 실데나필과 미로데나필이 100mg/50mg의 같은 용량이 성인에게 사용되기에 미로데나필이 만일 PAH에 사용된다면 비슷한 20mg의 용량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약물치료보다 종국적으로 '미토콘드리아 대체 요법(Mitochondrial Replacement Therapy, MRT)'이 LS을 유발하는 미토콘드리아 DNA(mtDNA) 돌연변이의 유전을 막는 데 사용될 미래라고 추측한다. MRT는 체외 수정(IVF) 기술 중 하나로, 아래 그림과 같이 건강한 공여자(donor)의 미토콘드리아를 Membrane으로 싸서 결합하여 돌연변이를 가진 어머니에게 이식하여 'replacement(대체)'하는 것이다.
그런 기술이 (아직 마우스에서 가능하지만) 최근 3월 18일자 'Cell'에 "Transplantation of encapsulated mitochondria alleviates dysfunction in mitochondrial and Parkinson’s disease models" 라는 제목으로 논문이 출간되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언젠가는 MRT가 사용될 날이 곧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