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포커스] 4번째 P-CAB, 보신티 앞에 놓여진 가시밭길
위장관 소화기계 막강 영업력 가진 제약은 품절 상태 상위사 A, 중견사 B 등 보신티 키워 줄 백기사로 거명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보신티(성분 보노프라잔)'를 국내 시장에 재출시하는 한국다케다제약과 손잡을 국내 파트너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영업력 강한 국내 제약회사들은 선발 P-CAB 사들과 이미 손잡은 상태라 누가 파트너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급여 절차 진행 중인 보신티를 두고 매출 상위권 제약 A사와 중견제약 B사를 포함한 2~3곳이 경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사는 근래 상품 확보와 관련한 여러 논의를 진행했던 만큼 가능성 높은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2월 말 이후 보신티의 판권을 두고 코프로모션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A회사가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벌써 파다하다"고 말했다.
국내시장에서 신약으로 허가 받았다가 철수한 뒤 제네릭으로 다시 출시되는 보신티가 파트너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과거 유사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보신티는 2015년 2월 일본에서 세계 첫 P-CAB 약제 '다케캡'으로 허가 받아 현재 일본에서 매출 1조원 이상 기록할 만큼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다케다제약은 한국 시장에 출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신청을 넣었으나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문기관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는 보신티의 적응증 가운데 하나인 헬리코박터 제균요법을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한일 간 임상 기준이 다른 만큼 새로 임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9년 3월 보신티는 허가신청한 적응증 중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만으로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다케다제약은 허가 이후 약가협상에서 기대한 약가를 받지 못하자 2024년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시판후 조사(PMS) 증례가 없는만큼 행정처분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품목허가를 취하한 것이다. 그 사이 판권 협상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HK이노엔 케이캡, 대웅제약 펙수클루, 제일약품 자큐보 등이 신규 시장을 형성하며 급성장세를 탄 2025년 12월 한국다케다제약는 품목 허가를 다시 받아 최근 급여결정 신청까지 이어졌다.
제네릭으로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약가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만큼 출시 의사가 강해 이번에는 영업력이 강한 국내 제약회사와 공동영업 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여기저기 펼쳐진 'P-CAB' 연합전선
제네릭 등장 전 '판 깔아줄' 파트너 필요
업계는 다케다제약이 보신티를 단독 영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력과 무관하게 상급종합병원부터 의원까지 커버할 수 있는 영업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란스톤' 등을 비롯해 소화기 계열 내 유명 약제가 있지만 실제 판을 키워놓은 것은 제일약품과 오랜 공동영업이었다.
국내 P-CAB 시장의 선발 품목들이 공동 영업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도 파트너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를 싣는다.
리딩품목 '케이캡'(테고프라잔)은 HK이노엔과 보령이 손을 잡았고, 뒤이어 등장한 대웅제약 '펙수클루'(펙수프라잔)는 종근당과 공동 영업전선을 구축했다. 두 회사 모두 내과 계열 영업력이 강한 곳이다.
최근 등장한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자스타프라잔)는 모회사이자 판매사인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가 손잡았다. 제일약품은 란스톤과 영업 경험이 있고, 동아에스티는 '동아가스터' 등을 필두로 관련 분야의 가장로 평가받고 있다.
보신티 뒤에 나올 제품도 공동영업이 예정돼 있다. 대원제약에 '파도프라잔'을 내어준 일동제약은 이 제제 출시 이후 함께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일동제약 또한 '넥시움' 등을 판매하며 소화기 분야 영업 역량을 쌓았다. 강한 영업력을 가진 파트너와 손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사의 경우 다케다제약이 유연계약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 보고 있다. 차액 환급 구조가 생기면 코프로모션 구조 산정에 따라 국내 파트너의 마진이 달라진다. 소화기 강자들도 계산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국내 제약사들은 이미 보신티를 상대로 특허심판에 나섰고, 동광제약은 2025년 12월 첫 제네릭 '본프라잔'까지 허가받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