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SC면 다 잘되는 줄 알지만... 처방 패턴 바뀌면 '헛일'
2025년 9대 바이오시밀러 분석 시밀러가 기세 등등한 '레미케이드' 시장 SC선점해 시밀러 압박한 오리지널 '맙테라'
최근 5년간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3배나 팽창했고, 국내 제약바이오의 추격도 거세다. 5년동안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점유율은 어떻게 변했을 지, 그 결과를 낳은 원인은 무엇인지, 앞으로 경쟁은 어떠할지 짚어본다.
① 강산이 바뀌는덴 5년이면 충분했다
② 시장 경쟁은 단조롭거나 일방적이지 않다
③ 명확한 시밀러 승리 요인, 원내/원외가 갈랐다
④ 자강두천 투톱 셀트리온 vs 삼성바이오, 라인업은 짜여졌다
1편의 결론은 같은 바이오시밀러라도 상황이 다르면 오리지널과 '한판 붙어볼만한' 하거나 '오리지널에 압도 당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이 질문의 또 다른 가능성은 피하주사, 즉 SC 제형을 누가 가져가느냐였다.
시밀러가 SC를 먼저?
램시마가 시장 잡은 건 이유 있었다
첫 번째 상황은 바이오시밀러가 SC를 처음 냈을 경우다. 그 사례는 한국얀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에 있다. 원래 오리지널 레미케이드는 정맥주사 이른바 IV 방식이다.
셀트리온 램시마는 2021년 SC 오토인젝터를 출시하며 기존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꿨다. 그리고 이 시도는 램시마라는 브랜드를 오리지널과 대등하게 만들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램시마 SC 오토인젝터는 2021년 출시 당시 9억원으로 출발했지만 2025년 14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램시마 전체에서 SC 비중도 4%에서 35%대로 뛰었다.
인플릭시맙 제제 시장 유통액이 968억원으로 늘었는데 성장분 대부분은 SC 제형에서 나왔다. 9개 성분 중 침투율이 가장 높은데는 SC의 공이 크다.
IV 제형만 놓고 보면, 레미케이드 497억원과 램시마 273억원 제법 차이가 벌어진다. SC가 없었다면 램시마도 트룩시마처럼 30%대에서 정체됐을 개연성이 높다.
오리지널이 SC 잡으면?
8년 도전에도 30% 머무른 '맙테라'
반대 상황은 한국로슈의 '맙테라'에서 찾을 수 있다. 로슈는 2017년 SC 1400mg 바이알을 출시해 2025년 기준 119억원, 맙테라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반면 셀트리온 트룩시마는 IV 바이알만 보유하고 있어 SC로 차별화를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침투율은 31.2%로 높은 편에 속하지만 2021년 23.3%였던 것과 비교하면 8%p 수준 상승에 그친다.
로슈 항암제 '허셉틴' 시장은 더 극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허셉틴은 이미 SC 제형 600mg을 선점한 상태였다. 여기에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삼페넷'은 모두 IV 바이알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삼페넷이 83억원으로 2021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긴 했지만 이는 440mg 대용량 바이알로 병원 입찰에서 틈새를 잡은 덕분이다. 시장의 방향을 바꿀 만한 규모일지 지켜봐야 한다.
가격 경쟁력도 항암제 급여 5% 부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자 부담은 크지 않다. 마지막으로 시장 축소까지 맞물렸다. 물론 오리지널도 감소폭이 크지만 허쥬마 역시 2023년 291억원을 정점으로 2025년 251억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SC=반드시 승리 아니지만 충분한 '경쟁력'
예외 상황도 물론 있다. 바이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는 기존 바이알에서 PFS(프리필드시린지) 전환을 마친 뒤 2024년부터 새 용량의 제제를 내놓으면서 경기장을 흔들었다.
아일리아는 2025년 182억원으로, 바이오시밀러 3종(아이덴젤트 66억원, 아필리부 35억원, 비젠프리 3억원)을 합한 104억원보다 크다. 바이오시밀러가 2mg 시장을 쫓는 사이 오리지널은 8mg으로 환자를 옮겨 갔다. 침투율 11.2%는 출시 1년차치고 낮지 않지만 제형과 8mg 용량으로 옮겨가면서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다른 변수는 한국애브비의 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아달리무맙)가 보여준 SC 대결이다. 오리지널과 시밀러 시장은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모두 SC 제형이지만 침투율은 23.5%로 아주 높지는 않다.
'약제위원회'도 큰 변수다. 레미케이드나 아바스틴 등 제제는 병원에서 IV로 투여하는 경우가 있으니 약제위원회가 도입을 결정하면 일괄 전환이 가능하다. 편의성이 플러스 알파가 되는 식이다. 그러나 휴미라는 환자가 직접 자기 몸에 놓는 약이라는 점은 완전히 다른 변수가 된다.
휴미라로 바꾸려면 의사가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해 새 디바이스로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 환자에 따라 처방 이환 과정에서의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SC 제형은 '침투율의 상한선'을 높이지만 처방 구조는 '침투 속도'를 높이는 변수에 가깝다. 두 변수가 동시에 유리한 경우는 앞서 언급한 램시마 사례다.
그동안 영업이나 마케팅에서 SC가 처방 과정에서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왔으나 이를 수치로 말하기는 쉽지 않았다.
바이오시밀러도 합성의약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다. 1일 3회 복용을 1일 1회로 바꾼 개량신약, 필요한 용량을 만들어 환자 편의를 돕는 제제 설계와 투여 과정을 간단하게 바꾼 경로 설계가 시장에서 파급력을 일으키듯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쉽고 용량에 맞는 바이오베터 제제가 결국 인기를 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바이오시밀러가 SC를 먼저 내면 시장 자체를 키울 수 있고, 오리지널이 SC를 선점하면 바이오시밀러 접근을 막을 수 있으며, 오리지널이 아예 고용량(HD)으로 넘어가면 바이오시밀러가 쫓아가야 할 골대 자체가 사라지며 경쟁은 복잡하게 전개된다.
셀트리온이 9개 성분 전부에서 SC 또는 복수 제형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근 제품에서 PFS·오토인젝터를 동시에 갖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에서 제형은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시장 접근성 자체를 결정짓는 병기다.
일러두기 이 기사 내 데이터는 IQVIA 유통액 내 원외 및 원외 처방을 합산했습니다. 동일 브랜드의 복수 팩·제형은 합산했습니다. 표본 조사인 만큼 실제 회사 측의 매출과는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