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조 향하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 물량보다 '가격'이 키운다

아이큐비아, 글로벌 의약품 시장 2030 전망 사용량 2030년까지 연 2.7% 증가, 4조 일일 표준 사용량에 근접 지출 5~8% 성장…고가 혁신약 채택이 동력

2026-03-05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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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2030년 약 2.6조달러(약 386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 성장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물량 기준 사용량은 완만하게 증가하는 반면 지출은 더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다. 단순히 환자 수 증가에 따라 약을 더 많이 사용하는 흐름이라기보다 같은 환자라도 기존 치료제보다 가격이 높은 혁신 신약으로 처방이 이동하면서 평균 치료비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아이큐비아가 발간한 '글로벌 의약품 시장 2030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사용량은 2030년까지 연평균 2.7% 성장해 일일 표준 사용량(DDD)이 약 4조 규모에 근접할 전망이다. 반면 제조사 출고가 기준 글로벌 의약품 지출은 같은 기간 연 5~8%로 사용량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약 2.6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사용량 연 2.7% 증가…성장은 인구 확대 영향

아이큐비아는 전 세계 의약품 사용량이 최근 5년간 4410억 DDD 증가한 데 이어 2030년까지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직전 5년간 2.8%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인구 보정 시 글로벌 사용 성장률은 향후 5년간 1.9%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체 의약품 사용 증가의 상당 부분이 실제 치료 확대라기보다 인구 증가 영향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성장 주도 지역은 아시아태평양, 중국, 인도, 라틴아메리카 지역으로 제시됐다. 이들 지역은 인구 확대와 의료 접근성 향상, 의료 시스템 투자 확대가 배경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물량 증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중국은 'Healthy China 2030' 정책 기조에 힘입어 2030년까지 5.5%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을 100으로 환산한 사용량 지수는 2030년 중국이 196에 도달해 10년 만에 거의 두 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북미·서유럽·일본 등 고소득 선진 시장은 2030년까지 2% 미만의 완만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제시됐다.

1인당 사용량 역시 지역 간 격차가 유지된다. 일본과 서유럽이 타 대부분 지역 대비 2배 이상 높은 1인당 DDD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북미는 GDP 수준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1인당 사용량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2030년까지 1인당 의약품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출 5~8% 성장, 핵심은 '믹스 변화'

지출 성장률은 사용량 증가 속도를 상회한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제조사 출고가 기준 2030년 2.6조달러를 초과하고 연평균 5~8%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팬데믹 충격 이후 성장 추세는 안정화 국면에 진입했으며 향후 주요 성장 동인은 신제품 기여와 특허 만료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로 제시됐다.

아이큐비아는 지출 성장과 사용량 성장이 지역별로 괴리를 보이며 그 배경은 더 새롭고 비용이 높은 의약품으로의 처방 구조 이동, 즉 '믹스 변화'를 지목했다.

특히 북미와 서유럽은 의약품 지출 증가의 80% 이상이 믹스 변화에서 비롯됐다. 이는 기존 치료제보다 가격이 높은 혁신 신약 사용이 확대되면서 전체 평균 치료비가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30년까지 물량은 31% 증가하는 반면 지출 증가는 8%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큐비아는 이를 국가의약품목록(NRDL)을 중심으로 한 신약 접근성 확대와 동시에 비용 통제 정책이 병행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동유럽은 2030년까지 8~11%의 가장 높은 지출 성장률이 전망됐으며 중동·북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도 글로벌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세가 전망됐다. 반면 일본은 연간 약가 인하 정책 영향으로 -0.5~2.5% 범위의 정체가 예상됐다. 

치료 영역별 구조 변화 역시 향후 의약품 지출 확대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면역학 분야는 최근 10년간 전 지역에서 201% 증가한 가운데 선진국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사용량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GLP-1 계열 치료제는 당뇨와 비만 영역에서 빠르게 채택되며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2025년 미국 내 사용량은 50억 DDD에 도달했으며 비만 치료 목적 약제의 경우 다수 국가에서 보험 적용 범위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자가부담 수요가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제시됐다. 

항암제는 지출 기준 최대 치료 분야로 분류되지만 볼륨 기준으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파악됐다. 글로벌 항암 치료일수는 최근 5년간 연평균 4.6% 증가했으며 성장의 상당 부분은 파머징 국가가 견인했다. PD-1/PD-L1 계열 면역항암제는 주요 선진국에서 빠르게 확산됐으나 국가 간 1인당 사용량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