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藥] 3高 만성질환·치매 공통점 '혈관'과 은행잎의 재발견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치매 발병 위험 상승 주요 원인 은행잎 추출물, 혈관성 만성질환 관리 보조 역할 수행 주목 "만성질환 치료와 혈관 위험인자 관리 병행 중요…의료진 개입 필수"
의약품은 하나의 질환에 국한돼 사용되지만, 이면의 핵심 작용 기전을 통해 다양한 증상에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알아야 약'은 특정 질병명에만 갇혀있던 의약품의 숨겨진 가치를 재발견하고, 복잡한 생화학적 원리가 우리 몸의 여러 불편 증상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개선하는지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섹션입니다. 국내에 허가된 다채로운 성분 제제들의 '진짜 얼굴'을 마주함으로써, 독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최적의 약물 치료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되고자 합니다.
1) 은행잎 추출물(은행엽건조엑스)
① 혈액순환 막히면 기억 흐려져… '은행잎 추출물' 주목
② 혈관과 '은행잎'의 역할
성인에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혈관 건강에 영향을 받는 치매의 위험 역시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혈류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월 발간한 '성인의 복합 만성질환 현황 및 관련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지난 20년 동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 조사결과 성인의 단일 만성질환 유병률은 26.4%로 나타났으며, 60세 이상에서는 고혈압 57.4%, 당뇨병 26.6%, 고지혈증 45.7%에 달했다. 더불어 하나라도 만성질환을 가진 60세 이상 성인 중 2개 이상을 보유한 경우는 40.8%를 차지했다.
이렇듯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이른 바 3고(高) 질환은 성인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특히 대사증후군의 대표 격인 이 질환들은 모두 혈관 건강과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나이가 듦에 따라 혈관이 노화되면 이들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고 방치 시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 역시 혈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혈관의 노화로 혈류에 문제가 생기면 뇌로 흐르는 혈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뇌에 산소와 영양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면 뇌 세포 손상으로 치매 등 인지 기능 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학계, 3高 만성질환과 치매의 연관성 입증
학계에서는 이런 이유로 만성질환을 치매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2017년 글로벌 학술지 'JAMA Neurology'에서 소개된 ARIC 연구의 25년 추적 결과, 중년기 고혈압이 다른 혈관 위험인자나 인구학적 요인과 무관하게 치매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 요인임이 확인됐다.
또 하와이에 거주한 일본계 미국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Honolulu-Asia Aging' 연구에서는 치료받지 않은 중년기 고혈압 환자가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치매에 걸릴 위험이 3~4배 높다는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2024년 '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치매가 없는 1952명을 대상으로 평균 혈압 및 치매에 대한 지표를 약 7년간 추적, 비교 분석한 결과 고혈압의 대표적 지표인 평균 수축기혈압이 높을수록 뇌 아밀로이드베타 축적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수축기 혈압이 상승하면 뇌 미세혈관 손상이 발생하고,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의 손상이 아밀로이드베타의 축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아밀로이드베타는 축적될 시 뇌세포 내 독성을 높여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 또한 치매와 관련성이 높은 질환이다. 당뇨는 인슐린이 분비되어도 세포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 혈당을 조절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행 발생한다. 문제는 인슐린 저항성이 아밀로이드베타 독성 증가, 타우 과인산화, 산화 스트레스, 신경 염증 등도 함께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당뇨병학회 전문진료지침위원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Professional Practice Committee)는 다수의 연구를 통해 당뇨에 대한 당뇨치료제를 투약한 환자의 치매 발병율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유의하게 낮아졌음을 확인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고지혈증도 마찬가지다.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강동성심병원 김예림, 이민수 교수 연구팀의 국내 11개 대학병원 데이터 대규모 분석 연구(BMJ JNNP 2024 연구)에서 LDL이 70mg/dL 미만인 환자는 130mg/dL 초과 환자에 비해 모든 원인 치매 위험이 26%, 알츠하이머병 관련 치매 위험이 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65세 미만 성인에서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이 1 mmol/L 높아질 때 치매 위험이 약 8% 증가하고, 또 다른 연구에서는 LDL이 3 mmol/L를 넘으면 치매 위험이 약 33% 높아지는 결과가 도출됐다.
만성질환과 치매는 의료진 개입 하에 함께 관리 필요
이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 전문가들은 고령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만성질환과 치매를 전반적 혈관 지표에 따라 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고혈압, 이상지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를 통해 치매 유발 가능성을 낮추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지 기능과 관련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최호진 교수는 "치매는 만성 질환에 대한 여러 치료를 수행하는 것과 함께 식단, 운동 등 혈관 위험 인자에 대한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의료진의 개입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의학분야 글로벌 학술지 란셋(The Lancet)이 지난 2024년에 발표한 '치매 위험 요인 보고서'도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을 관리하면 전체 치매 발생을 절반 가까이 예방하거나 지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요 요인에는 청력 관리, 혈압·당뇨 조절, 우울증 치료, 사회적 교류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포함된다.
또한 북유럽에서 진행된 대규모 핑거스터디(Finger Study) 역시 1260명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식단 개선, 운동, 인지 훈련, 혈관 위험 인자 관리 프로그램을 2년간 적용했을 때 대조군보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유의하게 지연됨이 확인됐다.
혈류 개선 효과 '은행잎 추출물', 만성질환서도 가능성 보여
은행잎 추출물(성분 은행엽건조엑스)은 뇌혈류 개선과 항산화, 신경세포 보호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인지 기능 저하에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나 주관적 인지 장애 단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돼 있다.
아시아 신경인지질환 전문가그룹(ASCEND)은 아밀로이드베타의 응집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된 은행잎 추출물을 경도인지장애 치료제 중 유일하게 'Class 1' 단계로 권장하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분야는 대중적으로 혈액순환 개선제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은행잎 추출물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혈관성 만성질환 관리에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잎 추출물의 주요 약리 기전을 살펴보면 항세포자멸사,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혈당 및 지질 대사 조절과 관련된 혈관 노화 속도 지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연구에서 은행잎 추출물은 뇌 기능 관련 질환 외에도 공복 혈당, 당화혈색소, 인슐린 수치,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산화 스트레스 바이오마커, 죽상동맥경화성 플라크의 안정성 및 진행, 염증 수준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항당뇨 관련 기전으로는 △근육과 간의 글리코겐 저장 증가 △혈당 및 HbA1c 감소 △인슐린 저항성 개선 △체중 및 복부 비만 감소 등의 효과가, 이상지질혈증과 관련해서는 △콜레스테롤 흡수 억제 △HMG-CoA 환원효소 억제 △고지방 식이에 의한 고혈당 개선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증가 △중성지방 감소 △항산화 효소 증가 △지질 과산화물(MDA) 감소 등의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또 혈압을 높이는 안지오텐신II 생성 억제(ACE 억제 기전), 혈관 확장, 혈관 내벽의 산화 질소를 높이는 eNOS 발현 증가 등 혈압 강하에도 기여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40년간 사용된 '은행잎 추출물'…치명적 장기 투여 부작용 보고 無
현재 국내에는 약 926억원 규모의 은행잎 추출물 시장이 형성돼 있다(은행잎건조엑스 단일 성분 기준). 은행잎 추출물은 합성 화합물질 대비 장기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 기반 성분이라는 특징으로 출시 40년을 넘은 현재까지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치명적인 부작용 보고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관계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장년층 환자들 중에는 혈액순환 장애를 동반한 경우가 많아, 치료 시 은행잎 추출물 처방이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만성질환의 지표를 관리하는 치료제와 함께 혈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약을 병용 투약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는 유의미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참고 문헌
1. Blood pressure and the brain: the conundrum of hypertension and dementia / Rebecca F Gottesman, et al. Cardiovasc Res. 2025 Apr 8
2.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2024 report of the Lancet standing Commission / Livingston G, et al. Lancet. 2024 Aug 10
3. Ginkgo biloba in the aging process: A comprehensive review of its mechanisms and therapeutic potential in age-related diseases, Cozza A, et al. Ageing Res Rev.2025 Jul
4. Ginkgo biloba in the Aging Process: A Narrative Review / Barbalho SM, et al. Ginkgo biloba in the aging process a narrative review. Antioxidants (Basel). 2022
5. Multifaceted Therapeutic Benefits of Ginkgo biloba L.: Chemistry, Efficacy, Safety, and Uses, Mahadevan S, Park Y. J Food Sci.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