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인플루언서 우대함'... 국내 약국들, 인스타 마케팅 활발

한국 방문 외국인을 주요 소비자로 타깃... 단가 높은 품목 광고

2026-02-10     이우진 수석기자
윗쪽부터 한국 거주 일본인 여성을 모으는 광고. 아래 2개는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관련 광고,

수년간 이어온 국내 약국의 해외 고객 구애가 최근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한 홍보는 물론 소위 '인플루언서'까지 모집하며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고수익성 품목의 상승세를 발판으로 약국 방문에 부담이 적은 외국 소비자들에게 고급 제품 판매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의 마케팅 회사가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약을 소개하고, 이를 그의 계정에 게재해 줄 수 있는 외국인을  모집하는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광고를 게재한 한 마케팅 회사는 기존 인플루언서들에게 화장품 등을 제공하고 이를 게시하도록 하는 바이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약국 현장에서 '선물이 있을 것'이라는 광고 멘트는 실제 해당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제공받아서 사용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마케팅 분야 종사자들의 말이다.

여기에 기존 약국들도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옵티마약국체인이 운영하는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의 경우 특정 SNS 계정 등을 통해 약국의 규모, 서비스, 건강기능식품 소분 사업 등을 외국어를 통해 꾸준히 홍보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마케팅 업체 한 관계자는 "마케팅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약국을 (외국인 대상) 홍보대상으로 보고 있다. 드럭스토어 등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외국인들이 한국 약국을 찾는 상황이 빈번해지는 만큼 업체들도 대형 약국에게 제안서를 많이 넣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약국에 외국인이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낯선 광경이 아니다. 서울 강남역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시술후 찾는 일반의약품이나 창상피복재 등의 의료기기 구매는 빈번했다.

그런데도 최근 1~2년 사이 약국이 외국인 대상 광고에 열을 올리는 것은 충성도 높은 고객의 구매가 높아진데다, 이들을 타깃한 단가 높은 제품이 다수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이같은 주장은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외국인의 약국소비는 총 67%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이 중저가형 가성비 높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데 있다. 구매 횟수는 124%나 증가했지만 1건당 평균 지출액은 20% 감소했다. 외국인들이 고가 상품을 소량 구매하는 패턴에서 중저가 상품을 다량 구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최근까지도 외국인들이 많이 구매하는 안구건조증 완화 연고 '리포직 점안겔' 등의 제품은 PRDN 등의 크림과 비교하면 크게 5분의 1 이하 가격이다.

이런 가운데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처럼 단가 높은 의약품 등이 다수 등장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싶어하는 약국과 마케팅 전략을 제공하는 업체들의 욕망이 결합하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 붐을 시작으로 소비자들이 알려진 재료나 SNS 등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찾는 흐름에 약국이 '고급화 키워드'를 얹히고 있는 것이다.

대표 사례가 지난해 연말 쏟아진 PDRN 크림이다. 2014년부터 진행됐던 리쥬란 시술이 화장품으로 옮겨갔고, 이 화장품이 주목 받으면서 일반의약품 '리쥬비넥스'까지 크게 주목받았다. 

성분 자체의 검색량이 올리브영 자체 기준 온라인몰에서 1년 새 695%나 증가했고 화장품이 아닌 '약'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진 케이스다. 앞의 약사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제품 '입고 소식을 알리는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는 것도 궤를 함께 한다.

옵타미웰니스뮤지엄약국 전경. 사진=최선재 기자

SNS로 약국 마케팅을 하면 법적 문제도 피할 수도 있다. 일본만 해도 특정상거래법상 소위 '스테마'(자체 점검하는 건전한 광고매체) 기준을 어긋날 수 있다.

반대로 한국에 주소를 두고 해외 시장에서 사용기를 전하는 경우 '내돈내산'이 아니라고 해도 출처만 넣으면 문제 없을 뿐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약국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약국 방문 때 일정 금액이나 서비스 이용시 뽑기 이벤트 등을 제공하는 사례는 약사법 제44조 내 환자 유인행위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