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허가신청 전 'P-CAB 상표권, 파도' 연이어 등록, 왜?

파도캡 비롯 유사명칭 동시 출원 출시전 명칭 문제 해결, 쌍둥이 제네릭, 후발사 방어 등 노리나

2026-02-04     이우진 수석기자
AI 생성 이미지. 이우진 기자 재가공.

대원제약이 회사의 새로운 매출 '파도'가 되어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파도프라잔의 상품명 및 유사상품명을 연이어 상표권으로 출원하면서 급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매출 확보를 위한 첨병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향후 이름이 비슷한 제품이 등장하지 않도록 방어를 위해 허가신청 전부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허청이 제공하는 특허정보사이트 키프리스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최근 자사의 상표권에 '파도캡'(PADOCAB)이라는 이름을 새로 출원했다.

대원제약은 이와 함께 파도블, 파도젯, 파도원, 파도젠, 파디온 등의 발음이 유사한 제품을 다수 출원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해당 기호 중 파도캡을 비롯한 일부 상표권은 의약품의 상표권에 붙는 상표분류기호 '05류'로 신청됐다. 여기에 의약품 도매업 및 건강기능식품업 등이 포함된 '29류', '35류' 등에도 각각 이름이 등록됐다.

대원제약이 최근 등록한 '파도' 관련 상표권 현황 일부. 출처=KIPRIS.

이 상표권들에는 주목할 만한 지점이 퍽 담겨 있다. 먼저 일동제약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3상에 돌입하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신약물질의 이름인 '파도프라잔'을 떠올릴 만한 이름이라는 점이다. 파도캡이라는 이름은 영문명으로 '파도'프라잔(Padoprazan)+P-'CAB' 제제로 추정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이 중 일부 출원 상표에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도매업' 등 현재 개발중인 제품과 연관성이 있는 지정상품명도 있다. 특허의 분류 내에는 '지정상품명'으로 해당 상표권이 정확히 무엇을 지칭할 수 있는지를 세부적으로 적어 상표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 과정의 일부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술은 이전했지만 향후 판매권이 있는 일동제약이 '큐라잔'이라는 이름을 의약품 분류가 포함된 05류로 출원했다는 점은 대원제약이 해당 제품의 출시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대원제약의 이같은 '파도' 상표권 잡기 행보는 출시를 위해 회사가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에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출시한 국내 네 번째 P-CAB 신약 '자큐보'(자스타프라잔)는 허가신청이 들어간 이후 상표권이 출원된 바 있다.

반면 대원제약은 지난 1월 3상에 돌입하며 킥오프 미팅을 한 상황에서 허가 신청 전 이미 상표권을 출원했다. 여기에는 5년 뒤인 2031년 물질특허 만료 후 출시될 P-CAB 제제 HK이노엔의 '케이캡'(테고프라잔)과 유사한 이름의 제품이 허가를 받은 것과도 연관이 있다는 추정이다.

겉으로만 보면 다소 급한 상표권 출원처럼 보이지만 이미 국내에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펙수프라잔), 자큐보가 이미 허가를 받은 것처럼 식약처의 관련 제제 심사 역량이 갖춰졌고 급여 진입까지 '전력질주'를 통해 제품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케이캡이 불과 출시 수년만에 특허분쟁을 겪으며 제네릭 출시 희망사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만큼 상대방을 막을 수 있는 요건을 구축해야 하지 않았겠냐는 것이 업계의 조심스런 반응이다.

더욱이 대웅제약과 제일약품(개발사 온코닉의 모회사)가 관계사 혹은 자회사 등을 통해 '쌍둥이 제네릭'을 허가받으면서 시장을 쌍끌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만큼 대원제약의 자회사이자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원바이오텍(옛 다나젠)의 허가품목 역시 미리 상표권을 통해 보호하기 위한 가능성도 있다.

물론 상표권이 실제 사용되지 않을 시 3년뒤 '불사용 청구'라는 것을 통해 등록을 무효화시킬 수도 있다지만 일단 등록된 이름이 있는 이상 유사 명칭을 최대한 피하는 전략이 제약사에게 효과적인 이유에서다.

실제 자큐보의 경우 출시 1년 후 CSO에 품목이 몰리면서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대원바이오텍 역시 CSO를 쓰는 만큼 다양한 종별 의료기관 영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코대원이라는 대표 품목군 이외에도 '이달비' 제품군 등의 도입품목 등을 통해 꾸준히 매출의 판을 키우려는 대원제약 입장에서는 P-CAB이라는 처방 대세를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까지 국내 P-CAB 제제가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대세인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시장을 잡아먹으며 커오르는 가운데 새로운 파도를 맞이하려는 대원제약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한편 파도프라잔은 일동제약이 2021년 물질특허를 등록하고 2022년 임상 1상에 착수했다. 이후 일동제약이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설립하면서 개발 주체가 이관됐고 유노비아는 임상 1상을 마무리한 뒤 2024년 5월 대원제약과 공동개발 및 국내 판매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대원제약이 2상 및 3상을 진행한다.

대원제약은 계약 이후 임상 2상을 진행해 2025년 2월 완료했으며 같은 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대상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임상 3상 환자 모집과 함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임상 3상도 본격 착수했다.